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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도 눈이 내린다고 했어
소운
여름섬 2026.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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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일렁임

아이스 오렌지 마멀레이드
첫눈에 구름 한 컵
초록 팔레트
조금만 가까워지고 싶어요
쓰다만 봄이 더 좋을 때
무언의 손짓
연록 빛 소원
안녕이 누적된 봄에는
아주 단 마음
하고 싶은 말이 쌓이면

2부 하품

완성되지 않기로 한 마음
고요한 마음이 쏟아질 때
바나나 빛 눈이 내리면
봄에도 눈에 내린다고 했어
Pale Blue Eyes
숨은 오후
남빛 아래 여름 한 입
오래 바라본 창문
파란 레몬 사탕을 입안 가득 물고
물에 담긴 사과
우린 지금 달에 착륙한 거야
여름 속에 안겨서
눈부신 틈에 핀 뭉게구름
숨길 수 없는 마음 앞에서

3부 풍덩

여름에도 눈이 내린다고 했어
살구머핀
시시한 사랑이어도
손톱달
흰 파도
그냥 보내는 겨울 편지
사라지지 않는 소라 등껍질에 담고 싶어
소란스러운 마음을 붙잡고 계속해서 고개 드는 일
어제 네 꿈을 꿨어
눈이 육각형인 걸 알고 있는지 물었다
풋눈
이 마음이 영원하지 않아도

책을 떠나보내며: 나무를 키우는 마음

출판사의 말
하얀 응원
수빈
영주

저자 소개 1

사라지는 말들보다 아무 말 없던 순간이 더 오래 남았다. 불쑥 내민 손, 먼저 닿는 표정 하나, 들키고 싶은 눈빛. 그런 마음에 대해 쓰기 시작했다. 애써 이름 붙이지 않아도 괜찮았던 마음들은 머뭇대던 밤 아래 숨겨두고 싶었다. 『다정한 건 오래 머무르고』 『여름으로 지어진 곳』 『싱그러운 슬픔 안에서』 소운 @esow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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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4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22g | 102*208*8mm
ISBN13
9791198942951

만든이 코멘트

안녕하세요 이 책의 저자입니다.
2026-04-01
오랜만에 신간 소식 전해요. 성큼 다가온 봄 앞에서, 그동안 소란스럽게 품어 두었던 마음을 조금 꺼내 봅니다. 내가 하지 않은 말, 웃을 때 무너지는 눈망울, 잠깐 접힌 이마 사이의 그림자, 발끝에서 오래 맴도는 것들… 나는 늘 여름이라는 흐름 안에서, 조금씩 어긋나는 순간들을 붙잡고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에겐 바다가, 어떤 사람에겐 겨울이 계속 돌아오듯이, 저에게는 비슷한 여름이 길게 이어졌어요. 그 안에서, 이미 굳어 있는 것들을 살짝 흔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보면, 가끔은 한여름에도 눈이 내리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책 속으로

아무리 단단히 무장해 놓아도 그 짧은 눈맞춤 하나로 무너져 버릴 수 있다. 그런 순간이 있다. 어떤 말보다 마음에 먼저 닿는 표정 하나.
마음은 그렇게 미리 허락도 받지 않고 조용히 자라 있다.
--- 「아이스 오렌지 마멀레이드」 중에서

나는 늘 무언가를 남겨둔다. 이 말은 하지 말까, 이 마음은 조금 더 지나고 말할까. 너무 빨리 보여주면 돌아 오지 않을까 봐, 내가 더 많이 건네버린 사람이 될까 봐. 그렇게 마음을 나눠 들고 있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어디까지 내어준 사람인지도 모를 때가 있다.

말하지 않은 마음, 건네지 않은 인사, 조금 더 뒤로 미루어 둔 진심 같은 것들. 가끔은 생각한다. 언젠가는 나도 다가갈 수 있을까. 아무것도 남겨 두지 않고 망설임 없이.
--- 「봄에도 눈이 내린다고 했어」 중에서

꽉 찬 물컵에서 흘러넘치는 한 방울처럼 무엇을 더 하려는 노력은 그만하기로 했다. 묵묵히 지켜보던 물결이 새까만 머리카락마다 잔잔히 퍼진다. 이제 그 파동의 반쯤은 사라졌을 것이다. 깨끗하고 반짝이는 말만 남았다.
--- 「오래 바라 본 창문」 중에서

