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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은이의 말 5
제1부 이야기 시·서정춘 그리운 시간·박정만 13 그리운 형에게·박정만 15 얼마나 더 멀랴·박해석 17 타이프라이터 애인·송재학 18 또 황사·주영만 19 저 50년대!·이시영 20 다리 위에서·조창환 21 책갈피 속에서·한정원 22 대숲에서 지하철 타기·이상인 23 서정춘, 혹은 춘정·위상진 25 서정춘 시인·허형만 26 서정춘 돋보기·김영탁 27 시인이라는 직업·이시영 28 지네·문인수 29 서정춘·문인수 31 막고 품다·정끝별 32 서정춘·상희구 33 다비식·박남철 34 웃고 가는 신발 한 짝·이 경 38 일행독일잔음·이규배 39 또 안경·나기철 40 독자와의 만남·조영일 41 비상금·하종오 42 서정춘·박종국 43 지팡이를 찾다·정진규 44 竹篇을 읽고·박기섭 45 생활의 안쪽 2·장이지 46 옛날 옛적의 백석시집·이만주 48 서정춘 시인이 들려준 옛 이야기·이만주 49 서정춘·박노정 51 푸른 말똥의 시인을 생각하다 1·박광영 52 여기가 이젠 내 고향·이시영 53 서정춘론·이종암 54 텅·나기철 55 겨울과 시·조기조 56 그해 봄 서정춘 만세가 있었네·맹문재 57 금강산 요지경·박제천 59 노시인의 사리·이만주 61 시인 4·윤희환 62 정춘이 아저씨·조계수 63 새·이수원 66 눈보라 속 듣는 말·이상범 67 울음 공경·홍일선 68 제2부 시 이야기·서정춘 들국화처럼 늦게 핀 새하얀 ‘시인의 꽃’·이문재 71 혹독할 정도로 언어를 엄격하게 다루는 시인·안도현 77 無碍와 劍制·박주택 79 30년 만에 첫 시집 낸 서정춘 형님께·이시영 82 7월의 거울·이숭원 83 작으나, 질량은 큰 시, 33편·김혜순 84 이 수다스러운 시절·김화영 86 고향이란 밥 먹여주는 곳·김재홍 88 박용래의 시적 분위기를 떠올리게 하는·남진우 90 서정춘 선생님께 올리는 서신·하종오 92 서정춘을 읽다·조정인 96 어떤 시가 잘 쓴 시입니까··김광일 100 고향을 기준으로·맹문재 101 전라도에 정춘이 있다·김성동 102 물 건너온 종의 깽깽거리는 것·장석남 110 시인의 고향은 아무래도 남쪽·장철문 112 오리 두 마리, 2럼2럼 건너가네·권혁웅 114 좋은 시, 시적 경계선을 밀고 나가기·나민애 116 극약 같은 짧은 시·천양희 118 혓바닥뿐인 생이라니!·장석주 121 마부였던 “마흔 몇 살” 아버지가·오민석 122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달력·안도현 123 서정춘의 시에 관한 평론 목록 125 제3부 시인 이야기·서정춘 화보 131 아, 용꿈·서정춘 158 시인 연보·윤길수 1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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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형에게」
-서정춘 형 박정만 형님, 저도 이 가을이 그립습니다. 저 화단에 피어 있는 국화도 보고 마지막 산그림자도 보고 싶습니다. 형님, 언제나 끝없는 저 먼 길을 가고도 싶습니다, 형님. 동양으로, 동양으로 가고 싶습니다. 가다가 눈이 아프면 그런 날 밤에는 별을 보지요. 저쪽 어딘가 천 년 전에 살던 사람이 지금도 살고 있다는데요. 그때에 살던 마을이 있다는데요, 형님. 그 사람들을 만나면 나도 이렇게 전하겠어요, 형님. 천년 후에 나도 살아가고 있다구요. 그 다음 사람도 기별을 전할 터인데 그 기별 한 자, 나는 일자무식이라고요, 형님. 「시인이라는 직업」 이시영 금강산에 시인대회 하러 가는 날, 고성 북측 입국심사대의 귀때기가 새파란 젊은 군관 동무가 서정춘 형을 세워놓고 물었다. “시인 말고 직업이 뭐요?” “놀고 있습니다.” “여보시오. 놀고 있다니 말이 됩네까? 목수도 하고 노동도 하면서 시를 써야지……” 키 작은 서정춘 형이 심사대 밑에서 바지를 몇 번 추슬러올리다가 슬그머니 그만두는 것을 바다가 옆에서 지켜보았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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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은이들은 이 기념집을 두고 “생존 시인 가운데 여러 문인들로부터 오랜 시간을 두고 이렇게 많은 시를 받은 시인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말하면서 “그렇게 차곡차곡 쌓인 글들을 갈무리한 것일 뿐인 이 ‘시인 서정춘의 등단 50주년 기념집’은 말하자면 저절로 이루어진 ‘기념비’”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이 기념집은 어떤 문학적 혹은 문학사적 의미부여와는 멀긴 하지만, 한 원로 시인에 대한 마음에서만큼은 다양한 경향의 문인들이 한데 어울려 있다는 점에서 강렬한 눈길을 잡아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예술인들에 대한 넘쳐나는 ‘거창한’ 기념들에 비하면 작고 소박하기만 하다. 그러나 많은 동료 문인들로부터 받은 ‘헌정시’는 확실히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살 만한 영광이자 축복이다. 이런 기념 작업이 어떤 작위적인 의도가 없이 저절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이 책은 한국문단사에서 매우 아름다운 광경 중 하나로 회자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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