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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만 끼리끼리 먹는
이현수이정웅 그림
난다 201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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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에세이 top20 7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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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작가의 말 8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감잎초밥 & 충북 영동의 감잎초밥 13
고사리조기찜 19
뜬비지찌개 & 발효비지 25
가죽자반 & 가죽장아찌 32
종가의 부추김치 38
진달래화전 44
콩죽 & 쑥콩죽 50
LA 다운타운 동파육 56
두릅산적 & 두릅장아찌 61
보리굴비 & 보리고추장굴비 67
영계백숙 & 치킨수프 73
올갱잇국 80
국수 & 대구 누른국수 86
청양고추멸치비빔장 93
옹심이메밀칼국수 99
메기매운탕 105
명태회막국수 111
해물찜 & 불곰탕 117
프랑스식 후식 소르베 & 숭늉 124
메인 요리 & 사이드 요리 131
MIT 공과대학 기숙사의 배추전 137
장터국밥 143
옛날 부추전 149
들깨미역국 155
불고기 161
갱시기 & 갱죽 168
추풍령 감자탕 174
짱뚱어탕 181
간장게장 187
복백불고기 193
굴깍두기 199
우거지된장국 205
모둠전전골 211
송화다식 217
쌀강정 & 뽀빠이강정 223
도렐 커피 229
목장우유 235
교동시장 깐 소라 241
무말랭이밥 247
냉이호박고지강된장 253
병어조림 259
우메보시주먹밥 265
피시타코 271
그린커리 277
족발냉채 282

저자 소개 2

라디오 구성작가로 일하다가 1997년 제1회 문학동네신인상을 받으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송순문학상, 한무숙문학상, 무영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토란』 『장미나무 식기장』과 장편소설 『사라진 요일』 『나흘』 『신 기생뎐』 『길갓집 여자』 등이 있다. SBS 드라마로도 제작된 『신 기생뎐』은 프랑스, 독일, 러시아 3개 국어로 번역 출간됐으며, 2015년 프랑스 르몽드에 리뷰가 실리기도 했다. 문단에 요리 좀 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틈틈이 요리와 책, 삶에 관한 폭넓은 칼럼을 썼다. 이 책은 조선일보에 2년간 연재한 요리 칼럼을 모은 글이다. 그동안 눈앞의 산해진미에 홀려
라디오 구성작가로 일하다가 1997년 제1회 문학동네신인상을 받으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송순문학상, 한무숙문학상, 무영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토란』 『장미나무 식기장』과 장편소설 『사라진 요일』 『나흘』 『신 기생뎐』 『길갓집 여자』 등이 있다. SBS 드라마로도 제작된 『신 기생뎐』은 프랑스, 독일, 러시아 3개 국어로 번역 출간됐으며, 2015년 프랑스 르몽드에 리뷰가 실리기도 했다.

문단에 요리 좀 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틈틈이 요리와 책, 삶에 관한 폭넓은 칼럼을 썼다. 이 책은 조선일보에 2년간 연재한 요리 칼럼을 모은 글이다. 그동안 눈앞의 산해진미에 홀려 전통 음식을 홀대하진 않았는지, 이대로 가다간 그 맥이 끊길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향토 음식 조리에 관한 기록을 작정하고 남겼던 참이었다. 최근 음식의 간이 점점 짜진다는 아들의 평가에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해로 꼭 예순 해를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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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정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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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책 읽기를 좋아하나 책 표지에 그림 그리는 걸 더 즐기는 편이다. 국내 많은 작가들의 소설 표지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368g | 124*188*20mm
ISBN13
9791188862276

책 속으로

무주댁은 우그러진 양은 냄비에 고사리조기찜을 자작자작 잘도 끓였다. 깊은 밤 베개를 안고 무주댁의 집으로 숨어들면 물큰하게 풍기던 술지게미 냄새. 젓가락으로 바른 조기의 연한 살점을 고사리로 휘휘 감아 내 입으로도 한 숟갈 쏙, 당신도 술안주로 한 숟갈 쏙.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 홀로 부르는 무주댁의 기나긴 노래에 별도 달도 숨죽이던 그 밤들. --- p.21~22

꼭 이맘때, 학교 파하고 집에 오면 뚜껑이 닫힌 연탄불 위에서 뜬비지찌개가 은근하게 끓고 있었다. 봄동겉절이와 달래무침 등 봄나물 일색인 식탁에 뜬비지찌개를 올리면 별안간 밥상이 수런거리며 그들먹해진다. 뜨거운 밥에 봄동겉절이를 넣고 찌개를 훌훌 끼얹어 비비면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른다. 청국장처럼 오래 발효시킨 뜬비지는 생비지보다 부드럽고, 고소한 콩비지의 향이 봄나물의 풋내를 잡아주기 때문에 뜬비지찌개는 초봄에 어울리는 요리일 뿐만 아니라 소화에도 그만이다. --- p.27~29

그날 설거지를 도우며 노종부의 갈퀴 같은 손을 봤다. 작가의 필력이 무르익으면 설렁설렁 써도 글에 윤기가 흐르듯 손맛도 그러하다. 눈 감고 양념을 대강 넣어도 간이 딱딱 맞는다. 나는 그걸' 간의 신'이 내린 손이라고 표현한다. 그런 손은 항상 물에 불어서 울퉁불퉁하고 못났다. 고운 손을 가진 사람이 요리를 잘한다고 하면 그건 100퍼센트 거짓말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 p.42

