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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기매운탕10월 스무아흐레, 남도의 단풍은 아직 들지 않았다. 계집아이 귀빝머리만큼이나 될까. 약 올리듯산기슭 아랫부분만 불그레하다. 갓길에 차를 대고 단풍잎 하날 주워보니 군데군데 먹 점 같은 게박혀 있다. 공연히 언찮아진 심사를 다독이며 장성으로 향했다.--------------------- ----------------------------- -----------------------------두툼한 메기 살은 담백했고, 들깻가루를 푼 매운탕은 맛이 깊었다. 메기를 품은 채 푹 무른 무시래기가 일품이다.값비싼 채소와 수제비, 라면 사리도 없이 오로지 자연산 메기로 승부하는 집. 조리법 좀 가르쳐 달라 청하니메기를 손질해서 팔팔 끓이면 된단다. 그게 정부다. 본래 말투인 듯했다. 이러면 글이 무력해진다.수많은 공정이 들었음 직한 잔 손질을 무無로 만들어 버리는 저 말. 집에서 뭐 했냐 물으면 아무것도 안했다는대답과 다르지 않다. 뺄래와 청소, 다림질, 심지어 장독까지반들반들 닦았는데도 표가 나는 일이 아니기에그냥 놓았다고 답하던 우리네 어머니 말씨와 닯았다. 붇는 만큼 딱 고 만큼만 답한다.--------- ------------------ ----------------------------- -----------------------후식으로 나온 살캉살캉한 단감을 씹으며 길 끝에 있는 용홍사로들어선다. 삼국시대부터 있었다는 이 절은백양사의 말사 가운데 하나. 숙종 19년, 궁녀 최씨가 이곳에서 기도한 뒤 영조를 낳았다는 설이 있다.산물 아래 부도 일곱 기를 본뒤 자박자박 돌계단을 오른다. 용구산 자락에 겸손하게 들어선 대웅전의 처마가다정하다. 이런 데서 낮남이나 한숨 잤으면, 산신각 쪽마루에 앉아 주는 듯 해바라기를 하다 내려왔다.백양사 단풍을 보러 왔다가 용흥저수지를 보고 담양 떡갈비를 쓰려다 메기매운탕을 쓰는것.이런 게 인생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