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김채원은 그리고 그녀의 소설 속 여자들은 곧 ‘나’였다. (…) 삶이 퇴색해가는 것을 너무 일찍 보아버린 그 여자, 성인이 되고 난 후 어린 날 집이 쪽배가 되어 정처 없이 밤 속을 흘러가는 것을 본다. 결국 작가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그 찬찬한 관찰의 내용들을, 삶의 크고 작은 숨결들을 털어놓을 곳은 문학밖에 없으므로. 그 여자는 그렇게, 소설을 쓴다. (…) 허무한 열정에 모든 것을 내어주고 텅 비어버린 그 여자, 망연자실한 그 여자에게 또다른 그 여자가 말을 건다. 사랑이란 ‘상처받을수록 타오르는’ 것이라서 파멸의 위험을 안고 있지만, 심신이 파국으로 달려갈 때 그것을 구원하는 것 역시 사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