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이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빈곤을 연구해 왔다. 『빈곤 과정』 『“인민”의 유령(The Spector of “the People”)』을 썼다. 엮은 책으로 『동자동, 당신이 살 권리』 『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왔는가』 『헬조선 인 앤 아웃』 『민간중국』 『문턱의 청년들』이 있고, 옮긴 책으로 『분배정치의 시대』가 있다.
그가 연구 과정에서 잡스럽게 접붙이고 번역해낸 이름들, 생명들, 사건들이 어느덧 ‘나’라는 종이에도 스며들기 시작했다. 빛바랜 종이에 문장을 옮겨 적고 거듭 읽어가며 커먼즈, 평화, 기후라는 화두와 친해졌다. 연구란 이렇게 세상의 동료를 만나고 만드는 여정이 아닐까. 나의 학생들, 동료 연구자들, 한때 함께 공부하고 활동했던 친구들, 혼돈의 시대에 배움과 연구의 의미를 쇄신하고픈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는 믿음과 어떤 인간은 다른 인간보다 존엄을 더 누릴 가치가 있다는 통념이 한 사회에서 공존할 때 노동자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고용 불안정은 ‘정상’ 상태가 됐고, 계급 이동성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능력의 배지’는 반세기 전 미국의 육체노동자들보다 더 거대하고 다양한 집단을 매혹하고 동시에 짓밟고 있다. 제 희생을 존엄으로 보상하지 않는 타인, 제도, 시스템이 모두 적대의 원천이 된 참상을 미디어와 광장에서 연일 마주하고 있다. 존엄과 자유를 제대로 실감하고 싶다면 능력과의 연결 고리를 끊어내라는 이 책의 제안은 여전히 무거운 숙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