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 내가 아닌 다른 존재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 다른 존재가 동물일 경우에는 더욱 어렵다. 이는 종에 따라 세상을 느끼고 받아들이고 대처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간 중심의 세상에서 동물이 감수해야 하는 모든 것들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어리고 예쁜 동물을 ‘반려용’으로 사고파는 것이, 어디서 어떻게 길러졌는지 모른 채 동물을 먹는 것이, 야생동물을 구경하고 만지는 것이 익숙해진 세상에서 우리는 동물을 ‘개별적인 존재’로 생각하기 어렵다. 『동물신곡』은 동물들이 우리를 어떻게 느끼는지 엿볼 수 있는 세계로 안내한다. 책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여러 감정을 느낄 것이다. 강아지 공장에서 친구를 뜯어먹을 수밖에 없었던 개의 사정을 알면 눈물을 흘릴 수 있다. 까치가 집 짓고 살던 곳을 부수고, 고라니의 집을 파괴한 고속도로를 달리는 가해자의 입장에서 마음이 불편해질 것이다. 독자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감정들을 두고두고 기억했으면 좋겠다. 동물도 우리와 같이 ‘느낄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일상에서 염두에 두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동물들에게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다시 생겼을 때, 조금 덜 미안해질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