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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초여, 부처의 눈을 저랑 같이 보아요
안현심
지혜 2026.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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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사랑시인선

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5

1부

혜초에게14
쌀알꽃15
간헐천16
당나귀17
타지키스탄 모델18
미루나무19
테레스켄20
파미르 산양21
눈표범에게22
까레아 할머니23
천정泉井에서24
그들의 설탕25
쿠르트26
초원의 빨랫줄27
살구나무 목탁28

2부

쌍계사 기둥30
꽃살문31
무릎 속 애벌레32
엄마의 나물 보따리33
저렇게34
먹방35
화석36
비둘기37
달팽이처럼38
옛날 통닭39
늙은 상인이 있었다40
염려하지 말아요42
추교은43
곡비哭婢44
서울 여자45

3부

누구일까요48
열무김치49
유목의 길50
대파김치51
영락없다52
시를 쓰듯이53
쿠쉬나메54
서성호에게56
임현담에게57
아이벡스58
흰머리수리59
그리운 기도60
단풍 깻잎61
최송석62

4부

코딱지64
가을 마늘65
포장마차는 보았지66
걷기의 뺄셈67
요요yoyo68
유근피楡根皮69
끝물70
나타샤의 편지71
나태주72
백양나무처럼73
새들에게74
안유성 조리명장에게75
나도 가수다76
소와 농부77
신원사78

5부

전주여자고등학교80
헤어질 결심81
어떤 풍경82
콩나물 김칫국83
아이스 모찌84
청년과 오빠85
마른 장작86
요사채 댓돌87
아기 생각88
겨울 공원89
청소 노동자90
주산지 왕버들91
쪽마늘92
버르장머리93
반가사유상94

해설|김명원
인생 경전을 해독하다95

저자 소개 1

安賢心

전북 진안에서 태어나 한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4년 『불교문예』 시 부문, 2010년 『유심』 문학평론 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어느 바위 동굴에서 모음을 익혔을까』, 시선집 『남편이 집을 나갔다』, 자전에세이 『현심이』, 문학평론집 『바이칼호수, 샤먼바위를 그리워하다』, 현장강의록 『안현심의 시창작 강의노트』 등을 펴냈다. 풀꽃문학상젊은시인상, 한성기문학상, 대전시인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롯데문화센터(대전점) ‘안현심의 시창작 아카데미’를 통해 활발한 창작 및 교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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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7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234g | 130*225*20mm
ISBN13
9791157286126

책 속으로

붓다를 만나려고 인도로 갔다지요?

고행하고, 깨닫고, 설법한 행적 위에 두 손을 모았나요?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모래폭풍 불어올 때마다 형형하게 일어서던 만년설 덮인 산맥, 빙벽은 영원의 법法을 말해주던가요? 서역 오만 리, 별자리 이고 걷는 발자국마다 올망졸망 피어났을 구도의 꽃, 그 꽃잎을 찾아 파미르고원 흙바람 속을 헤매고 있어요

혜초여, 부처의 눈을 저랑 같이 보아요
---「혜초에게」중에서

잠이 오지 않는 밤,
보리밥에 비벼 먹던 메밀나물과
된장 고추장으로 무친 고구마 순을 생각하다가
재료도 손맛도 그때 것은 아니지만
미각을 더듬으며 나물을 무친다

시를 쓰듯이,

은유와 이미지를 끌어오고
긴장과 역설로 버무리는 동안

설렌다,

고즈넉이 다가올
처음의 맛
---「시를 쓰듯이」중에서

엄마가 보고 싶거나
외로움이 스멀스멀 밀려올 때면
엄마가 해주던 음식을 만든다

가난한 밥상에 올라오던
음식 같지 않은 것들,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손도 대지 않겠지만
목마른 그리움을 채워주는 것들,

고구마는 뿌리와 줄기만 먹는 줄 알고 있지만
잎사귀를 데쳐 된장 지짐을 하면
구수한 맛이 혀를 감는다

둘만이 아는 풀떼기로
음식을 만드는 것은

엄마를 만나려는
간절한 기도
---「그리운 기도」중에서

느리게
기어다니다가

잠들면 좀처럼 깨어날 줄 몰라
굶어 죽기도 한다는데

나도

그렇게 죽으면
참, 좋겠다

---「달팽이처럼」중에서

출판사 리뷰

“부처의 눈으로 삶과 사람을 다시 바라보다”

안현심 시인의 열세 번째 시집 『혜초여, 부처의 눈을 저랑 같이 보아요』는 기억과 순례, 연민과 생명의 존엄을 한 줄기로 엮어낸 깊은 사유의 시집이다. 시인은 유년의 밥상에서 시작해 서역의 순례길을 걷고, 이웃과 자연을 바라보며, 마침내 노년과 죽음을 담담히 응시한다. 삶의 가장 평범한 풍경 속에서 존재의 본질을 길어 올리는 그의 시는, 사람과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존재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인공지능이 범람하는 시대에도 인간만이 쓸 수 있는 체험의 언어와 기억의 온기를 품은 이번 시집은, 한 편 한 편이 삶을 비추는 ‘인생 경전’처럼 독자 곁에 오래 머문다.

· 사람 냄새 나는 시, 인간만이 쓸 수 있는 언어

안현심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인공지능 시대의 시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묻는다. 데이터와 기술이 만들어내는 문장이 아닌, 몸으로 살아낸 시간과 기억, 상처와 사랑이 스며든 언어야말로 시의 본질임을 말한다. 「시인의 말」과 「시를 쓰듯이」는 인간만이 지닐 수 있는 체험의 온도를 시의 근원으로 삼으며, ‘사람 냄새 나는 시’를 향한 시인의 오랜 창작 철학을 보여준다.

· 기억은 기도가 되고, 기도는 시가 된다

유년의 밥상과 어머니의 손맛, 가난했던 시절의 음식과 풍경은 이번 시집에서 단순한 추억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기억의 원형으로 되살아난다. 「그리운 기도」, 「엄마의 나물 보따리」, 「콩나물 김칫국」 등은 사라진 시간을 현재의 언어로 불러내며, 그리움이 기도가 되고 기도가 다시 시가 되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낸다.

· 혜초를 따라 걷는 순례,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

표제작 「혜초에게」를 비롯한 순례의 시편들은 여행을 기록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시인은 혜초의 길을 따라 진리를 향한 인간의 내면을 탐색하며, 부처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부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묻는다. 광활한 자연과 서역의 풍경은 결국 자신을 돌아보는 내면의 순례로 이어지고, 독자에게도 삶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선을 건넨다.

· 삶의 끝에서 발견하는 생명의 존엄

이번 시집은 늙음과 죽음을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삶을 완성하는 마지막 계절로 받아들인다. 「가을 마늘」, 「최송석」, 「나태주」, 「백양나무처럼」, 「달팽이처럼」 등은 노년의 품격과 존재의 존엄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지켜내는 인간의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결국 이 시집은 삶을 오래 견딘 사람만이 쓸 수 있는, 한 권의 ‘인생 경전’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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