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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항해
황인규
인디페이퍼 2021.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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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1차 항해
2차 항해
3차 항해
〈2부〉
4차 항해
에필로그
덧붙임

저자 소개 1

2004년 영남일보 - 구미문예대전 대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디고』, 『사라진 그림자』, 『마지막 항해』, 『책사냥』, 장편르포 『신발산업의 젊은 사자들』 등을 썼다. 2002년 CJ문학상, 2019년 해양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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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2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390g | 148*210*14mm
ISBN13
9791189150273

책 속으로

우리의 발버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디스커버리호와 우리 사이의 간격은 점점 멀어졌다. 마침내 디스커버리호는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우리는 노를 놓아버렸다. 아버지는 여전히 꼼짝하지 않고 있었다. 안개가 걷힌 바다는 망망대해였다. 우리는 고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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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위험한 건 유빙이다. 집채만 한, 심지어 우리 배만 한 크기의 얼음덩어리가 우리를 향해 다가오기도 했다. 빙산 사이를 빠져나가는 어려움도 컸지만 조그마한 부빙들이 선체에 부딪힐 때마다 나는 깜짝깜짝 놀랐다. 텅, 타당, 얼음의 크기에 따라 소리는 달랐지만 배의 선창에서 공명되어 올라오는 소리는 하나같이 공포를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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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블리자드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백야 때문에 온종일 뿌옇던 대기가 금세 어두컴컴해지며 몇 야드 앞의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쏴아악, 쏴악, 하는 바람 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세찬 바람에 접어놓은 돛과 슈라우드가 마치 현악기를 연주하듯 이상한 소리를 냈다. 쓰아아악, 마치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았다. 어릴 적 들었던 무서운 이야기에서 귀신이 우는 소리가 이와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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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항해는 북극해를 탐험하는 게 아니라 키타이로 가는 뱃길을 여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번 항해를 겪으면서 북동항로는 상시적으로 얼어 있다는 게 나의 결론이다. 따라서 나는 배를 돌려 북서항로로 가고자 한다. 나는 예전부터 북동항로보다는 북서항로가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이제 북동항로가 불가능하다는 걸 알았으니만큼 북서항로를 개척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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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과 의장용 재료를 반반씩 버린다. 식량은 사냥을 통해서 조달하면 되고, 대피소용 판재가 모자라면 디스커버리호에서 떼어 낸다. 해빙기가 되면 그때 다시 판재를 붙이면 될 것이다. 그래도 배가 안 떠오르면 최후의 수단으로 석탄을 퍼 나른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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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들 몇몇은 괴혈병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리가 붓고 소변은 초록색으로 나왔다. 조금만 부딪쳐도 피멍이 들고, 멍은 한 달이고 두 달이고 빠지지 않았다. 잇몸이 보라색으로 변해 푸딩처럼 물렁물렁해졌다. 조금만 딱딱한 걸 씹으면 이가 빠졌다. 딱딱한 염장고기는 입안에서 오물거리며 몇 시간이 지난 후에야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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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과 결핍, 이 두 가지가 가장 힘들다. 노력이나 의지로 극복될 사항이 아니었다. 혹한이야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결핍은 참을 수 없는 조바심을 내게 만든다. 동료를 의심하고, 간부를 무시하고, 선장에게 대든다. 먹는 것, 입는 것, 잠자리 등에 대한 결핍은 정신을 갉아먹는 쥐새끼였다.

--- 본문 중에

줄거리

영국의 탐험가 헨리 허드슨은 키타이(중국)와 무역로를 개설하기 위해 1607년부터 1609년까지 세 차례의 걸쳐 북극 항해를 한다. 1607년 5월 출발한 1차 항해는 위도 80도 스피츠베르겐섬 부근에서 얼음에 막히는 바람에, 다음 해인 1608년 2차 항해 때는 북위 78도 노바 젬블라 제도까지 갔으나 이곳 역시 얼음에 막혀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1609년 3차 항해는 노바야 제믈랴 제도 부근에서 빙해에 갇혀 겨우 탈출한다.
1610년 5월 그의 4차 항해가 시작되었다. 지금껏 갔던 북동항로가 아니라 아메리카를 향한 북서항로 개척이었다. 탐험선 디스커버리호는 북위 60도의 해협(허드슨 해협)으로 들어간다. 이곳은 아무도 가지 않았던 처녀항로이다. 그러나 허드슨만에서 빙해 속에 갇히고 여름 해빙기까지 혹독한 겨울을 보낸다. 추위와 괴혈병에 시달리며 겨우 겨울을 나지만 그 과정에서 극심한 파벌이 발생해 선장파와 항해장파 둘로 갈라지는데…….

