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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목소리
La Voix Huma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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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Graphic Dionysus)

책소개

저자 소개 4

Jean Cocte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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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콕토

대표작 <시인의 피> <오르페의 유언> <오르페> 바그너식의 종합적인 예술가의 비전은 아니지만 만능 예술가로서 그 누구에 비해 손색이 없는 장 콕토는 프랑스 문화의 중심적인 인물이다. 친구 피카소의 기법을 도입해 입체감이 넘치도록 이미지를 구성한 시를 쓴 시인이었고, 아방가르드 연극인이었으며, 자신의 시집에 직접 삽화를 그린 화가였다. 뿐만 아니라 조각가이기도 하며 소설가, 영화감독, 문학비평가, 배우 등 그를 쫓는 직함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이중 어느 것도 빠진다면 장 콕토에 대한 정당한 설명이 되지 않을 것이다. 1889년 7월5일 파리 근교의 메
대표작 <시인의 피> <오르페의 유언> <오르페>

바그너식의 종합적인 예술가의 비전은 아니지만 만능 예술가로서 그 누구에 비해 손색이 없는 장 콕토는 프랑스 문화의 중심적인 인물이다. 친구 피카소의 기법을 도입해 입체감이 넘치도록 이미지를 구성한 시를 쓴 시인이었고, 아방가르드 연극인이었으며, 자신의 시집에 직접 삽화를 그린 화가였다. 뿐만 아니라 조각가이기도 하며 소설가, 영화감독, 문학비평가, 배우 등 그를 쫓는 직함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이중 어느 것도 빠진다면 장 콕토에 대한 정당한 설명이 되지 않을 것이다.

1889년 7월5일 파리 근교의 메종 라피트에서 출생한 그는 <알라딘의 램프>라는 첫 시집을 발표함으로써 화려한 인생을 시작한다. 한때는 6인조 그룹이라는 음악인 그룹을 조직하기도 하였고, 소설가로서도 명성을 날린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가 열심이었던 것은 전위 연극이었다. 초기 전위 연극사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하다. 1925년 희곡 <오르페>를 시작으로 1930년대에는 영화에도 손을 대기 시작한다. 현재 남아 있는 공식적인 첫 작품인 <시인의 피 Le Sang d’un Po e>(1930)를 시작으로 그는 사적이면서도 창조적인 영화적 공간을 창출한다. 혹자는 그에 대한 평가를 단순하게 축약하기도 한다. “그의 영화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시와 소설적인 전통이 어떻게 영화로 옮겨질 수 있는가”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평가는 객관적으로 정당하다. 시와 소설에서 출발한 만큼 문학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영역도 많다. 특히 시적인 대사와 음악 사용은 이러한 지적에 공감하도록 한다. 하지만 영화 매체에 대한 그의 성찰은 남다른 것이 많다.

<시인의 피> <오르페 Orph >(1950) <오르페의 유언 Le Testament d’Orph >(1960)으로 이어지는, 3부작에서 전개되는 영화적 공간은 멜리에스 이후 콕토를 영화적 공간의 실험에 관한 최고의 권위자로 내세운다. 물론 시인의 삶과 죽음이라는 세계는 다소 신비롭기는 하지만 그가 노래한 오르페우스야말로 음악의 신이자 지옥의 문을 넘나든 신화적 인간이 아니었던가. 시인의 비전은 콕토의 영화 속에서 예술가의 초상으로 환원되고, 우리는 예술가의 초상을 통해 다시 삶과 예술이라는 낡은 주제를 새롭게 이해하게 된다.

한편으로 <시인의 피>를 만든 이후 첫 장편인, 그리고 낭만적이면서도 콕토다운 <미녀와 야수 La Belle et la B e>(1946)를 16년 만에 발표한 것은 비록 영화가 그의 비전은 아니지만 시와 다른 형태의 실험의 장이었음을 설명해준다. 그는 <미녀와 야수>로 대중적인 감독이 되기도 하였지만 영화에 인생을 걸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의 영화적 본질은 역시 영화를 통해 ‘개인적인 비전’을 선보이는 것이다. 3부작에서 보여지는 이중의 세계는 우리를 신화적 공간으로 유혹한다. “드러나지 않는 현실의 다큐멘터리”라고 일컬어진 <시인의 피>는 유언하듯 초현실적인 삶의 유혹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것임을 역설하는 것이다.

