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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나의 침묵 ··· 7
자전거 탄 소년 ··· 125 해설..정성일 / 영화평론가 ··· 233 |
Jean-Pierre & Luc Darden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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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실외-숲, 사냥 오두막 근처(저녁)
로나가 고개를 숙이고 천천히 걷다가 때때로 나무를 줍기 위해 몸을 숙인다. 멀리서 새 우는 소리가 들린다. 로나는 몸을 일으켜 세운다. 로나 : 들리니? 침묵. 새 우는 소리가 다시 들리는데 가까이 있는 것 같다. 로나는 다시 나무를 줍고, 한 번 더 새 우는 소리가 멀리서 들린다. 로나는 계속 나무를 줍는다. 머리는 바닥을 향한다. 로나가 운다. 눈물을 흘리며 중얼거린다. 로나 : 넌 살 거야. 널 죽게 놔두지 않아. 절대로. 내가 네 아빠의 죽음을 막지는 못했지만 너는 살아야 해. 로나는 잔가지 몇 개를 계속 줍다가 울음을 터뜨리며 무너진다. 시간이 지나고 그녀 혼자 일어난다. 놀란 듯하다. 로나는 그녀가 주저앉았을 때 손에서 놓쳤던 나뭇가지를 다시 줍기 위해 몸을 숙인다. 로나: 넌 행복할 거야. 내가 널 위해 뭐든 다 할 거야. 그녀는 계속 나뭇가지를 줍는다. --- p.121~123 #39. 실외-길, 식당 입구(낮) (중략) 기 : 잠깐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시릴에게) 여기서 기다려. 금방이면 되니까. 기는 사만다를 들어오게 하고 문을 잠근다. 시릴은 밖에 있다. 기 : 약속 장소에 못 나간 건…… 너무 부담이 됐어요. 쟤를 돌볼 처지가 아니라서……. 말씀드렸듯이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저랑 쟤만 남았는데…… 저는 못 키워요. 이해하시나요, 저는 키울 수 없어요. 사만다 : 주말에 한 시간만이라도 보실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데려올게요. 기 : 아니요……. 아이를 본다는 생각만으로도 스트레스예요. 아이가 당신을 좋아해요. 잘 돌봐주세요. 그게 유일한 방법이에요. 사만다 :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거예요. 내가 아니라. 기 : 잊을 거예요……. 저는…… 새로운 삶을 살고 있어요. 다시 일자리도 얻고, 그런데 시릴이 있으면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이해하시나요? 사만다 : 한 달에 한 번은 볼 수 있잖아요. 그것만으로도 애한테는 이미……. 기 : 아니요. 부탁드려요. 아이를 돌봐주세요. 아이를 다시 보고 싶지 않아요. 제가 볼 수 없다고 한다고 아이에게 말해주세요……. 사만다 : 직접 말씀하셔야죠. 기 : 하려고 했는데…… 못하겠어요……. --- p.171~172 “배우들은 장소를 익히고, 촬영감독은 배우들의 동선을 따라가면서 배우마다 다른 타이밍의 성격을 익히는 시간이에요. 그렇게 촬영한 녹화본을 1차로 편집하고 나면, 이제부터 만들 영화의 리듬을 우리가 아는 시간이죠. 그러고 나면 이제 그 시간을 하나의 앙상블로 만드는 시간이 우리를 기다립니다.” 다르덴 형제에게 현장은 앙상블을 찾는 장소다. 다르덴 형제에게 시나리오는 악보이고, 현장에서 연주를 시작한다. 우리는 앙상블의 화음을 찾아야 한다. --- p.237 여기서 한 가지 첨언해야 할 것 같다. 마지막 장면이 끝나기 전에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를 들려주는 것과 들려주지 않는 것의 차이는 무엇인가? 만일 들려주지 않았다면 당신은 불길한 상상을 거두지 못했을 것이다. 차에 있는 스피루는 잠시 돌을 맞고 정신을 잃었지만,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지금도 늑대처럼 눈을 밝히며 숲속에서 놓친 먹이를 찾아 돌아다니고 있을지 모른다. 여기서 잠든 로나로 끝난다면, 다음 장면에서 갑자기 누군가 문을 두들기는 소리를 들을 것만 같다. 다르덴 형제는 지친 로나에게 잠을 선물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피아노 소나타 32번〉은 로나만을 위한 자장가처럼 들린다. 지금은 잠을 잘 시간이다. 좋은 꿈을 꾸어야 한다. --- p.247~2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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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와 인간 내면에 대한 짧지만 묵직하고 날카로운 시선
