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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감래. 제일 싫어하는 말이에요. 힘들고 나서 즐거운 일이 오면 무슨 소용이에요. 이미 어마어마하게 신경 쓰이고 힘들었는데. 엄마한테서 내가 고진감래가 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요.”“하지만 쓴 것 다음에 오는 단 것은 매우 달지. 아홉 번 태어나 죽은 고양이조차도 고생 끝네 오는 재미가 달콤해서 가끔 더 살고 싶어 하고 말이야.”두 번째 챕터 <신의 정원>에 나오는 대사들이다.고진감래. 고생 끝에 낙이 온다.너무 흔히 쓰여 익숙하다 못해 지겨운 느낌까지 드는 사자성아와 속담이다.그런데 이 책을 이 챕터를 읽으면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힘듦이 너무 커다랗고 오래돼서 설령 그 끝에 즐겁거나 달콤한 일이 온다고 해도 마냥 좋을 것 같진 않다.‘드디어!’ 라는 말 대신, ‘이제야 겨우…‘라는 말이 나올 것 같다.일본에서 차를 마실 땐, 달콤한 화과자를 먼저 먹고 쓴 말차를 마신다고 한다.이유는 단순하다. 쓴 말차의 맛을 달콤한 화과자로 중화시키기 위해.차를 더욱 기분 좋게 들기 위한 먹는 순서인 건 안다.두 번째 챕터의 주인공인 ‘정원‘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엔 조금 다른 생각이 든다.말차의 쓴맛을 온전히 느끼고 음미한 뒤에, 달콤한 화과자를 먹으면 어떨까.그러면 같은 화과자라도 이 방법으로 먹은 화과자가 더욱 달콤하게 느껴질 것이다.이게 고진감래, 고생 끝에 낙이 온다를 적절히 표현한 것 같단 생각이 든다.같은 즐거움, 달콤함이라도 늘 상 있는 일에 찾아오는 것과 힘들고 고생한 일 뒤에 찾아오는 건 다르다.고된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와 늘 상 먹는 밥을 먹을 때를 생각해봐도 그렇지 않은가.밥이 이렇게 달콤했던가 싶은 날은 있을테니.삶은 알 수 없어서 언제 달콤함과 즐거움이 찾아올지 모르지만, 처음부터 내겐 오지 않을 거라고 와도 의미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스스로 힘듦에만 몰고 가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리딩스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