여전히 존재하는 그에 대한 비난을 뒤로 하고, 트뤼포가 질의 전통이라고 부르는 것과는 상관없었던 콕토의 영화들을 떠올려 본다. 영화평론가인 로이 암스는 <오르페의 유언>이야말로 프랑수아 트뤼포가 나중에 받아들였던 <아메리카의 밤 Day For Night>의 세계와 유사한 것이 아니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어쩌면 영감과 사색으로 가득 찬 콕토의 비전이야말로 60년대에 프랑스영화가 새로워지는데 밑천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물론 그의 온당한 적자는 80년대 들어와서야 레오스 카락스라는 감독을 통해 완전하게 재현되었지만 이미 우리는 그의 다방면에 걸친 유산을 물려받은 지 오래다. 장 콕토는 1963년 10월11일 밀리 라 포레에서 사망하였다. 신화적이지도 비극적이지도 않은 평범한 죽음이었다. / 영화감독사전, 1999

그림손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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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지만, 몸으로 감지되는 감각의 다양한 상태를 그려내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작업한다. 회화, 텍스트,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가로지르며 몸과 세계의 연결 감각을 탐색한다.
디자인, 설치, 사진 등 다양한 시각 매체와 책이 상호 연결되고 보완되는 과정에 주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작가이자 번역가. 파리 8대학에서 연극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옮긴 책으로 티아구 호드리게스의 《소프루》, 에르베 기베르의 《연민의 기록》, 베티 본의 《프루스트의 마들렌》, 아니 에르노의 《빈 옷장》 《남자의 자리》 《세월》 《사진의 용도》 《진정한 장소》 등이, 엮고 옮긴 책으로 《생텍쥐페리의 문장들》 등이 있다. 희곡집 《누아》, 산문집 《창문 너머 어렴풋이》 《몽 카페》 《열다섯 번의 낮》 《열다섯 번의 밤》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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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6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12쪽 | 144g | 114*186*10mm
ISBN13
9791159924897

책 속으로

작가는 실험을 좋아한다. 사람들은 완성된 작품을 본 뒤에 작가의 의도를 묻는 습관이 있어서 어쩌면 작가가 처음부터 자신의 의도를 직접 밝히는 편이 더 간단할지도 모른다. 이 단막극을 쓰게 된 여러가지 동기가 있다. 첫째, 시인을 쓰게 만드는 신비로운 힘, 그의 깊은 나태함이 거부하는데도 쓰게 하는 것, 그리고 아마도 전화로 나눴던 우연한 대화의 기억, 낮고 깊게 울리는 독특한 목소리, 영원한 침묵이 그것이다.
---p.5

붉은색으로 칠해진 휘장 프레임으로 둘러싼 좁은 무대는 한 여자 방의 비대칭적인 구석을 보여준다. 방은 어둡고, 푸른빛이 돌며 왼쪽에는 어질러진 침대가 오른쪽에는 매우 밝고 하얀 욕실을 향해 살짝 열려 있는 문이 있다. 중앙 벽면에는 걸작의 사진 확대 본이 삐뚤게 걸려있거나 가족사진이 있다. 말하자면 불길한 느낌이 있는 이미지이다.
---p.9

여보세요! 당신이야?.......당신이냐고?.......그래.......잘 안 들려.........소리가 너무 멀리 들려. 아주 멀리..........
---p.20

자기야........여보세요!........전화가 끊기면 바로 다시 걸어줘........자연스럽게.........여보세요! 아니......듣고 있어......가방?...............당신 편지들이랑 내 편지들. 언제든 가져가도 좋아.............조금 힘들어.........이해해.........오! 자기야, 사과하지 마. 너무 당연한 거야. 내가 바보 같은 거지............ .........................................................................................당신은 친절해.......................................................................................................당신은 착해...
---p.25

우리의 사랑은 너무도 많은 것에 맞서야 했어. 견뎌야 했고, 5년의 행복을 거부하거나 위험을 감수해야 했지. 나는 절대 삶이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 값을 매길 수 없는 기쁨에 큰 대가를 치렀던 거지........여보세요........값을 매길 수 없지, 후회하지 않아.......나는 아니야........나는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아무것도-아무것도....
---p.29

..............개는 여기 있어. 괴로운 영혼 같아. 어제는 현관이랑 방 사이를 계속 왔다갔다하더라고. 날 보고 있었어. 귀를 쫑긋 세우고 듣고 있더라. 개가 구석구석 다니면서 당신을 찾았어. 내가 자기랑 같이 당신을 찾지 않고 앉아 있다고 원망하는 것 같았어............................................당신이 개를 데려가는 게 좋을 것 같아...............그 개가 불행하다면...............오! 나는!.............여자가 키울 만한 개가 아니잖아. 나는 잘 돌보지 못할 거야. 산책도 시키지 못할 테고. 당신이랑 같이 있는 게 더 좋을 것 같아...............날 금방 잊겠지........보자고...................지켜보자
---p.33

