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소득공제
청년부에 미친 혜인이
이오진
제철소 2023.12.29.
베스트
소설/시/희곡 top100 1주
가격
19,000
10 17,100
YES포인트?
950원 (5%)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해외배송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가능

리:플레이

이 상품의 태그

상세 이미지

책소개

목차

서문

콜타임
청년부에 미친 혜인이
오십팔키로
바람직한 청소년
가족오락관

리뷰 - 김병운(소설가)

저자 소개1

희곡 「가족오락관」으로 제7회 대산대학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극작가로 또 연출가로 당대의 목소리를 담은 많은 공연에 참여했다. 희곡집 『연애사』 『우리는 적당히 가까워』(공저) 『여자는 울지 않는다』(공저) 등을 펴냈으며, 2023년 제14회 두산연강예술상을 받았다. 현재 페미니스트극작가모임 ‘호랑이기운’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오진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334g | 125*188*20mm
ISBN13
9791188343690

책 속으로

은호 : (화가 나서) 그런데 지금 그 얘기 왜 하세요?
범순 : 미안합니다.
은호 : (말 끊으며) 퀴어신 거죠?
범순 : …….
은호 : 퀴어요.

사이

은호 : 아니세요?

사이

범순 : 레즈비언이에요?
은호 : 예.

사이

은호 : 배우님은요?
범순 : (정색하며) 전, 아니에요.
은호 : 뭐가 아닌데요?

사이

은호 : 저 벽장 아니에요.
범순 : 숨긴다는 거죠?
은호 : 숨기지 않는다는 거예요. 숨긴 적 없다고요. 전 오픈이에요.

사이

은호 : 아까 저랑 어, 저랑 그렇게 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하신 거 아니에요? 그런데 어떻게 퀴어가 아니에요?
범순 : 그냥…… 은호 씨가, 은호 씨가 오늘, 아까― 좋았던 거예요.

범순의 말이 은호에게 상처가 된다.

은호 : 그냥 조금 전에. 그냥, 그렇게 하고 싶었다는 거죠.

사이

범순 : 예.
은호 : (코웃음 치며) 저 배우님 때문에 여기 들어왔어요.

사이

은호 : 아니면 이렇게 개빻은 프로덕션에서 일 안 해요.

사이
범순, 머리에 손을 짚고, 휘청인다.

---「콜타임」중에서

예수 : ……나는 니가 이렇게 바로 결정을 내리는 게 좀 걱정돼.
혜인 : …….
예수 : …….
예수 : 집사님도 많이 놀라실 거고…….
혜인 : 엄마는 너무 걱정하지 마. 내가 알아서 얘기할게.

사이

예수 : (너무 약해져서) 안 헤어지면 안 될까.
혜인 : …….
예수 : 기도해봤는데……. :
혜인 : …….
예수 : 때가 아니라고 하셨어.
혜인 : …….
예수 : …….
혜인 : (힘없이, 체념에 닿은 듯) 때가 아니라고 하셨어?
예수 : 응.
혜인 : 예수야.
예수 : ……. (혜인이를 본다.)
혜인 : 넌 가끔 하나님을 이용해. 난 그렇게 느껴.

예수, 쭈뼛쭈뼛거린다.

예수 : 자기야.
혜인 : 예수야, 우리 끝났어. 정말 미안하지만, 나 이제 이 얘기 그만하고 싶어. 내가 너한테 이미 (사이) 너무 많이 말했어. 나는 이제 (짧은 사이) 남은 게 없어.
예수 : …….
혜인 : …….
예수 : ……미안해.
혜인 : 나는 니가 너 말고 나를 걱정했으면 좋겠어.
예수 : …….

둘 사이에 뭐라 말할 수 없는 불쾌한 분위기가 감돈다.

예수 : 그래.
혜인 : 기도할게.
예수 : (손가락으로 쉿, 하며) 하지 마. 그 말 하지 마.
혜인 : 알았어.

사이
혜인, 나가려는데

예수 : (원망하듯) 우리 이렇게 끝나는 거에, 하나님이 어디 계셔?

사이

혜인 : (건조한 말투로) 넌 어디 있었어? 나 혼자 있었을 때.

예수, 대답하지 못한다.

