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우리의 비열한 마음 안에 신이 끼어들면서 우리의 마음이 뒤집힌다고 했다. 뒤집힘의 경사와 밀도가 비열함을 드러내고 나면 그 안에 무엇이 있을까. 시인을 만나고 돌아와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시인은 신이 지나간 사랑의 자리에는 맑은 사랑이 고여 있다고 했다. 이제 너의 속내를 보여 주었으니 고귀한 사랑을 줄게,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시인이 오래전부터 말해 온 사랑의 평균율처럼.
오늘도 시인은 고작이었으나 전부였던 이의 주름을 찾아 헤맨다. 나를 키우고 나를 지나가고 나를 놓은 것은 무한정의 주름이라고 했다. 그 주름을 조금씩 펴서 두면 그곳에 빛도 비치고 비도 내리고 바람도 지나갈 것. 더 소중해질 주름으로 써내려 갈 시인의 시를 오래 기다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