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놀이(play)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상상해 보자. 제일 먼저 생각나는 장면은 아이들이 별 이유도 목적도 없이 잔디밭을 뛰어노는 모습이다. 가장 자유로운 ‘놀이’의 모습이다. 5만 관중 아래 펼쳐지는 월드컵 축구 경기가 생각나기도 한다. 여기서의 ‘play’는 규칙에 맞춰 경쟁을 하거나 승패를 가리는 광경이다. 아이들의 뛰어놂과 월드컵 축구 사이에 윷놀이나 골프, 패키지 해외여행도 있을 것이다. 컴퓨터 게임도 그 사이 어디쯤 위치하고. 만약 여기서 이야기가 끝난다면 이 책은 여가사회학에 관한 평범한 교양서로 남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한 발 더 나아간다.
“Playfulness란 무엇인가?”
나는 ‘놀이성’에 주목하는 저자의 시각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믿는다. 저자는 놀이를 특정 매체나 장르에 한정된 활동이 아니라, 세계 안에서 존재하고 표현하고 저항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재정의하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의 노동·교육·디지털 문화 전반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그는 놀이성이 어떻게 기술 시스템의 권위를 약화시키고, 사용자가 다시 표현의 주체가 되도록 돕는지를 보여 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저자인 미겔 시카트(Miguel Sicart)의 이론적 선언문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