다큐보다 더 사실적인 두 형제의 영화 읽기 다르덴 형제는 다큐적 화법의 긴장감과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대부분 롱테이크나 핸드헬드로 촬영한다. 흔들리는 화면을 고스란히 담지만, 내키는 대로 움직이는 배우와 그 동선을 따라가는 카메라는 충돌하지 않는다. 갑작스레 손을 내밀면 그 자리에 사건을 이어가는 소도구가 놓여 있거나, 주인공이 얼굴을 찡그리면 상대 배우는 기다리기라도 한 듯 그에 반응한다. 물 흘러가듯 자연스레 화면이 흘러간다. 도대체 어떻게 영화를 만들어내는지 그 현장이 궁금할 정도다. 이런 자연스러움이 다르덴 형제의 주제 의식을 더욱 부각한다. 한편, 다르덴 형제의 영화에서는 늘 빈곤이 등장한다. 〈로제타〉에서는 돈을 벌기 위해 일자리와 사랑을 바꾸고, 〈더 차일드〉에서는 친권을 포기하며, 〈로나의 침묵〉에서는 결혼과 시민권을 맞바꾸며 돈이 오간다. 자본주의라는 냉혹한 사회의 룰을 따라 살아가고 사랑하고 혹은 연민하는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이런 식으로 빈곤이라는 문제는 추상적이거나 관념적인 차원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다르덴 형제는 빈곤은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며, 이는 언제나 구체적인 현실이라고 강조한다. 그렇기에 빈곤은 몸에 고통을 주고 상처를 남길 뿐 아니라, 영혼과 마음까지 고사시킨다. 다르덴 형제는 그 과정을 담담히 담아내는데, 그렇다고 해서 관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관객들이 그들의 영화를 보며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기를, 왜, 어떻게를 고민하길 바란다.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이 우리 영화를 보고 오해합니다. 관찰은 우리의 목표가 아닙니다. 우리는 영화를 보고 나면 당신이 질문하기를 바랍니다.” _ 다르덴 형제 … 그리하여 베토벤이 두 번 흐른다 다르덴 형제의 시나리오집에는 정성일 영화평론가의 해설이 실려 있는데, 영화 장면과 시나리오를 오가며 영화를 설명한다. 정성일 영화평론가의 해설을 읽다보면 a4용지 수십 장을 들고 언제나 열정적으로 강연하는 그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재생되는 것만 같다. 특히 그가 강조한 지점은 두 영화에서 흐르는 베토벤의 음악이다. 음악가로서 겪어야 했던 좌절이 베토벤의 음악을 더 완벽하게 만들어주었듯 두 영화에서 흐르는 베토벤의 음악은 관객들로 하여금 주인공 내면에 더 깊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 정성일의 해설은 음악이 영화에 어떤 효과를 더해주고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짚어주기 때문에, 영화를 다시 보면 그 음악이 다시 들리고 달리 보일 것이다. 〈로나의 침묵〉의 마지막 장면에서 숲속 오두막에 조용히 누운 로나의 모습은 ‘백설공주’의 새로운 버전 같기도 하고, 늑대를 피해 몸을 숨긴 ‘빨간 망토’ 같기도 하다. 이때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마지막 번의 마지막 악장이 눈물겨울 만큼 아름답게 흐른다. 익숙했던 오래된 음악이 새로운 스토리를 입고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자전거 탄 소년〉에서 흐르는 베토벤은 〈피아노 협주곡 5번〉의 2악장 아다지오다. 우리에게는 ‘황제’라는 부제로 더 유명하지만, 어쨌든 그 제목과 이 영화는 관련이 없다. 그 제목조차 베토벤이 붙인 것이 아니니 그저 선율의 아름다움이 영화의 장면과 어떻게 어우러지는지만 느끼면 된다. 〈자전거 탄 소년〉에서 음악은 네 번 흐른다. 시릴이 보육원을 도망치려다 잡힌 날 밤 ‘지친 짐승처럼’ 잠들었을 때, 시릴의 아버지를 찾아갔으나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는 말을 듣고 돌아오던 길에서 자해할 때, 강도짓한 돈을 들고 아버지를 찾아갔으나 거부당한 시릴이 사만다에게 돌아가는 길, 강도짓의 피해자를 마주쳤을 때 아들이 시릴에게 돌을 던져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나 사만다에게로 돌아가는 길에서다. 친아버지에게 거부당하고 위탁가정의 어머니에게 돌아가면서 흐르는 음악은 길을 잃지 말라고 불러주는 어머니의 노래다. 베토벤의 음악은 딱딱하지도 넘치게 감상적이지도 않으면서 적절하게 장면과 어우러져 영화의 주제를 드러낸다. 다르덴 형제의 영화가 사실적이지만 차갑고 날카롭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이런 연민의 시선을 놓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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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덴 형제가 영화를 만드는 방식을 항상 존경해 왔다. 그들의 탁월함은 인물에 대한 정신적, 윤리적 헌신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차가운 세상을 헤쳐나가려고 노력한다. - Martin Scorsese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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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영화는 신뢰와 사랑의 필요성을 말한다. -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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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난 후에도 남아 있는 강렬한 여운과 아름다운 감동 - 월스트리트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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