일이 꼬일 때나 글이 풀리지 않을 때면 시골에서 올라온 콩을 쟁반에 들이붓는다. 식탁에 앉아서 고요히 콩을 가리면 인생사 여러 길섶을 가만가만 더듬는 것 같다. 올콩과 썩은 콩, 되다 만 콩을 하나하나 분류하는 은밀한 시간. 그러다보면 막힌 곳이 힐끗 보이기도 한다. --- p.52

이맘때 먹기 좋은 보리굴비를 한 두름 사면 쌀뜨물에 두 시간 정도 담가 염분을 빼야 된다. 찜통 속에 물과 청주를 넣은 후 찜기에 25분~30분 정도 찐다. 노리끼리한 굴비 기름이 흐르기 때문에 일회용 여과지나 무명 보를 깔고 찔 것. 갓 찐 보리굴비는 목장갑을 끼고 꼬리 부분을 잡아당기면 북어포처럼 살이 한 번에 쭉 찢어진다. 뜨거울 때 살과 뼈를 분리할 것. 보리굴비는 찜통에 쪄도 껍질이 까슬까슬하게 일어나고 살점이 쫀득해 입맛을 돋운다. 얼음을 넣은 녹차나 찬물에 만 밥과 함께 먹거나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일미다. 깨가 박힌 굴비 머리도 버리지 말고 오도독 씹으면 고소하다. --- p.71

꼭 이맘때부터 8월까지, 들판에서 일하던 마을 사람들은 밤이 되면 삼삼오오 새다리 밑으로 모여들었다. 칭얼대는 어린것에게 젖을 물린 아낙은 긴긴 숨을 토해내며 그 밤에야 등을 곧게 폈고, 사내들은 손전등을 켠 채 냇물에서 올갱이를 훑으며 하루의 땀을 씻었다. 올갱이는 야행성이라 밤이면 돌 틈에 새까맣게 붙어 있다. 뜨거운 쑥불에서 불티가 날고 반딧불이의 분주한 짝짓기가 시작되면 냇가에서 첨벙거리던 아이들이 돗자리로 몰려든다. 커다란 가마솥에선 이미 올갱이가 삶기고 있다. 새파란 입술로 오돌오돌 떨며 까먹던 올갱이의 고소하고 아릿한 맛, 1급수에서 서식하는 청정한 올갱이에서 우러나던 푸르스름한 육수, 가끔 씹히는 수제비의 쫄깃한 식감. 너나없이 올갱잇국에 밥을 말아 후후 불며 먹던 여름밤의 성대한 공동체 밤참. 아이들조차' 혼밥'을 먹는 쓸쓸한 시대, 그 맛을 대체할 음식이 세상 어디에 있으랴.

--- p.82

출판사 리뷰

총 45가지 요리가 소개되는 가운데 그 음식들의 면면들을 후루룩 살펴보자니 감잎초밥, 고사리조기찜, 비지 요리, 가죽 요리, 부추김치, 진달래화전, 콩죽, 동파육, 두릅 요리. 보리굴비, 닭 요리, 올갱잇국, 국수, 청양고추멸치비빔장, 옹심이메밀칼국수, 메기매운탕, 명태회막국수, 해물찜, 불곰탕, 소르베, 숭늉, 배추전, 장터국밥, 옛날 부추전, 들깨미역국, 불고기, 갱시기, 추풍령 감자탕, 짱뚱어탕, 간장게장, 복백불고기, 굴깍두기, 우거지된장국, 모둠전전골, 송화다식, 강정, 도렐 커피, 목장우유, 깐 소라, 무말랭이밥, 냉이호박고지강된장, 병어조림, 우메보시주먹밥, 피시타코, 그린커리, 족발냉채 등등이다. 익히 아는 음식도 있을 것이고 난생 처음 들어보는 음식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반가움에 입맛을 다시게 하는 음식도 있을 것이고 호기심에 검색하는 손가락을 분주하게 만드는 음식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작가 이현수의 잦은 경험과 진정한 되새김으로 그 깊고 진한 맛이라는 정통성이 너무나 확고히 증명된 음식들이라는 거! 특히나 먹고살기 위해 우리가 먹고 살아온 음식들, 그 면면들에 얼마나 관심을 가졌었나 하면 너무 무관심했던 건 아닌가, 반성과 후회와 안타까움과 아쉬움에 그 안팎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꺼내놓는 작가의 사연과 감상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 바, 나도 모르게 접어대는 페이지들로 제법 뚱뚱해진 이 책을 막바지에는 마주하게도 될 것이다.

글줄에서 입맛을 돌게 하는 힘, 이는 작가 이현수만의 고유한 힘일진대 와중에 이 글들을 남기고자 했던 애초의 의도에서 그 진정성마저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그동안 눈앞의 산해진미에 홀려 전통 음식을 홀대하진 않았는지, 이대로 가다간 그 맥이 끊길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향토 음식 조리에 관한 기록을 작정하고 남겼던 참이었다니 말이다. 이현수는 요리마다 그 시절에 얽힌 기억과 인연을 재료삼아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으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입맛을 절로 다시게 하는 문장을 따라 우리 식탁 풍경을 여행하다보면 어느새 요리가 곧 인생이라는 작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몸살처럼 생각나는 엄마표 요리에 이정웅 화가의 담담한 색채가 그리움을 더해주기에 충분하다. 팁이라면 전국 각지의 소박하면서도 정통인 맛집들을 군데군데 소개하고 있다는 거, 찾아가보면 나만 알고 싶은 보물이다 할 집들이 맞더라는 거, 표시해가며 찾아먹는 그 맛 또한 이 책이 주는 덤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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