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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n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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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작 : 그러면 예언이 실현되는 거야.
현무 : 그랬으면 좋겠다. 주작 : 그럴 거야! 이무기짱 : 예언이 뭔데? 청룡 : 사랑Ⅱ. 이무기짱 : ??? 주작 : 사랑의 후속편이래. 현무 : 사랑인데 더 좋은 거야. 주작 : 결점이 없어. 청룡 : 아픔이나 슬픔과 같은 결점을 모두 보완해서 전보다 훨씬 더 좋은 거야. 완벽한 감정. 현무 : 그럼 모두가 행복해질 거야. 영원히 행복할 거야. 주작 : 행복이 아니라, 완벽한 삶이지. 청룡 : 흠잡을 데 없이. --- pp.19-20 주작 : 그게 말이야, 자살은 재밌자고 하는 게 아니잖아. 처음에는 솔깃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결국 피를 쏟아내고 생명을 잃는 거야. 사는 게 아무리 힘들어도, 저 위쪽 세상에서는 ‘더 이상 살 필요 없어’ 이렇게 말하는 경우는 없어. 부모님, 친구, 애완동물 가슴에 못을 박는 거니까. 아무리 대담한 신이라도 상상할 수 없는 아픔이야. 정말 미친 듯이 아파. 진짜 진짜 아파. 아야 아야 아야. 죽을 것 같이- 아야. 왜 그런 줄 알아? 이무기짱 : 아무것도 모른다니까. 주작 : 맞아. 이 ‘아야’가 말이야. 그게 사랑이야. 오직 사랑만이 찢어발길 수 있는 거야. 저 위쪽 세상에 이런 말이 있어. 나를 죽게 하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 뿐이다. 근데 사랑만 예외야. 그냥 소파 위에 그대로 널브러져 있어도 괜찮아. 가슴속의 텅 빈 구멍을 초콜릿 아이스크림과 술로 채우려는 너의 그 처절한 노력을 아무도 방해 못 해. 어쩌면 사랑이라는 건 손수건 가게를 운영하는, 돈에 눈이 먼 어떤 백만장자가 만들어낸 건지도 몰라. 최고의 학자들을 고용해서 사랑이라는 잔인한 괴물을 창조해 낸 거지. 그래야 인류가 영원히 눈물을 흘리며 손수건을 많이 살 테니까. --- pp.21-22 이무기짱 : 위로가 왜 필요한데? 현무 : 아, 그게 말이야 좀 복잡해. 청룡 : 위쪽 세상 사람들은 항상 슬퍼. 모든 게 힘들거든. 모든 게 항상 힘들어. 이무기짱 : 왜? 주작 : 그냥 그런 거야. 그게 법칙이야. 하늘은 파랗고 사람들은 슬퍼. 청룡 : 비가 널 태워버릴 수는 없잖아. 비는 항상 축축하니까. 그런 거야. 현무 : 그래서 연예 산업이 존재하는 거야. 세상에서 제일 중요해. 그것만이 유일하게 진지하게 철저하게 사랑Ⅱ를 찾거든. --- p.35 주작(사랑 역할) : 게다가 이제 후회 같은 것도 안 해. 점점 더 큰 만족감을 느낄 뿐이야. 네들 부모가 서로를 아주 끔찍해 하면서도 정작 이혼은 하지 못하는 그 매일 매일이. 가장 친한 친구가 네 애인이랑 자는 바람에 네 심장이 끊어지고 찢어질 것 같은 그 매 순간에.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그 두 사람이 너한테 상처를 주려고 작정한 것 같을 때. 아니, 바로 그 두 사람이기 때문에 상상도 할 수 없는 아픔이 느껴질 때. 왜 그러냐고? 너무 사랑하니까. 장례식장에서, 이제 다시는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에 바로 사랑 때문에 흘리는 모든 눈물이 나를 충만하게 해. 사람들 가슴이 갈가리 찢길 때마다 내 눈에서는 남몰래 반짝반짝 빛이 나. 서로를 너무 사랑해서, 그래서 증오하게 될 때마다. 서로 욕하고 싸우고 전쟁을 일으킬 때마다. 너무 아름답지 않아? 진짜 재미있지 않아? 서로를 너무 사랑해서 증오한다는 게? 이런 걸 누가 만들었을까? --- pp.68-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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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여러분, 한국인 여러분, 그리고 가족 여러분, 부디 이 작품이 여러분에게 잘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이 순간을 오래도록 꿈꿔왔습니다. 제 근원이 되는 나라에서 제가 해온 일을 하는 것을요. 우리 가족이 여기에 앉아 제 일을 이해하는 (혹은 하지 못하는) 것을요. 최소한 이를 통해 그들과 소통할 기회를 가지는 것을요.
저는 항상 언어의 장벽과 씨름해왔습니다. 또 저는 항상 제가 한국에 대해 느끼는 바를 표현하는 데 한계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생각과 감정, 이 두 가지 모두를 이 나라, 여러분, 그리고 우리 가족에게 나눌 수 없었습니다. 저는 항상 ‘독일에 사는 이상한 사촌’이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제는 가족들이 저를 ‘애정하는, 독일에 사는 이상한 사촌’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저는 여러 차례 좌절하기도, 오해를 받기도 했는데요. 훌륭한 번역가 이단비 님 덕분에 마침내 여러분에게 말을 건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독일에서 태어나 한국인 얼굴에, 한국인 부모님이 있고, 또 한국인의 핏줄이 흐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슬리퍼를 신으면 한국 사람처럼 걷고, 매운 음식을 좋아하고, 아니 그냥 음식 자체를 정말 좋아하고(독일인들은 음식을 별로 신경 쓰지 않거든요.) 또 조급해질 때도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 중 다수가 가진 고향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독일에 있으면 고향에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한국에 있어도 고향이라는 느낌을 받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두 세계를 모두 알고, 정반대의 두 나라를 경험했기 때문에 이들을 사랑하고 미워할 수 있는 정체성이야말로 제 고향이라고 느낍니다. 외국에 나갔던 한국인들이 점차 한국으로 돌아오고, 두 세계의 접점이 점차 더 많아지고 있기에 이러한 제 정체성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느낍니다. 이 정체성이 하나의 공간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세계에 살아가는 영혼들은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한국인들이 가진 완벽주의, 어떠한 결점도 갖지 않고자 하는 갈망, 또 개인의 안녕보다는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우선순위에 두려는 믿음은 저를 매료시켰고, 저는 아직도 그 문화를 배워가는 중입니다. 여러분에게는 너무나도 일상적인 일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느끼지 못하실 수 있겠지만, 이곳과 비교하였을 때 서구의 나라들이 지금의 팬데믹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를 비교해본다면, 제가 하려는 말을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떠나온 10,000km 거리의 나라에서는 지금이 팬데믹인지 아닌지를 시민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기도 합니다. 한편 이곳 한국에서는 정치적, 개인적 신념의 문제가 아니라, 타인을 배려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모두가 그 규칙을 따릅니다. 규칙이기 때문에 지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모두를 위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마 이런 믿음, 충분히 열심히 하기만 한다면, 또 그래야 한다면, 목숨을 바칠 만큼 노력한다면, 결점 하나 없는 완벽주의에 이를 수 있다는 그 믿음이 우리가 '사랑Ⅱ', 사랑의 후속편, 사랑이지만 더 좋은 것, 고통 없는, 결점 없는, 맑은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