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음은 조화를 뜻하고, 불화는 조화를 이루지 못한 것을 뜻한다. ‘순풍에 돛 달 듯이’와 ‘물 흐르 듯이’는 조화를 말하며, 이 세상의 삶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외국인 노동자에게 더 높은 음으로 괴성도 질러보고”의 “괴성”이나 “악다구니의 음높이”는 부조화를 말하며, 이 세상의 삶이 절대절명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김종겸 시인의 『도레미파솔라시도』는 이 세상의 삶의 찬가인 노래로부터 이 세상의 삶의 비가로 전도되는 현상을 노래하는 시이며, 그 “악다구니의 음높이”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모든 노래는 찬가가 아닌 비가이며, 이 세상의 모든 찬가는 말장난이며, 가공의 세계에 대한 믿음에 지나지 않는다.
다섯 살 때 아버지가 하늘나라로 가시고,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불러본 적이 없다”(「아버지」)는 시인, 너덜너덜 다 헤어진 “정년이 한참 지난 신발에게 길을 물었다”(「신발에게 길을 물었다」)는 시인, 김종겸 시인의 첫 시집 『도레미파솔라시도』는 고통이고 단말마의 비명이고, 그가 건설노동의 현장에서 온몸으로 부르는 “악다구니의 음높이”라고 할 수가 있다. 김종겸 시인의『도레미파솔라시도』는 어떤 노래보다 더 처절하고 더 인간적인 고뇌와 절규가 담긴 진정성의 세계이며, 그가 온몸으로 부르고 있는 절창의 세계라고 할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