켜켜이 쌓이는 시간에 말을 거는 이정숙 시인은 사소한 관찰로 삶의 뒷모습을 깨닫게 만든다. “오늘이라는 작은 상자에 리본을” 묶어주듯 머물렀던 공간과 지난 시간을 엮어서 빛나고 눈부신 과거의 풍경을 뒤돌아보게 한다. 사라지고 지워지는 이미지가 아니라 팽팽한 힘으로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이어준다. 자연과 잡은 손을 놓지 않는 시인은 “다정한 이름을 껴안고” 돌아보면서 점층점강의 “무수한 사연들”로 이어주고, “우리가 꾸는 내일의 보금자리”로 나아간다. 연둣빛 페이지를 넘기며 뜨겁게 뛰는 심장 같은 여름을 지나온 두 번째 시집이다. 탐스럽게 열린 홍시를 베어 물고 내일로 가는 일몰과 함께 아름답게 물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