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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례
1부 풀무질 19 물이 오르는 소리 20 씨앗을 심는 계절 22 숲속, 그곳에선 24 소풍 26 인생 카페 28 산벚나무 30 갈대의 이동 32 풍물놀이 33 3중주 34 씀바귀꽃 36 수상한 비둘기 38 콘크리트 상자 39 어둠을 건너다 40 소나무 한 그루 옮겨 심는 일 42 2부 예초기 47 회복 48 망초꽃 50 첫 여름의 서곡 52 별무리 53 오동도를 다녀와서 54 두 얼굴 56 호박풀떼기 58 하지 않은 말들 60 자전축의 기울기 62 날개를 달아주다 64 뿔논병아리 66 호두나무 아래서 68 배롱나무 70 다듬이 소리 71 꿀 뜨는 사람 72 어느 날 73 3부 사닥다리는 무죄 77 빨간 신호등 78 느티나무 이야기 80 한여름의 끝에서 82 11월에는 84 목튤립 86 불규칙 88 가을을 앓다 90 사과대추 92 삼월과 사월 사이 94 등 굽은 안부 96 골목길 98 또 다른 일을 꾸미지 100 수난 101 들국화 102 갈등 103 4부 만년유택 107 폭설 108 나무와 잎새 사이 110 12월, 선을 넘는다 112 반전 114 구들장 116 산수유 열매 118 사금파리 120 6인용 식탁 122 단절 124 은쟁반 125 빛바랜 별 하나 126 외갓집 128 새벽종 130 · 해설 | 자연의 언어로 쓴 삶의 지혜 133 _ 황정산(시인·문학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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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면 도처에 떠도는 소리와 빛깔들 종이를 받아 들고 지나간 시간의 흔적을 받아 적습니다 햇살 한 줌과 계절을 놓치지 않고 돌아오는 풀잎 하나에도 기적의 순간들이 담겨있습니다 시를 쓰게 하는 만물과 이를 지으신 이에게 감사하며 말이 끌고 가는 미지의 소리를 계속 따라가 보겠습니다 2026년 봄 류기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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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기선의 시는 자연을 삶 속에 끌어들이는 작업에서 시작된다. 모든 생명의 모태인 자연본질을 인식하고 가치화한다. 너무 가까워서 잃어버리기 쉬운 것들을 다시 한 번 챙기고 진솔한 언어로 가꾸어나간다. 풍부한 감성으로 바라보는 시적 대상은 류기선에 의해 닦이고 다듬어져 아름다운 서정시로 태어난다.
그의 시는 아픔과 고독의 시라기보다는 평화와 친화의 시다. 세상의 일들을 밝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부드럽고 안정적인 정서를 읽는 이에게 안겨준다. 깔끔하게 손질된 그의 시를 읽은 독자의 마음은 산사의 풍경소리처럼 맑고 상쾌해진다. “청보리밭/실바람 사이”에서 만들어내는 류기선의 시들은 이렇게 고달프고 허무한 우리의 삶을 위로해주고 격상시켜주고 있다. 편견과 오만과 교활로 오염된 세상에서 피로와 좌절로 절망하는 현대인들은 류기선의 시에서 많은 위로를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 문효치 (시인, 미네르바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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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기선 시인의 이 시집에서 이룬 시적 성취는 자연 의인화의 사용 방식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그는 자연을 인간 감정의 단순 비유로 소비하지 않는다. 갈대, 소나무, 폭설, 단풍잎, 우체통, 새벽종은 각자의 물성을 지닌 채 발화한다. 시인은 그 발화를 듣고 받아 적는다. 이때 인간은 중심에서 한 걸음 물러난다. 신유물론적 관점으로 말하면, 인간은 유일한 행위자가 아니라 다종적 행위자들 사이의 한 접점이다. 이 접점에서 감정이 생기고 의미가 만들어진다. 이 시집에서 삶의 지혜가 설득력을 갖는 이유는 교훈이 인간의 머리에서 추론된 명제를 넘어서서 인간과 비인간의 접촉에서 길어 올린 체험적 문장이기 때문이다. - 황정산 (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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