---「청년부에 미친 혜인이」중에서

성우 : 얼마지?
연경 : 33만 원인가 그래. 미친 거 아니냐, 33만 원. 나 한 달 용돈 5만 원이야.
성우 : 야, 제주도는 비행기만 해도 20만 원이야.
연경 : 아니? 우리 사촌 언니가 제주도 갔는데 비행기로 왕복 4만 9천 원에 갔다 왔다 그랬는데?
성우 : 구라까지 말라 그래.
연경 : 아닌데? 사촌 언니 구라 아닌데?
성우 : 그런 거 없거든?
연경 : 아니거든? 있거든? 여튼 엄마한테 존나 미안했어. 비싸서.
성우 : 어. 엄마가 돈 주면서 손 벌벌 떨린다고, 왜 제주도까지 가냐 그랬어. 경주나 가지, 씨발 애들을 제주도까지 보낸다고.
연경 : 니네 엄마 욕해?
성우 : 어. 욕 맨날 해. 입에 걸레 물었어.

사이

연경 : 너 제주도 가봤어?
성우 : 아니.
연경 : 처음 가는 거야?
성우 : 어.
연경 : 난 가봤어. 난 중1 때 여름방학에 엄마랑 오빠랑 갔었어.
성우 : 좋겠네.
연경 : 너 제주 흑돼지 먹어봤어?
성우 : 아니.
연경 : 장난 아니야. 존맛.
성우 : 흑돼지 제주에서만 파는 거 아니야. 마트 가면 다 팔아.
연경 : 제주도에서 먹는 거랑 같냐?
성우 : 그래도 안산에도 제주 흑돼지 파는 데 있어. 나 그런 데서 많이 먹어봤는데?
연경 : 나 그리고 회도 먹었어. 바다 보면서.
성우 : 좋겠네.
연경 : 어, 진짜. 개꿀이었어.
성우 : 근데 배 타면 더 싼 거 아니냐?
연경 : 몰라, 올 때는 비행기 타잖아.
성우 : 비행기 타는 거였어?
연경 : 몰랐냐?
성우 : 아, 맞다.

사이

성우 : 그래도 우리 엄마 착해.

사이

성우 : 33만 원 너무 비싸. 돌았어.
연경 : 어, 돌았어.

---「오십팔키로」중에서

이레 : 내가 써줄까.
현신 : 뭐?
이레 : 니 반성문……. 나 잘 쓸 수 있는데.
현신 : 뭔 개소리야. 니가 왜 내 걸 써.
이레 : 어차피…… 학교에서 좋아하게 쓰면 되는 거잖아. 너, 이번에 잘 안 되면 퇴학당하는 거 아니야? 벌점도 엄청 쌓였다고……. 동생이랑 너랑 세트로…… 대박이네.
현신 : 닥쳐라.

사이

현신 : 글씨체는.
이레 : 내가 불러줄게. 니가 받아 적어.

사이
현신은 이레의 의중을 모르겠다.

현신 : 너 왜 이러냐?

이레, 대답이 없다.

이레 : 너, 졸업하고 싶어?
현신 : 아 씨발, 최꼬추부터 시작해서…….
이레 : (말 끊으며) 대학 갈 거야?
현신 : 왜?
이레 : 대답해봐, 갈 거야? 대학?
현신 : 갈 거야.
이레 : 왜?
현신 : 대학은 나와야 먹고살 수 있으니까.
이레 : 어디 갈 건데? 이름도 모르는 지잡대? 돈만 내면 가는 데?
현신 : 닥쳐.
이레 : 그럼 잘 먹고 잘살 수 있을 것 같아? 빵셔틀이나 하는 한심한 애랑. 죙일 거울만 보는 못생긴 애랑 놀다 인생 쭉 말아먹으려고?
현신 : 셋 셀 때까지 닥쳐라. 아님 너 이빨 털린다. 하나.
이레 : 난 너처럼 막 사는 애들 보면 되게 신기했었어. 뭐 믿는 데가 있어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난 돈도 빽도 없어서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가고 좋은 회사 취직해서.
현신 : 둘.
이레 : (멈추지 않고) 잘 먹고 잘살 생각이거든. 너랑 니 동생까지 학교에서 짤리면 니네한테는 절대 오지 않을 미래겠…….
현신 : 셋.

현신, 이레를 때려 바닥에 넘어뜨리고 얼굴을 발로 밟는다.

이레 : (현신에게 밟힌 채) 나 좀 도와줘.

