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의 장에서조차 ‘매드’는 여전히 낯선 이름이다. 미쳐버린 퀴어들이 커뮤니티를 조용히 떠나는 현실을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다면, 그리고 제정신으로 죽어야만 애도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부당하다고 느낀다면, 이제는 인권운동 역시도 매드스터디와 만나야 할 때다. 이 만남은 우리가 어떤 퀴어 경험에 주목할 것인지를 알려준다. 우리는 교도소와 병원, 시설에 수감된 퀴어가 왜 거기에 있는지 비로소 질문하기 시작한다. 매드스터디가 출현할 수 있었던 교차성의 정치, 탈식민의 정치, 다중쟁점 정치의 토대 위에서, 서로 다른 운동의 언어와 문제의식이 만나고 부딪히며 각자의 경계를 넓힌다. 강제 치료와 강제 수용이 정상화된 사회에서 퀴어는 영원한 타자로서 저항해야 할 테다. 이 책이 무기가 되길.
- 나영정(타리) (퀴어 활동가,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