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한낱 감정 앞에서 절대 고상해질 수 없는 거구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 걸 알면서도 왜 자꾸 발버둥 치게 될까.우리는 영원히 흔들린다. 사랑으로 가는 길은 늘 힘들고 험난하지만 그래도 사랑이 이기는 걸 보고 싶어.그렇다면 매일 어지러워도 괜찮다.부서져도 좋아.
꽃무릇은 꽃과 잎이 같은 계절에 나지 않는다. 꽃이 져야 잎이 나오고 잎이 사라 져야 꽃이 핀다. 한 뿌리에서 자라지만 서로를 끝내 보지 못한다. 그래서 붉은 상사화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리워하면서도 닿지 못하는 내 마음도 오래도록 그런 모습이었다. 늘 천 개의 태양처럼 빛났지만 그 빛을 드러내고 싶지는 않았다. 구름을 걷어내어 밝히지 않고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비추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