---「바람직한 청소년」중에서

반상을 사이에 놓고 앉아 살인 계획을 세우는 주정과 명진.
명진은 노트에 끊임없이 무언가를 쓴다.

명진 : 지문은 남기면 안 되잖아요. 수술용 장갑 같은 거 낄까?
주정 : 사람 몸에도 지문이 남는대니?
명진 : 남을 거예요, 아마.
주정 : 컴퓨터 해봐라.

컴퓨터 앞으로 가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는 명진.
명주, 문을 열고 들어온다.
주정과 명진, 이를 눈치 채지 못한다.

명진 : 남는대요.
주정 : 그럼 장갑은 무조건 껴야겠다.
명진 : 엄마.
주정 : 어?
명진 : 그 집도 애가 있었죠?
주정 : 그래, 여자애 둘 있지. 큰애는 시집간 거 같더라. 다행이지.
명진 : 뭐가요?
주정 : 시집.
명진 : 그게, 다행이에요?
주정 : 그래도 낫잖니. (사이) 니네보단.
명진 : (힘들게) 그 집도. 우리 집처럼 될까요?

사이

주정 : 명진아.
명진 : 네.
주정 : 우리 집에 매년 설날마다 배달 오는 갈비 있잖아. 한우 1등급.
명진 : 고모가 보내주는 거요?
주정 : 그거 그 사람이 보낸 거다.
명진 : 뭐요? 엄마 미쳤어요? 우리한테 그걸……. 왜 말 안 했어요?
주정 : 처음에는 도로 돌려보내려고 했는데…… 니네 아빠 살아 있을 때도 한 번도 못 먹어봤던 거잖아.
명진 : 아니, 아무리 그래도…….
주정 : (말 자르며) 니네가 너무 잘 먹었어.

명진, 대답 못 한다.

주정 : 너무 맛있게, 많이 먹었어. 입에 뭐 넣어주면 맨날 뱉어내는 니네 할머니도 꼭꼭 씹어 삼키고. 니네 할아버지야, 말할 것도 없고. 나도, 먹었어. 맛있었으니까. 그런데, 자꾸 그 사람을 용서하는 기분이 들더라. 용서해달라고 보내는 고기를 먹었어. 우리 모두가. (짧은 사이) 그 사람은. 용서받은 줄로 알 거야.

---「가족오락관」중에서

출판사 리뷰

작가의 말

기록을 남기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연극은 극장에서 관객을 만나 완성되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인 양 빈 무대로 돌아가지만, 희곡은 그렇지가 않다. 희곡이 문학이라면 쓰이고 읽히는 건 당연한 일일진대 두려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극작가로 글을 쓰다가 2018년 연극계 미투가 있었고, 그 이후로는 연출로도 활동하면서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했다. 계속 내 속도가 느리다고 느꼈고 실제적인 변화를 만들기보다는 과거에 수렴하며 타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꾸 자책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희곡들이 다양한 독자를 만나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어주는 분들이라면 번잡스러운 이야기들 안에서 저마다의 작은 용기를 발견할 것이라 믿는다.
_서문에서

추천평

이오진의 인물들은 서로가 서로의 용기가 되어준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로 발만 동동 구르다가도 기어이 한 발을 내딛게 만들고, 여기도 아니고 저기도 아니어서 혼란하고 불안한 나날을 어떻게든 견디게 만든다. 서로를 결코 혼자 내버려두는 법이 없기에, 서로에게 손을 내밀지 않는 건 애초에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기에 서로의 세계에 포섭되고 휘말린다. 이오진의 인물들이 보여준 각양각색의 용기는 내게도 그렇게 스며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아주 결정적인 순간에, 내게 이런 용기가 있는 줄도 모른 채로 낙망하던 순간에 호랑이 기운처럼 갑자기 솟아났던 것 같다. 하루는 세상 무서울 게 없는 것처럼 자신만만해졌다가도 또 하루는 작은 점처럼 한없이 움츠러들 때, 세상으로부터 사랑받으려 하기보다는 미움받지 않으려 애쓰는 자신을 발견할 때 이오진이 우리 마음속에 심어놓은 용기는 조금씩 자라났을 테니까.
- 김병운 (소설가)

리뷰/한줄평3

리뷰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9.3 한줄평 총점

클린봇이 부적절한 글을 감지 중입니다.

설정
17,100
1 17,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