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곤 시인의 시를 읽으면 시인의 살아온 길이 보인다. 어디에서 어떤 사람과 어떻게 살아왔으며 어디를 다녀왔는지 그가 살아온 길을 어렴풋이나마 더듬어 볼 수 있다. 그것은 그의 시의 모티프가 일상의 체험에서 비롯됨을 말해준다. 그의 시에는 발길이 닿았던 곳, 이름난 장소, 문화재, 자연물, 음식 등 일상에서 만나는 사물이나 자연현상이 빈번히 나타나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이를 바꾸어 말하면 누구나 만날 수 있는 대상에 대해 그는 시적 상상력을 통해 사유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리라.
필자가 알고 있는 김 시인은 말이 없는 사람이요 조용한 사람이다. 그 말 없음의 시간에 그는 감각으로 받아들인 외부 세계를 내면에서 시적 상상력의 작동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시작 태도가 “밥 한 숟갈 먹고/달 한 번 쳐다보고/달 한 숟갈 먹고/밥 한 번 쳐다보고”(「월식」)와 같은 절창을 낳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