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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아무도 모른다 잃어 가는 것들 Nineteen’s Kitsch 불을 찾아서 소행성의 기원 쿠키영상 Epilog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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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에게 대답은 필요하지 않았다. 놀이터 그네에 나란히 앉아 시간을 보냈다. 학급 친구들 얘기도 하고, 담임선생님의 첫인상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심각한 표정으로 호루라기를 불며 학생들끼리 붙어 다니지 말라고 아무도 듣지 않을 잔소리를 하던 선생님의 모습도 얘기했다. 아이들에게는 눈에 보이지 않는 코로나의 위협보다 친구를 만난 반가움이 더 크니까. 급식 메뉴에 대해 평가도 했다가, 초등학교 때 놀던 얘기도 했다. 하늘은 완전히 깜깜해졌고, 아파트 가로등이 차례로 켜지는 것을 구경했다. 아파트 창문을 올려다보며 불이 켜진 집을 세어보기도 했다.
---「아무도 모른다」중에서 일주일 만에 학교폭력 전담 기구가 열렸다. 사건이 발생하면 교육청 주관의 학교폭력 대책 심의 위원회가 열리는데, 그곳에 넘길 수 있는 사안인지를 결정하는 사전 단계였다. 물론 전담 기구의 의결은 대부분 학부모의 의사에 따랐다. 학부모가 원하는데도 학교폭력 대책 심의 위원회에 넘기지 않고 그 민원을 고스란히 받을 각오가 되어 있는 학교는 없을 테니까. 담임들에게 화를 쏟아내던 양쪽 학부모는 학교폭력 전담 교사 앞에서는 온순한 토끼처럼 말이 없었다. 자기 아이가 진짜 가해자가 되고, 생활기록부에 기재될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제야 실감이 났을 것이다. 며칠 동안 두 담임을 들볶은 것에 비해 너무 쉽게 학교장 재량으로 사안을 종결하겠다는 서류에 사인했다. ---「잃어 가는 것들」중에서 “전 때로 좀비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어요. 지금 이 카페 밖에는 좀비들이 창궐하는 거예요. 오직 물어뜯으려는 본능만 남은 채, 굶주림에 벌겋게 충혈된 눈을 한 그들이 쫓아오는 거죠. 그럼 우리는 필사적으로 도망치겠죠. 죽기 살기로 도망치는 와중에 살아가는 이유를 찾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그냥 살고자 하는 욕구, 그것 하나인 거죠. 그리고 우리가 필사적으로 살고자 하는 것, 그것이 이미 죽은 자들에 대한 의리이자 예의가 아닐까요?” ---「쿠키영상」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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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세심하고 냉철하게 서술
《잃어 가는 것들》은 김나영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으로 인간과 사회, 그 속에서 관계를 담담하면서도 감성적으로 표현한다. 총 6개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소설은 냉정하고 팍팍한 현실을 꼬집으면서도, 그 안에서 작은 불씨나마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준다. 또한 각 이야기의 리얼리티는 내 주변에서, 혹은 나에게 해당할 수 있는 사소한 스토리지만, 그래서 더 특별하고 공감이 된다. 마치 냉정과 열정, 불과 얼음, 물과 기름 등 전혀 섞일 수 없는 아이러니가 책에 마법을 부리는 듯하다. 6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주인공들의 아픔을 거울삼아 상처받은 자아를 확인할 수 있고, 감정을 공유하며, 상처 입은 마음을 회복하고 다시 첫발을 내디딜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당신의 일상이 무너지고, 파괴되고, 괴롭다고 생각하면 이 책을 통해 위로받기를. 교권 추락, 학교 폭력 등 각기 다른 아픔을 여섯 가지 이야기로 해석 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임과 동시에, 그들이 겪는 평범하지 않은 일들에 관한 이야기다. 코로나 여파로 줌 회의를 하며 어린 동생과 할머니를 돌보아야 하는 초등학생, 부모의 압박으로 인해 계속 공부에 매달리는 학생, 교권 추락으로 인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등 떠밀려 자기 자신을 잃어가는 교사, 사랑하는 여자가 떠나고 그 여자를 찾기 위해 매일 불 속으로 뛰어드는 소방관, 우울증 환자를 돌보지만 정작 자신이 우울증인 정신과 의사……. 주위에 하나쯤은 있을 법한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심오한 철학적 메시지는 아니더라도, 특별한 것 없는 사람들이 만나 서로를 위로하고 어깨를 내어주며 삶의 가치를 깨달아 가는 기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