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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나 대신 화를 내고, 안타까운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며 위로를 해주는 아저씨가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나의 편이 되어준다는 게 이렇게나 좋은 것인 줄 예전에는 몰랐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사람은 누구나 슬프고 괴로운 순간을 마주할 때가 있다. 외로운 사람에게 슬픔은 바닷속으로 끝도 없이 가라앉다가 끝 내 깜깜한 해저 바닥에 처박히도록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곁에서 위로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바닷속을 헤엄쳐, 결국엔 물 위로 떠오르게 만드는 힘이 생긴다. 아저씨는 내게 위로이고, 구원이며, 떠오를 수 있는 힘이다. 그래서 형우를 이해해 보기로 했다. 나는 아저씨에게 충 분히 위로받고, 이해받았으니······. 당장 찾아가서 따져 묻고 싶었지만, 이렇게까지 해야 할 만큼 상처를 많이 받은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다만 진짜 걱정되는 것은 따로 있었 다. 그것은 나의 존재가 아저씨를 이루는 어떤 것을 갉아 먹어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었다. 한없이 착하기만한 아저씨를 무섭게 변하도록 만든 원인이 바로 나니까. 엉망이 된 집보다 더 충격적인 광경은 아저씨의 모습이었다. 공중에 둥둥 떠오른 채 나를 노려보고 있는 것은 내가 알던 아저씨가 아니었다. 공포 영화에 나올 법한 소름 끼치게 무서운 귀신 그 자체였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나에게 아저씨는 단 순히 귀신이라고 정의 내릴 수 없는 존재이다. 내게는 유일한 빛이고, 위로이며, 가족이니까. 그래서 아저씨를 힘껏 불렀다.아저씨가 나를 알아볼 수 있도록, 아저씨가 자신을 기억할 수 있도록 몇 번이고. 다행히도 아저씨는 내가 알고 있는 모습으로 돌아왔다. 다정하고 따뜻한 눈빛으로 나를 봐주는 유일한 가족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