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교사일 때도 열심히 썼지만, 퇴직 이후에는 더 열심히 쓴다. 시를 쓸 때는 시인으로, 소설을 쓸 때는 소설가로, 산문집을 펴낼 때는 작가로, 순간순간 자리 이동을 할 뿐, 쓰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퇴직 이후에는 전국에 있는 작가촌을 순회하면서,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겨갈 때마다 책을 한 권씩 묶는 것으로 보인다. 명절에는 집 근처 대학 도서관에서 글을 쓰기도 한다.
퇴직 이후, 쓰기 중독자의 ‘중독’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무엇이 쓰는 힘을 충전시킬까. 청소년 시집은 교단의 기억과 상상이 창작의 에너지가 되고 있다. 청소년 시집을 미리 읽으면서 경외심을 갖는다. 시인은 옛날(?) 사람이 아니고 요즘(?)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시집 전편에 흐르는 감성은 연륜과 발랄함이 섞여 있고, 아재 농담과 10대의 유머가 뭉쳐 있다. 학생들의 풋사랑도 명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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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청소년 시집에는 주로 오래된 시절의 학생들이 등장한다. 짐짓 시대를 거슬러 가는 분위기로 비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퇴보가 아니라 성찰이다. 잃어버린 마음을 찾자는 작은 외침이다. 그는 등굣길에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작은 민들레를 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아직도 시인의 마음은 교실에 머물러 있다. 아이들이 맑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 누가 뭐래도 선생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