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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쓰는 작가"나를 쓴다는 건 곧 내면의 나와 독대하는 것이었다." 책에 나의 이야기를 담는 것은 내면의 나를 오롯이 바 라보는 일이었다. 겉모습 뒤에 숨겨진 나의 색을 꺼내 마주하는 시간이었다. 그 색이 짙은 빨강인지, 푸른 파랑인지, 연약한 분홍 인지, 흐릿한 잿빛인지, 혹은 깊은 어둠의 검정인지 가만히 들여다보는 일.글을 쓰는 것은 그렇게 나와 마주 앉아 기록하는 독대의 순간이었다. 때로는 양파 껍질을 벗기듯 나를 하나씩 벗겨 내야 했다.수시로 눈물이 흘렀다. 나를 글로 쓰는 일은 생각보 다 많은 용기를 요구했다. 어떤 날에는 짧은 문장 하나에 아픔이 또렷해졌고, 어떤 날에는 길게 이어진 문장 속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불안과 불편함을 느꼈다.그럼에도 책을 쓰는 이유는 작은 조각들로 어지럽혀 진 내면을 청소하는 일이기 때문이다.혼자 끙끙거리며 감춰 두었던 과거의 상처를 글로 꺼낼 때 쓰라린 약을 발라 현재를 치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치유의 과정은 생각보다 명쾌하지 않다. 때로는 치졸 하고, 때로는 옹졸하고, 때로는 눈물이 펑펑 쏟아지고, 때로는 활기가 넘치기도 한다. 뒤죽박죽된 감정이 제 모양으로 퍼즐을 맞출 때까지 끼웠다가 빼기를 수없이 반복하기도 한다.'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라는 상투적인 말이 통하 지 않는 날도 빈번하다. 까도 까도 따가움에 눈물이 멈 추지 않는 양파처럼 익숙해지지 않고, 주변을 계속 빙 빙 맴도는 기분을 떨쳐내기 어려운 날도 생겨난다.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엄청난 용기로 꺼낸 내면은 반드시 이전보다 가벼워진다는 것이다.그것이 추억이든, 이해든, 동정이든, 사사로운 감정이든 어떤 형태로든 이전보다 덜 아픈 모습으로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