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진의 인물들은 서로가 서로의 용기가 되어준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로 발만 동동 구르다가도 기어이 한 발을 내딛게 만들고, 여기도 아니고 저기도 아니어서 혼란하고 불안한 나날을 어떻게든 견디게 만든다. 서로를 결코 혼자 내버려두는 법이 없기에, 서로에게 손을 내밀지 않는 건 애초에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기에 서로의 세계에 포섭되고 휘말린다. 이오진의 인물들이 보여준 각양각색의 용기는 내게도 그렇게 스며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아주 결정적인 순간에, 내게 이런 용기가 있는 줄도 모른 채로 낙망하던 순간에 호랑이 기운처럼 갑자기 솟아났던 것 같다. 하루는 세상 무서울 게 없는 것처럼 자신만만해졌다가도 또 하루는 작은 점처럼 한없이 움츠러들 때, 세상으로부터 사랑받으려 하기보다는 미움받지 않으려 애쓰는 자신을 발견할 때 이오진이 우리 마음속에 심어놓은 용기는 조금씩 자라났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