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34
카이라는 자신을 향해 미소짓는 웨이트리스 곁을 지나, 자신의 이름을 모르는 식당 손님들 사이를 지나 성큼성큼 걸어갔다. 보도를 가득 매운 인파 속으로, 자신들 바로 곁에 걸어가는 괴물의 존재를 망각한 채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다음번에는 누구를 죽일지 결정하는 기계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채로 웃고, 음악을 듣고, 말다툼하고, 소리 지르는 사람들 속으로.읽으면서 영화의 연출들이 머릿속에 자연스레 떠올랐다 소재가 소재인 이유도 있겠지만 어디선가 봤을법한 장면을 구현해내는 문장력이 좋다 완독하진 못하고 몇 편의 단편만 읽었는데 시간이 나게 된다면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천천히 다시 읽고 싶다 그 전에 작가의 대표작인 종이 동물원을 먼저 읽어야 할 것 같다 sf 에 대한 지겨움을 깨준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