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규 작가의 『리벤지 게임』는 범죄소설이다. 시작은 클리셰를 따르지만 갈수록 스케일이 커지고 사건은 복잡해진다. 그러면서도 이야기의 전개가 산만해지지 않고 사건의 얼개가 갈수록 촘촘해진다. 마치 넓게 퍼진 그물이 점차 조여지듯 정교한 플롯으로 수렴해 가는 것이다. 서두의 돌발적인 사건이 다소 작위적이지만 사건의 이면이 드러나면서 소설은 단순한 스릴러가 아닌 우리 사회의 병적인 환부를 비추는 고발문학이 된다. 물질만능주의, 야수성, 폭력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 지점에서 『리벤지 게임』는 싸구려 범죄소설을 뛰어넘는다.
술술 읽히는 문장, 숨 돌릴 새 없는 전개, 톡톡 튀는 대화, 읽는 내내 활자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캐릭터들은 탐스러운 고명처럼 독서욕을 자극한다. OTT와 경쟁해야 하는 요즘 소설에서 ‘재미’와 ‘속도’는 미덕이 아니라 필수다. 『리벤지 게임』은 재미와 속도가 서로를 견인하며 빛의 속도로 몰입하게 만든다. 마쓰모토 세이초의 사회파 미스터리와 켄 폴릿의 호쾌한 스릴러가 합쳐진 것 같은 수작(秀作)이다. 오랜만에 넷플릭스를 따돌릴만한 콘텐츠를 만났다. 그래서 이 가을이 행복하다!
2025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