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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우리는 육 주간의 고된 훈련을 마친 뒤 자신의 군복에 이등병 계급표를 스스로 바느질하게 되었다. 수료식날 정오가 되자 군용품을 가득 욱여넣은 더플백을 메고 모래 먼지가 풀풀 날리는 연병장으로 모여들었다. 폭염주의보가 내린 와중에 땡볕 아래에서 한 시간 가까이 훈련소장의 훈화를 들었지. 애국가를 사 절까지 열창하는 것을 끝으로 그동안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동기들과 마지막으로 인사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그 때 빡빡머리의 훈련병들은ㅡ검붉게 그을린 얼굴에 꼬질꼬질했던 남자들은ㅡ 서로를 흘끔거리다가 하나둘씩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누가 처음으로 울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그들 사이에서 눈물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갔다. 나는 그토록 많은 수의 성인 남자가ㅡ칠백 명쯤 되었다ㅡ울음소리를 내며 서로를 부둥켜안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물론 예외는 있었다. 얘네 왜 이래? 하면서 그 광경을 멀뚱히 지켜보기만 하던 이들. 나도 그중 하나였다). 당시에 그들은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린 채 서슴업싱 흐느꼈고, 그 와중에 펜과 수첩을 꺼내 연락처를 교환했다. 첫 휴가를 나가서 꼭 다시 만나자고, 자대에 가서도 소식을 나누자고 몇 번이나 다짐했다. 그렇지만 내가 알기로 첫 휴가ㅡ백일 휴가ㅡ중에 훈련소 동기를 만났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 "미쳤냐 걔들을 왜 만나." ... 하지만 나는 훈련소에서 그들이 흘린 눈물은 진짜였으리라 생각한다. 그 모습을 직접 목격했던 사람으로서, 적어도 당시에는 모두가 진심이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다시 만나지 않았다. 누구도 서로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인간은 왜 그럴까, 생각하다보면 자연스레 내가 지닌 모순에 대해서도 되짚어보게 된다. 나 역시 내가 왜 그랬는지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더러 있으니까. 살다보면 누구나 그런 일을 겪는다는 걸 알게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