출판사 리뷰

“허드슨 선장의 도전과 모험,
그의 처절하게 아름다운 서사!”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북동항로의 탐험가이자 허드슨강과 허드슨만의 발견자
헨리 허드슨의 탐험기이자 근대 세계를 여는 당시 인류의 도전기!
북극해 차가운 바닷속으로 사라져간 헨리 허드슨의 뜨거운 탐험 기록이 소설로 되살아난다!

* 빙해, 괴혈병, 선상반란, 북극해에서 벌어진 최후
1610년, 영국인 선장 헨리 허드슨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북서항로를 찾기 위해 런던에서 출발한다. 80톤짜리 바크선 디스커버리호를 타고. 탐험선은 그린란드를 거쳐 ‘분노의 바다’를 힘겹게 건넌 후 북위 60도의 해협(허드슨 해협)으로 들어간다. 이곳은 아무도 가지 않았던 처녀항로였다. 그러나 배는 빙해 속에 갇히고 선원들은 괴혈병으로 고통받는다. 그 와중에 선상 반란까지 일어나 결국 허드슨은 아들과 괴혈병 환자 등과 함께 본선에서 내려져 보트에 옮겨 탄다. 그것이 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 한 탐험가의 생애를 리얼하면서도 드라마틱하게
소설 『마지막 항해』는 영국인 항해가이자 탐험가인 헨리 허드슨의 네 차례 북극 항해를 다룬 소설이다.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 영국과 네덜란드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백 년 동안 독점한 대서양 인도양 항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항로 개척에 국운을 걸었다. 헨리 허드슨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북동항로와 북서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했다. 그러나 헨리 허드슨은 실패한 탐험가다. 그는 인생 전부를 걸고 새로운 항로 개척에 뛰어들었다. 4차례에 걸친 도전은 모두 실패하고 마지막에는 비극적 최후를 맞이한다. 그러나 그의 항해는 실패가 아닌 자산으로 남아 후손들에게 엄청난 선물을 안기게 된다. 이 소설은 당시의 상황을 리얼하면서도 드라마틱하게 그리고 있다.

* 탐험기이자 근대 세계를 여는 인류의 도전기
헨리 허드슨의 탐험을 한 개인의 고난과 시련으로 점철된 여정으로만 읽어내면 그것은 물결치는 파도를 보고 대양의 해류를 판단하는 것과 같다. 허드슨의 탐험에는 한 개인의 도전을 넘어서는 16세기 서구 문명의 시대적 정신이 깔려 있다. 인류의 역사는 시간이 갈수록 발전한다는 역사관과 신의 속박에서 벗어나 인간이 자연을 개척하는 인문주의의 큰 흐름이 그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헨리 허드슨은 근대 세계를 보여주는 여러 개의 창(窓) 중에 하나를 연 것이다. 소설 〈마지막 항해〉는 헨리 허드슨의 탐험기이자 근대 세계를 여는 당시 인류의 도전기다.

* 바다를 소재로 한 한국소설의 새로운 나침판
세칭 선진국이라 일컫는 구미권 나라들은 『모비딕』을 필두로 바다를 소재로 한 문학이 하나의 영역으로 굳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들에게 해양이라는 무대는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이었다. 근대 서구문명은 해양 개척이라는 물적 토대에 기반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 사회의 문화적 지형에서 해양을 소재로 다루어진 작품은 매우 빈약하다. 국토의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이고, 세계로 뻗어나가는 코리아 어쩌구 하는 수사는 넘쳐나지만 정작 이를 소재로 한 문화적 성과는 미미하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소설 『마지막 항해』은 비록 서양의 항해가를 다루고 있긴 하지만 해양소설 불모지에서 한국 작가가 집필한 작품으로 문학적 성취와 함께 재미를 동시에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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