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출판인. 생활인. 일상의 작은 이야기를 쓰고 만든다. 한동안 항공사 객실승원부에서 근무했고, 지금은 먼 길을 우회하여 다시 꿈꾸는 삶으로 돌아왔다. 저서로는 『흘러간 시간에 기대어』 『사랑하는 일로 살아가는 일』 『조용한 하루』 『사랑의 장면들』 『순간을 잡아두는 방법』 『깨지기 쉬운 마음을 위해서』 『아무 날의 비행일지』 『긴 작별 인사』 『우리는 서로를 모르고』 『진부한 에세이』가 있다.
사람에게서 위안을 찾는 것보다 홀로 마음을 다스리며 메모를 기록하는 편이 정신의 안정과, 변화의 수용에 도움이 된 듯하다. -메모는 내가 할수 있는 유일한 애도의 방식겨울다시, 겨울그리고, 봄슬픔에 젖은 사람들로 가득한 버스가 흩날리는 눈발을 가로질러 새하얀 침묵의 세계로 나아간다어제까지 무슨 일을 겪은 것인지 생각과 감정이 마비되어 온전히 작동하지않는다전염병 시대
기록의 형태와 깊이도 세월을 따라 날마다 변한다. 꾸준함도 중요하지만 무엇이든 강박이 되면 자신을 갉아먹는다. 기록과 조금 멀어졌다는 이유로 불안이 엄습하는 걸 보면 나 또한 기록을 즐거움보다는 강박으로 다뤘던 게 아닐까? 언제든 마음의 준비가 되면 다시 나만의 시선으로 기록을 시작할 텐데. 구태여 찰나의 공백을 나태함으로 몰아세울 필요까지는 없을텐데. 나 자신을 조금
나는 여전히 창작물들에 흠뻑 취해 있고 취향도 점점 확고해지고 있지만 어쩐지 너무 적당히만 사는 느낌을 받는다. 얼마든지 전속력으로 달릴 수 있는데 자꾸만 누군가 뒤에서 밧줄로 잡아끄는 기분이랄까. 소란스럽지 않고 정적인 건 20대 때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지금은 단지 정적이기만 하다. 삶은 분명 안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아무런 생동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비록 생활의 반경은 비좁은 삶이지만 누군가 그것을 침해하려 한다면 저는 모든 일을 제쳐놓고 반경 안의 생활을 철저하게 지켜냅니다. 누군가 저를 지나쳐서 저 멀리 앞서가는 일에는 전혀 개의치 않지만 만약 누군가가 제 반경을 침해하고 관통하면서까지 앞서가려 한다면 그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사람마다 각자의 삶의 방식이 있다는 건 인정하지만 그것 또한 상대방에게 피해를
아무런 계산없이 사랑에 빠지는 일이란 오직 이성간의 낭만적인 사건이라 믿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나는 다시 글쓰기를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이유는 없지만 사랑하는 일. 목표는 없지만 계속하는 일. 글쓰기를 향한 나의 마음을 이보다 더 자세히 설명할 방법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