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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 : (신나서) 이제 내 유전자도 생산 대열에 등록되는 거죠?
미무 : 그럼. 너도 어엿한 생산가능인구로서 A구역에 기여하게 되는 거야. 랑 : 내 유전자가 충분히 훌륭했으면 좋겠어요. 선택받을 수 있을 만큼요! 미무 : 유전자가 아니더라도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많으니 걱정 마. 랑 : 커넥팅 수술하는 거 아파요? 미무 : 아니, 전혀. 할 땐 마취를 할 거고, 끝나고 나면 라이카가 통증 제어를 해 줄 거야. 랑 : 제가 라이카를 잘 활용하지 못하면 어떡하죠? 미무 : 그럴 리가 없어. 넌 라이카가 키운 아이잖니. 곧 두 글자 이름도 갖게 될걸. 라이카가 지어 준 멋진 이름 말이야. --- p.10 가리가 이번에는 검지손톱을 뽑는다. 엄지발톱과 달리 조금 힘들다. 여전히 아프지 않다. 가리 : 왜 아프지 않은 거야? 라이카 : 통증 제어가 작동 중입니다. 가리 : 젠장! 내가 그런 거 하지 말라 그랬지! 취소해! 라이카 : 통증 제어를 취소합니다. --- p.18 랑 : 거, 거기서 얘기하세요, 도대체 여기로 어떻게 들어왔는진 모르겠지만…. 페 : 나는 틈이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어. 이 세상엔 틈 없는 곳이 없으니, 난 어디든 갈 수 있다고 봐야지. 랑 : 왜 알 수 없는 말만 하시는 거죠? 페 : 쉿. 통, 토도동 투두둥 두드리는 소리. 페 : (위를 가리키며) 난 아주 먼 길을 왔단다. 랑 : 저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부터 오셨다는 거예요? 페 : 아마도. --- p.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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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랑은 오늘로 열다섯 살이 되었다. ‘라이제노카 소속 직원들과 그 가족만 거주할 수 있는 핵심 인류 잔존 구역’인 A구역에서 자신을 ‘엄마’ 대신 중립적인 이름으로 불러 달라고 말하는 ‘생물학적 엄마’ 미무와 살고 있다. 랑은 인간의 도시를 돔으로 구획하여 보호하는 초인공지능 라이카 덕분에 지극히 안온한 삶을 살아간다. 라이카는 책을 들려주고, 사용자의 실시간 신체 상태를 모니터링하며, 통증을 제어하여 고통을 느끼지 않을 수 있도록 돕고, 모든 면에서 완벽한 식사 키트를 제공한다. 오류를 최소화하고 우연을 통제한다. 랑은 바로 이 라이카가 키운 아이로 오후에 라이카와의 커넥팅 시술만 받고 나면 ‘두 글자 이름’을 갖는 ‘생산가능인구’가 될 것이다. 라이카를 위한 활동을 시작해 A구역에 기여하는 쓸모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런 랑이 정체불명의 ‘식별 불가능 개체’ 노인 ‘페’를 만나면서 전혀 예측하지 못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가의 말 우리는 요즘 아무에게도 영향을 끼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에게도 영향을 끼치지 않고, 그러니까 누구도 어떤 것도 오염시키지 않고 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무언가를 누군가를 계속 오염시킨다는 것 아닐까, 그것이 세계이든 사람이든 물건이든 기계이든 우리는 오염으로 파장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아닐까, 그런 고민들로 이 이야기가 시작됐습니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내가 홀로 존재한 적이 없다는 것이 느껴졌을 때 단 한순간도 혼자인 적이 없었다는 생각을 할 때 저는 그것이 버겁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징그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즐겁기도 했습니다. 이 복잡하고 알 수 없는 감정을 조금이라도 나누고 싶었습니다. 누구나 묻고 있지만 누구도 묻지 않는 질문들을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세계가 가능할까요? 감사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람이길 바랍니다. _2024년 초여름 신효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