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페우스는 죽지 않았다』는 5·18 광주에서 시작했으되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한국 전체로, 세계로 자신의 문학을 확장해 온 김준태 시인의 첫 소설집이다. 액자소설 90편으로 이루어진 『이어도를 본 사람은 죽는다』는 작가의 분신인 허만중이 화자로 등장하여 광주와 서울, 미국과 베트남, 베를린 등 세계 곳곳에서 만난 90명의 이야기가 ‘액자 속의 액자’처럼 들어 있는 소설의 형식이다. 과거와 현재, 이곳과 저곳을 종횡무진 내달리는 화자에 의해 인간의 온갖 감정과 살아온 이야기가 담긴 이 소설은 한국 현대사의 『천일야화』라고도 부를 만하다. 『오르페우스는 죽지 않았다』는 1995년 『문예중앙』 여름호에 실린 중편소설로, 1980년 ‘오월 광주’에서 부여받은 상처와 역사적 교훈 속에서 참다운 세상과 절대 공동체를 지양(止揚)해 나가고자 하는 다섯 인물의 역동적 삶의 의지가 오늘과 내일에도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소설집에 실린 두 소설은 광주를 뜨겁게 경험했던, 그리고 이제는 원로 시인이 된 김준태의 삶을 생생히 보여주는 것을 넘어, 오늘날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 혹은 극적인 서사(敍事)로 아름답게 거듭나고 있다. 오르페우스는 단순히 그리스 신화에서 빌려온 인물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표상이자, 사랑과 생명과 평화의 생명체를 가리키는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