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준의 미니 픽션은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주변의 사소한 사건에서부터 전 지구적 문제까지,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온갖 모습들을 폭넓게 관찰하면서 가볍게 터치하나 꽤 진중하고 꼼꼼하게 묘사하고 있다. 한상준의 촌철살인(寸鐵殺人)의 글에는 약탈적인 자본주의가 발악하는 작금의 세계에서, 생존과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 대한 진지하고도 따뜻한 성찰이 일관되게 들어 있다.
한의학 이론 중에 ‘통즉불통(通卽不痛)이요, 불통즉통(不通卽痛)’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 몸의 기와 혈이 잘 통하면 아프지 않고 건강하며, 통하지 않으면 아프고 병이 생긴다는 뜻이다. 국가와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단단히 병들어 있다. 세대 간, 진영 간, 계층 간에 대화는 꽉 막혀 있고 꼬일 대로 꼬여서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다. 이럴 때일수록 현실을 차분히 바라보아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한상준의 미니 픽션은 짧지만 긴 울림을 준다. 우리가 처한 어려움과 아픔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치유하고자 하는 ‘촌철활인(寸鐵殺人)’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