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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산
국내작가 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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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산
국내작가 문학가
1993년 『창작과비평』으로 평론활동 시작. 2002년 『정신과표현』으로 시 발표. 저서로는 『주변에서 글쓰기』 『쉽게 쓴 문학의 이해』 등이 있다. 현재 종합문예지 『불교문예』와 시전문 문예지 『P.S』의 주간을 맡고 있다.

작가의 전체작품

작가의 추천

  • 시는 가난과 노동과 사랑의 실패와 가족의 상처가 우리 삶을 어떻게 갉아먹는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그 갉아먹힌 자리에서 느끼는 고통을 풍자로 고발한다. 풍자는 이 시집에서 절망의 부산물이면서 절망을 견디는 힘이다. 그리고 그 풍자의 밑바닥에는 아직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남아 있다. 바로 그 마음 때문에 이 시집의 어둠은 단순한 어둠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웃음의 칼날을 품은 어둠이며, 희미한 꽃잎 하나를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어둠이다. 우울을 말하면서도 우울에 잠식되지 않고, 가난을 말하면서도 가난의 비참함에만 머물지 않으며, 사랑의 실현 불가능성을 말하면서도 사랑의 가능성을 완전히 철회하지 않는다. 이 시집이 가진 문학적 힘은 바로 이 긴장에서 발생한다.
  • 류기선 시인의 이 시집에서 이룬 시적 성취는 자연 의인화의 사용 방식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그는 자연을 인간 감정의 단순 비유로 소비하지 않는다. 갈대, 소나무, 폭설, 단풍잎, 우체통, 새벽종은 각자의 물성을 지닌 채 발화한다. 시인은 그 발화를 듣고 받아 적는다. 이때 인간은 중심에서 한 걸음 물러난다. 신유물론적 관점으로 말하면, 인간은 유일한 행위자가 아니라 다종적 행위자들 사이의 한 접점이다. 이 접점에서 감정이 생기고 의미가 만들어진다. 이 시집에서 삶의 지혜가 설득력을 갖는 이유는 교훈이 인간의 머리에서 추론된 명제를 넘어서서 인간과 비인간의 접촉에서 길어 올린 체험적 문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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