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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ago Rodrig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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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기 무대 위에 열 개의 의자가 있습니다. 이 의자를 채워줄 열 명의 관객이 필요합니다. 열 명의 관객은 문장을 외우게 될 것입니다.(중략) 열 개의 의자가 다 채워지면 공연이 시작됩니다. 감사합니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중 하나로 기억에 대한 것입니다. 파스테르나크가 단상에 올라서서 소네트의 숫자를 외치자 군중이 그 소네트를 외워서 읊기 시작했어요. 이천 명의 사람들이. 그 안에는 모든 것이 담겨 있었죠.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당신들은 우리를 건드릴 수 없다. 당신들은 셰익스피어를 파괴할 수 없다. --- p.14 제가… 할머니 집에 다녀온 후, 그러니까 〈아름다움과 위로〉라는 TV 프로그램에 푹 빠지게 된 그 방문이요, 저는 조지 스타이너에게 편지를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포르투갈에 있는 스타이너 교수의 담당 출판사 ‘힐로지 다쿠와’를 통해서 케임브리지 대학교 연구실로 편지를 보냈어요. 그 편지를 지금 읽어드리겠습니다.외우지는 못합니다. --- p.24 할머니 이름은 칸디다입니다. 1919년에 태어나 지금은 아흔셋이 되셨습니다. 칸디다 할머니는 어릴 적에 아주 총명한 아이였어요. 할머니에게 읽기를 가르쳐준 선생님은 할머니가 계속해서 공부하기를 원할 정도였죠. 하지만 열 살이 되자 할머니는 가족의 생계를 돕기 위해 일을 시작해야만 했어요. 그래도 할머니는 계속해서 글을 읽었습니다. 손에 잡히는 것은 무엇이든 읽었어요. --- p.27 이제 할머니는 마지막으로 책 한 권을 외우고 싶어 합니다. 마지막 책. 저에게 그 책을 골라달라고 하셨어요. --- p.33 여기 이 상자에 책 한 권이 들어 있습니다.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씨 451》입니다. 할머니 집에 다녀온 후, 저는 여러 책들 가운데 이 책을 찾았어요. 제가 할머니한테 빌려준 책이 아니었습니다. --- p.36 레이 브래드버리의 기억력에 관한 흥미로운 일화가 있습니다. 그는 기억력 때문에 글을 쓰기 시작했거든요. 레이 브래드버리는 열 살 때 라디오 듣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마법사 찬두〉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가장 좋아했는데, 매일같이 들었죠. --- p.47 러시아의 시인 오시프 만델슈탐은 체포되어 고문당하다 블라디보스토크 에서 사망했습니다. 만델슈탐의 시와 저서들은 모두 압수당했습니다. 그러자 그의 아내인 나데쥬다는 만델슈탐의 시 한 편을 열 명의 사람들에게 가르쳐주기 시작했습니다. 나데쥬다는 지인들과 낯선 사람들을 부엌으로 초대해서 시 한 편을 열 명의 사람들에게 알려주었습니다. --- p.50 덕분에 만델슈탐의 시들은 안전했어요. 그들을 막을 길은 없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깊은 형태의 출판이라 생각합니다. 영혼으로 하는 출판. --- p.51 우리 할머니 이야기가 어떻게 끝나는지 말씀드리기 전에, 작은 서프라이즈가 있어요. 열 명의 병사들을 위한 선물입니다. --- p.60 칸디다 할머니가 우리를 쳐다보셨죠. 아직 완전히 시력이 사라지지는 않았어요. 우리를 볼 수 있었어요. 침대 옆 탁자 위에는 《소네트》가 놓여 있었습니다. 창문을 통해 아주 오래된 불빛이 스며들었어요. 할머니는 우리를 알아보지 못하셨어요. 침대를 둘러싸고 있는 열 명의 사람들 중 그 누구도 알아보지 못하셨어요. --- p.66 감미롭고 고요한 명상에 잠기어지나간 옛 기억을 불러올 때면, 내가 찾던 많은 것들을 이루지 못함에 한숨짓고, 옛 슬픔이 밀려와 귀한 시간 허비했음을 새삼 한탄하네. 죽음의 끝없는 밤 속에 묻힌 소중한 친구들을 위해 메말랐던 눈이 눈물에 잠기고, 오래전 끝난 사랑의 고통에 다시 눈물짓고 사라져간 여러 모습들의 상실을 애도하네. 그러면 지나간 아픔을 다시 아파하며, 무거운 심정으로 비통한 사연을 일일이 헤아려 그 슬픈 사연들을 되풀이하여 말하고, 진작에 그 값을 치렀는데도 다시 치르네.그러나 친구여, 그대를 생각하면, 모든 아픔은 치유되고 슬픔은 끝이 나네. --- p.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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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시’를 외우는 순간 영원히 죽지 않는 연극과 문학의 힘
〈바이 하트〉는 무대 위에 놓인 열 개의 빈 의자에 열 명의 관객을 초대하면서 시작된다. 공연에서 직접 배우로 출연하는 티아구 호드리게스는 열 명의 관객에게 세익스피어의 소네트30의 14행을 외울 것을 요청한다. 그리고 모두가 소네트를 외워야만 비로소 공연이 막을 내린다고 설명한다. 호드리게스는 소네트의 구절을 가르치며 곧 실명하게 될 그의 할머니와 자신에게 연결된 작가들, 책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펼친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문학평론가 조지 스타이너, SF작가 레이 브래드버리, 시인 오시프 만델슈탐 등 다양한 이야기들 사이에 존재하지 않을 듯한 연결고리가 드러나기 시작하고, 티아구 호드리게스가 이들의 이야기를 선택한 미스터리가 서서히 풀린다. “1919년에 태어나신 할머니는 포르투갈 시골 마을의 여관 주인이자 요리사였습니다. 할머니가 93세 되던 해에 곧 시력을 잃게 될 거라는 진단을 받고, 손자인 제게 ‘마음으로 외워서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무슨 책을 드려야 할까요. 이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수많은 텍스트의 미로를 지나 긴 이야기들의 끝에서, 독자들은 부당한 세상과 인간의 한계에 맞선 문학과 예술의 힘을 만나게 된다. 또한 그 상징과도 같은 셰익스피어 소네트 30번 14행을 마음으로 외우는 특별한 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티아구 호드리게스는 그의 또다른 작품 〈소프루〉에서 “기억하는 것은 곧 저항이자 삶”이라고 했듯이 “시를 마음으로 혼자 외우는 것은 사랑에 빠지는 것과 같지만, 함께 외우는 것은 닥쳐오는 죽음, 불의한 세상에 함께 맞서는 저항의 행위가 된다”고 말한다. 작가의 말 포르투갈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저는 할머니와 매우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할머니와 저 모두가 책을 사랑했습니다. 1919년에 태어난 할머니는 나이가 들면서 자신이 실명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할머니는 저에게 완전히 시력을 잃기 전에 마음으로 외울 책 한 권을 골라달라고 하셨습니다. 이야기를 듣자마자 언젠가 제가 그 순간의 감정을 여러분들에게 들려드릴 수 있으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어떤 형태로 나올지는 모르지만 제 삶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이 될 거라는 직감이 들었습니다.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생각과 책에 대한 사랑을 연결하여 연극을 바라보는 태도의 본질에 대한 무언가를 다루게 될 거라는 직감이. 이제 할머니는 세상에 없지만 할머니가 책을 읽는 모습과 할머니에 대한 저의 깊은 사랑만은 영원히 살아남아 있습니다. 〈바이 하트〉는 할머니와 저의 서로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는 은유가 되었습니다. _티아구 호드리게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