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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할아버지 동급생 엑스트라 깜짝 1초 나의 체질 낯가림 세금 납부 세수 안 한 날 아빠의 슬픈 표정 살그머니 안아주는데 새엄마가 아기를 낳고 결혼기념일 백설공주 퀴즈 절대 사양입니다 거울아, 거울아 뱃살공주 흥부네 아들들 2부 탑승객 방귀 지구의 종말이 오면 2044년까지는 까마귀 먼저 오빠에게 직박구리 앞뒤가 똑같네 질풍 노도 정당한 배식 배달 민족 치킨의 추억 불똥 3종 세트 엄마의 갱년기 나의 보호자 타이밍 수술 직후 숨멎 주의 3부 중2병 누나 귀여워 여덟 살 현아 엄마가 아니고 파리 잘생긴 우리 오빠 민들레 노총각 막내 삼촌 곰인형 내 친구 영표 내 친구 청재 교장님 순찰 18세기 로마도 있어요 4부 푸른 식물 세 시간은 빼고 암바 상추 봉사 희롱 동창생 어느 생태학자 즐거운 나의 집 드라마 보며 결심 짜증도 부리는 커밍 아웃 가족 여행 해설 | 마음은 교실에 머물러 있다 정덕재(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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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글판에 몸을 담은 후 40년 넘게 쓰고 마셨으니 세월이 빛의 속도이다. 긴 세월 질풍노도들과 고락을 나누면서 이빨 틈새가 벌어지고 등이 굽던 지난한 사연들이 시리면서도 대견스럽다. 85년 그해 여름은 소도시 그 학교의 담벼락 바깥으로 쫓겨나는 아픈 이별의 도정도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교단 수십 년을 거치면서 럭비공들과 눈높이를 맞추느라 애를 쓰던 이력들도 쏜살같이 지나갔다. 지금은 그 옛날 꿈나무들이 만든 널따란 그늘 속에서 멍든 심장을 다독이는 시간이다. 내 인생의 8부 능선, 몸이 쇠하면서 그들과의 간극이 멀어질 때마다 다가서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도서관에 있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나 혼자 놀이터 벤치나 분식집 탁자에 기댄 채 멍을 때렸다. PC방이나 운동장에서 저물녘까지 머무르다가 꿈나무들의 낄낄대는 소리 들으며 햇살 받는 시간들이 그리도 행복했다. 그렇게 수십 권을 출산했으면서도 청소년 시집으로서는 겨우 두 번째이니 조금은 안타깝다. 문득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직감도 든다. 정년 퇴임 이후 전국의 작가촌을 돌아다니며 글을 썼다. 풍광은 황홀했으나 아이들이 보이지 않았던 게 안타까웠다. 그러다가 오가는 길목에서 우연히 럭비공 먹머루 눈빛이 마주치면 가슴이 싸- 하게 시렸음도 고백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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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교사일 때도 열심히 썼지만, 퇴직 이후에는 더 열심히 쓴다. 시를 쓸 때는 시인으로, 소설을 쓸 때는 소설가로, 산문집을 펴낼 때는 작가로, 순간순간 자리 이동을 할 뿐, 쓰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퇴직 이후에는 전국에 있는 작가촌을 순회하면서,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겨갈 때마다 책을 한 권씩 묶는 것으로 보인다. 명절에는 집 근처 대학 도서관에서 글을 쓰기도 한다.
퇴직 이후, 쓰기 중독자의 ‘중독’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무엇이 쓰는 힘을 충전시킬까. 청소년 시집은 교단의 기억과 상상이 창작의 에너지가 되고 있다. 청소년 시집을 미리 읽으면서 경외심을 갖는다. 시인은 옛날(?) 사람이 아니고 요즘(?)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시집 전편에 흐르는 감성은 연륜과 발랄함이 섞여 있고, 아재 농담과 10대의 유머가 뭉쳐 있다. 학생들의 풋사랑도 명랑하다. (중략) 이 청소년 시집에는 주로 오래된 시절의 학생들이 등장한다. 짐짓 시대를 거슬러 가는 분위기로 비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퇴보가 아니라 성찰이다. 잃어버린 마음을 찾자는 작은 외침이다. 그는 등굣길에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작은 민들레를 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아직도 시인의 마음은 교실에 머물러 있다. 아이들이 맑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 누가 뭐래도 선생님이다. - 정덕재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