.........당신이 서툴러서, 당신이 날 사랑해서 다행이야.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고 당신이 능숙했다면, 전화기는 끔찍한 무기가 되었을 거야. 흔적도 남기지 않고 소리도 없는 무기..................
---p.44

그리고 꿈을 꿨어. 마치 현실 같은 꿈을 꿨어. 무엇보다 꿈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깨어났어. 그게 진짜라는 걸, 내가 혼자라는 걸,
---p.54

있는 그대로 보자. 다른 사람들은 우리 상황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거야..................사람들에게는..........사람들은 사랑하거나 싫어하거나 둘 중 하나야. 헤어짐은 헤어짐이고. 그들은 금세 판단하지. 당신은 그들을 절대 이해시킬 수 없을 거야.................
---p.77

전화가 끊겼네. 당신이 나를 배려해서 속인다면, 난 그걸 알아채고, 당신을 더 사랑할 거라는 말을 하고 있었어............................................물론이지 ......................................미쳤구나!................
---p.83

희곡은 그 자체로 완성된 예술일까, 아니면 아직 무대에 도달하지 않은 언어의 가능태일까. 장 폴 사르트르는 “문학의 역사는 곧 희곡의 역사”라고 말했다. 하지만 셰익스피어와 몰리에르 등의 고전을 제외하면, 독자들에게 희곡은 여전히 ‘무대에 올리기 위한 대본’으로 인식되는 듯하다. 물론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희곡이 무대에서 구현될 때 비로소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니까.

---p.105

출판사 리뷰

사랑의 끝에서 듣는 인간의 목소리
장 콕토의 전방위적 예술 감각이 집약된 현대 독백극의 걸작
이 작품은 1930년 2월 17일 파리 코메디 프랑세즈에서 초연된 단막 모놀로그로, 전화기 너머 보이지 않는 상대와 대화하는 한 여자의 목소리만으로 사랑의 붕괴와 인간 내면의 파열을 밀도 높게 그려낸 현대극의 걸작이다.
거의 한 세기가 지난 지금도 이 작품이 여전히 현재형으로 읽히는 이유는 분명하다. 『인간의 목소리』는 단지 한 연인의 이별을 다룬 작품이 아니라, 끝내 닿지 못하는 말, 어긋난 관계, 연결되어 있으나 결코 도달하지 못하는 인간의 고독을 가장 압축된 형식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끊어진 통화, 반복되는 말, 머뭇거림과 침묵의 공백은 인간의 가장 내밀한 감정 그 자체의 리듬이 되며, 독자와 관객은 한 인물의 불안과 애원, 자기기만과 절망이 흔들리는 순간을 오롯이 따라가게 된다. 지금 다시 이 작품을 읽고 낭독하는 일은 고전을 복원하는 일이 아니라, 오늘의 감정과 감각으로 인간의 목소리를 다시 듣는 일이다.

현대 희곡의 위대한 실험, 단 하나의 목소리
『인간의 목소리』의 문학사적 의미는 최소한의 조건으로 최대한의 극적 밀도를 만들어낸 데 있다. 하나의 막, 한 명의 인물, 한 개의 방, 평범한 소품만으로도 장 콕토는 감정의 진폭과 서사의 긴장을 극한까지 끌어올린다. 사건의 확장보다 언어의 리듬과 공백, 발화와 단절 사이의 진동을 통해 극을 구축한 이 작품은 현대 독백극과 심리극의 가능성을 새롭게 연 작품으로 평가된다.
장 콕토는 시인, 극작가, 소설가, 영화감독, 화가로 활동하며 20세기 유럽 예술의 경계를 가로지른 대표적 전방위 예술가다. 그의 작업은 언제나 장르를 넘나들며 새로운 형식을 창작해냈고, 『인간의 목소리』는 그러한 예술 감각이 가장 응축된 형태로 드러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이 희곡은 단순한 대본이 아니라, 콕토가 평생 추구한 시적 긴장과 형식적 실험이 집약된 하나의 예술적 결정체다.

오페라와 영화, 이미지와 무대를 끝없이 자극한 고전
『인간의 목소리』는 한 편의 희곡에 머물지 않고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창조적 영감을 제공해온 열린 텍스트다. 1957년 베르나르 뷔페는 콕토의 텍스트에 22점의 드로잉을 결합한 아티스트북을 선보였고, 작곡가 프란시스 풀랑크는 이 작품을 바탕으로 동명의 오페라를 탄생시켰다. 풀랑크의 오페라는 콕토의 모놀로그를 거의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소프라노와 오케스트라를 통해 원작에 잠재된 불안과 절망, 애원과 침묵을 음악적 언어로 확장했다.
최근에는 2020년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영화 〈휴먼 보이스〉를 통해 이 고전을 동시대적 색채와 공간, 신체의 감각으로 다시 해석했으며, 세계적인 벨기에 연출가 이보 반 호프 역시 장 콕토의 텍스트를 현대 무대 언어로 변주하며 이 작품이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작품임을 입증했다.
이처럼 『인간의 목소리』는 읽히는 희곡이자, 들리는 음악이며, 보이는 이미지이고, 시대를 관통하며 새롭게 태어나는 무대예술이다. 하나의 희곡이 오페라와 영화, 시각예술과 연출로 이어지며 지속적으로 재창작되어 왔다는 사실은, 이 작품이 특정 시대에 머무는 텍스트가 아니라 예술의 경계를 넘어 스스로를 갱신해온 살아 있는 고전임을 보여준다.

