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한나 시인이 시를 쓰는 방법은 모범적이지만 도달하기 어렵다. 생활에 밀착해서 길어 올린 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그는 삶을 통찰한다. 그리고 시에 디테일을 입힌다. 또다시 삶을 경험하고 시에 마법과 같은 서사를 통과시킨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진정한 시인이 된다. 우리는 그의 시적 작업을 통해 자신의 현존재에 이르는 한 사람을 상상할 수 있다. 이를테면 세계를 이루는 공동 존재 안에서 가장 미세한 떨림을 포착하는 사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시인의 그러한 시적 포착 혹은 작업은 세계로부터 등 돌린 자의 고독과 불안에서 오기보다는 시대적 공통감각을 통해서 온다. 그리고 그 결과로서 보편성을 획득한다. 그의 시적 작업은 정확히 이곳에 위치한다.
시인이 가진 사유의 눈은 사물과 인간과 세계를 꿰뚫고 그의 표현은 적확하다. 시적 이력에 마침표가 없는 시인, 광대한 시공간을 종이에 스미게 만들 수 있는 시인, 그러면서도 위트와 사랑을 잃지 않는 시인으로서의 다음 시편들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