마음이 열리는 존재를 마주할 때마다 가끔 이런 생각을 했다. 앞으로도 내내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나도 온 마음을 내어주지만, 그 중 내 사랑이 세상에서 가장 작고 조용하기를. 그래야 너를 채우는 모든 것들이 끝없이 커질 테니까.
--- 「Pale Blue Eyes」 중에서

그러면 마음에 하얀빛이 나기 시작한다. 아주 하얗고 투명한 빛. 눈물 묻은 손으로 만져도 색이 변하지 않는 단단한 마음. 눈을 감아도 여전히 보이는 선명한 응원. 그 단단한 응원들을 깔고 앉아 지금 이 자리에 정착하고 싶어진다. 더는 떠돌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마음을 품고.
--- 「하얀 응원」 중에서

돌이 튀어 오르며 흩뿌려지는 순간 바다는 하얀 빛을 띠며 반짝였다. 물 위를 두 번 스치고 또 사라질 때마다 빛이 나를 향해 꼿꼿한 직선으로 날아왔다. 무엇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그 순간 마음 안에 작은 돌이 우수수 떨어지고 물보라가 크게 일었다. 바다는 아무 말 없이 그 모든 장면을 담아내고 있었다.

또 다른 돌이 날아갔다. 바다 위로 튀어 오른 돌이 사라질 때마다 나를 향해 웃었다. 짙은 모습을 감추는 돌의 끝을 오래 바라보았다. 바스스 작은 파문이 번졌다.
너도 봤지.
바다가 하얗게 일어섰다. 아무도 모르게 마음을 품고 있는 내가 그렇듯이 바다도 제 속내를 말하지 않았다.
--- 「완성되지 않기로 한 마음」 중에서

좋아한다고 말하는 일. 계속 모르고 싶어서 또 눈을 감고 선명해지는 마음을 곧 사라질 햇빛에 묶어놓는다. 많은 마음은 부서지는 파도 속에 잘 숨겨 놓고.
--- 「고요한 마음이 쏟아질 때」 중에서

시소에 앉았다 너는 발을 땅에 붙이고 나는 발끝으로 바닥을 밀었다 나는 위로 솟았다가 내려앉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네 쪽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내가 올라가면 너는 잠깐 낮아졌다가 곧 다시 같은 높이로 돌아왔다 왜 가만히 있느냐고 묻자 앉아 있을 뿐이라고 했다

나는 마음을 올려 보았다가 다시 내려두었다 폭 쌓인 눈에 묻어두었다가 햇살 아래 꺼내 말렸다 그렇게 몇 번이나 높이를 바꾸는 동안 너는 가만히 있었다.

--- 「여름에도 눈이 내린다고 했어」 중에서

출판사 리뷰

늘 여름이라는 질서 안에 예외를 들이밀었다.

어떤 사람에겐 바다, 어떤 사람에겐 겨울이 계속 돌아오듯이 내게는 끝나지 않은 여름의 연속이었다. 소운이라는 이름으로 만든 두 여름은 다른 공기를 마시고 있다. 반복이 아닌 축적이다. 이미 굳어 있는 계절 안쪽에서 그 질서를 무너뜨리고 흔들고야 마는 것.

그러다 보면 한 여름에도 눈이 내린다.

추천평

우리의 첫 대화는 각자가 사랑하는 마카롱 가게와 빵집에 관한 것이었고, 두 번째는 죽어가는 할머니에 대한 것이었다. 편지로 주고받은 생생한 삶과 죽음을 나는 종종 꺼내 읽었다. 그것이 주기만 하는 마음, 위하기만 하는 마음에 예기치 않은 빛이 되길 바라며. 일방적인 기도이자 일종의 독백 같은 이 책의 마지막에 나의 작은 기도를 보탠다. - 진수빈 (『계절을 기다리는 마음』저자)
소운은 사랑을 추구한다. '사랑의 관계'가 아니라 '사랑' 그 자체를. 세상에는 사랑밖에 없으며, 마치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의 전부가 사랑이라고 여기는 듯하다. 오랫동안 사랑을 생각하고 그만큼 오래 사랑을 이야기하자 한다. 사랑을 이루려는, 사랑에의 명랑한 열심. 어쩜 이렇게 지치지도 않고 사랑할 수 있나. - 이영주 (『이미 다정한 시간』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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