종이 위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가상의 활자 극장
이번 한국어판은 무대의 긴장과 목소리의 파장을 시각적으로 번역한 한 권의 책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무대다. 유기적인 선과 기하학적 구성의 병치는 불안과 절제, 감정과 구조, 파열과 균형이라는 이 작품의 이중적 성격을 설득력 있게 구현하며, 종이 위에 펼쳐지는 무대 안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책 전체를 감싸는 강렬한 붉은색 바탕과 여백, 비정형의 유기적 드로잉과 절제된 기하학적 그래픽의 병치는 한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유지되는 이 작품의 응축된 형식과 감정의 압력을 책의 물성 자체로 드러낸다.
본문에 삽입된 드로잉들은 전화선이자 음성의 진동, 감정의 연결과 파열, 떨림을 연상시키며, 활자 사이의 침묵과 망설임을 시각적 리듬으로 전환한다. 이로써 독자는 희곡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종이 위에 펼쳐진 무대의 움직임과 호흡을 시각적으로도 함께 경험하게 된다. 선적인 감각을 살린 드로잉과 사각의 구조적 그래픽, 붉고 흰 색면의 강한 대비는 작품의 고전성과 동시대성을 동시에 환기하며, 장 콕토 특유의 시적 긴장과 현대적인 미감을 하나의 표면 위에서 조화롭게 만난다.
책의 물성과 디자인, 언어와 여백, 드로잉과 그래픽이 함께 만들어내는 이번 한국어판 『인간의 목소리』는, 독자 각자의 내면에서 다시 공연되는 장 콕토의 가장 고독하고도 찬란한 목소리가 될 것이다.

한 사람의 독백, 세 사람의 목소리로 다시 태어나다
이번 출간을 기념해 6월 29일에는 배우 강혜련, 김정, 박세인이 참여하는 릴레이 낭독 행사가 열린다. 세 배우가 하나의 텍스트를 이어 나가는 이번 무대는 『인간의 목소리』가 지닌 정서적 깊이와 다층성을 더욱 입체적으로 드러내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인간의 목소리』는 한 사람의 독백으로 이루어진 작품이지만, 그 안에는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과 불안, 애원과 체념, 자기기만과 절망이 복합적으로 겹쳐 있다. 서로 다른 세 배우의 목소리와 호흡, 리듬으로 이 텍스트를 한자리에서 마주하는 경험은, 하나의 목소리 안에 숨어 있는 복수의 감정과 결을 더욱 선명하게 펼쳐 보일 것이다. 이는 장 콕토의 희곡이 단일한 인물의 목소리를 넘어 얼마나 풍부한 해석과 울림으로 되살아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활자 위의 희곡이 살아 있는 음성으로 이행하는 순간을 생생히 체험하게 할 것이다.

추천평

수화기 너머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빈 것과 다름없는 무대 위에서. 끝나버린 사랑 그 매정한 음성에 간절히 매달리는 여자가 있다. 여보세요. 여자의 가슴속에 세월이 흘러간다. 사랑했던 시절 감내했던 모든 비참과 황홀과 공포가 지나간다. 장 콕토는 수많은 직업을 가졌으나 오직 시인으로 기억되길 바랐던 사람. 이 연극은 한 편의 시와 같다. 행간마다 침묵이 각인된. 구멍이 파인. 그 짧은 시간 동안. 마지막 통화처럼 아득하게 극이 저무는 동안. 우리는 한 인물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나. 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그런 사랑을 언젠가 해본 적이 있는 우리는. 끝내 지지할 수 없는 슬픔에도 위로를 보낼 수 있나. 안타까움 속에 우정이 싹틀 수 있나. 기어이 함께 울 수가 있나. 함께 그 영원한 침묵을 들을 수 있나. 그때 수화기처럼 심장이 추락하는가. 연극 안에서 그렇게 우리는 잠깐씩 사람이 되어 가는가. 사람의 목소리란 무엇인가. 비천을 숨기지 않고 아프다고 말하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한다고 _ 목정원 작가 - 목정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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