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탁 시인의 사진 시집을 읽고 난 후, 늘 익숙한 풍경이 낯설게 다가왔다. 아니 아직 낯선 존재를 익숙하게 내던진 나의 관용적 태도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우리는 늘 멀리서 찾는 버릇이 있다. 심지어 떠난다는 말이 습관이 되어버렸다. 사람도 자연도 몇 번 보았다면 함부로 안다고 하기도 한다. 한 사람을, 한 그루의 나무를 깊게 보는 일은 우리가 생을 다하는 날까지 현상에 대해 깊게 들어가야 만이 조금이라도 본질에 말을 걸어볼 수 있는 일인 것이다. 존재의 슬픔은 그 사건의 지평선 어디쯤에서 연유한다. 제대로 볼 수 없다는 것. 시가 슬픈 이유다. 시가 나를 슬프게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