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인류학과 교수. 의료인류학자로서 중국과 한국의 자살, 우울증, 재난 트라우마와 같은 정신질환 및 사회적 고통의 지역적 맥락과 사회문화적 관련성을 파악하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또한, 국가, 의료전문가 및 NGO의 개입 방식이 사회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왔다. 저서로는 『펑롱현 사람들』, 『아프면 보이는 것들』(공저), 『세월호가 묻고 사회과학이 답하다』(공저), 『고잔동 일기』(공저) 등이 있다.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치료사로 오랫동안 환자 개개인을 만나온 저자가 이 책에서는 공동체와 사회를 이야기한다. 그 전환만으로도 이 책은 특별하다. 저자는 불안과 우울, 수치심을 개인의 병리로 환원하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관계가 만들어낸 것이라고 주장한다. 개인의 치유와 공동체의 회복이 결국 하나의 과제임을 이토록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책은 드물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정신적 고통을 바라보는 당신의 시선은 이미 달라져 있을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누구도 쉽게 심판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모두가 최선을 다하지만, 그 최선은 때로 서로 엇갈리고 충돌한다. 저자는 그 복잡성을 성급한 결론으로 봉합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과 제도, 돌봄과 책임이 교차하는 현장을 끝까지 붙들며,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근원적으로 묻는다.”
제가 혼자 있으면서도 외롭다고 못 느끼는 이유는 아마도 늘 책을 읽기 때문 아닐까 해요. 저는 이틀에 한 권 정도는 책을 읽는 편인데요. 책을 보면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잖아요. 저는 실제 현실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것보다, 책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더 흥미를 느껴요. 그들이 제 삶의 동지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또 음악이 있죠. 저는 어릴 때 음악을 전공하려고 했을 만큼 음악을 좋아하는데요. 음악에 빠져 있다 보면, 외로움이 그렇게 감미롭게 느껴질 수가 없어요. 잔잔한 선율을 타고 외로움이 함께 춤을 추는 것 같아요. 13장 검고 단단한 덩어리나는 외롭지 않다고 말하는 윤하가 조만간 꼭 친구를 사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외롭지 않다는 그의 말이 왠지 진실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친구 두서넛과 함께 재잘거리는 그의 모습을 상상해 보니, 훨씬 더 아름답고 환하게 빛나 보였다. 250
우리가 쉽게 '외로움'이라고 부르는 감정이 사실 한 가지 모양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각자 겪고 있는 외로움은 그 사람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모양과 색깔을 띠고 있었다.이 책은 외로움의 경험 자체를 다룬다. 외로움이란 도대체 어떤 감정이고, 어떤 상황에서 발생하게 되는 걸까? 외로움을 느낄 때, 우리 마음속에서는 어떤 감정과 사고의 물결들이 요동치는 것일까? 그리고 우리는 자신의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시도나 노력을 하고 있을까?외로움의 모양과 색깔에 관심을 기울이면, 외로움이 무엇이며 우리가 외로움을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