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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ㆍ4
part1 폴폴폴, 날아서 섬으로 간다 폴폴폴, 날아서 섬으로 간다ㆍ14 / 뒷모습ㆍ22 / 생애 첫 템플 스테이ㆍ28 / 먼 그리움이 된 것들ㆍ35 / 아주 오래된 박스ㆍ40 / 멀어져가는 것들ㆍ43 / 스스로 행복해지는 방법ㆍ46 / 마음 충전ㆍ50 / 버텨 잘 살아주길ㆍ56 / 두물머리에서ㆍ61 / 불가해한 힘ㆍ68 / 황홀한 슬픔ㆍ70 part2 세상의 무게를 견디다 선물 같은 사람ㆍ77 / 작은 냉장고가 가져다준 선물ㆍ83 / 아버지 기일 날에ㆍ89 / 엄마와 새우깡ㆍ92 / 별일 없이 아침을 맞고 별일 없이 저녁을 맞이하는 것ㆍ96 / 삶의 무게를 견딘다는 것ㆍ100 / 흐려지는 기억 속에서도 끝없이 부활하는 것ㆍ105 / 내 아이를 위한 기도ㆍ108 / 고독은 나와 마주하는 일ㆍ112 / 마흔 즈음에ㆍ114 / 어린 왕자는 오래도록 내게 말을 걸었다ㆍ122 / 멀리 있는 그리움ㆍ132 / 기회의 꽃ㆍ136 part3 그저 그런 하루 나를 보호하는 소품ㆍ146 / 새로 이사한 동네ㆍ152 / 요리는 사랑이고 행복이다ㆍ155 / 무거움과 가벼움 사이ㆍ158 / 복숭아가 참 달다ㆍ162 / 야! 신난다ㆍ165 / 전업작가ㆍ168 / 내가 놓아주려 하는 것ㆍ171 / 이렇게 봄을 걷는다ㆍ174 / 기억한다는 것은ㆍ180 / 안부ㆍ182 / 12월의 다짐ㆍ185 / 장마ㆍ189 part4 나를 살게 하는 것들 비 온 뒤, 내가 행복한 시간ㆍ196 / 낮은 곳으로ㆍ199 / 끌림이 있는 시골장터ㆍ201 / 선생님께ㆍ204 / 견디기 힘들었던 겨울이 간다ㆍ206 / 4월의 밤, 유난히 박하 냄새가 짙다ㆍ208 / 침묵으로만 설명할 수 있는 일들ㆍ212 / 요란했던 하루ㆍ214 / 삶 그리고 뒤ㆍ218 / 기다려보지 않으면 모른다ㆍ221 / 심플한 삶ㆍ223 / 쓸쓸한 엔딩ㆍ226 / 행복하길 바랍니다ㆍ230 Epilogueㆍ2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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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소금꽃이 투명하게 빛날수록 소금 농사를 짓는 염부는 얼마나 많은 들숨 날숨을 내쉬었을까. 또 얼마나 많은 한숨을 토해냈을까. 바다가 내어주는 만큼만 거두며 살아온 세월, 염부는 욕심내지 않는 소박한 삶을 바다에서 배웠다. 염부의 소금창고를 가득 채우는 건 소금뿐 아니라 물먹은 소금을 대파질하며 쌓아올린 묵직한 삶의 무게였으리라.
--- p.16 지금, 여기, 이 소중한 봄날에 내가 당장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무엇을 희망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한다. 올 때마다 선명한 해답을 쥐여주는 두물머리. 나에게는 소중한 친구이고 든든한 배후이다. 울면서 찾아와 웃으며 돌아간다. 희망은 희망이 낳는 것이 아니라 결핍이나 절망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간절하게 희망을 이룬 사람은 안다. 희망이 얼마나 귀하고 절실한가를. 가장 깊은 수렁에 빠졌다고 생각되는 그때가 가장 큰 희망의 기회라는 것을. --- p.64 인생을 산을 오르는 것으로 본다면 마흔 즈음에는 내가 오를 수 있는 산, 내가 오를 수 없는 산이 분명하게 보인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내가 오를 수 있는 산을 정확하게 선택해야 산을 오르면서 즐길 수가 있다는 것이다. 한곳을 향해 충실히, 더 진실하게, 더 깊게 파고들어야 할 나이가 마흔이다. 그렇게 경험을 바탕으로 완성해야 한다. 그러니까 마흔은 분명 다시 꿈을 꾸거나 꿈을 완성할 나이다. 그 꿈은 아무것도 몰랐던 젊은 시절의 꿈과는 다르다. 그동안 오로지 가족만을 위해 무리해서 ‘죽기 아니면 살기’로 달렸다면, 이제는 느긋하게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가야 한다. --- p.118 오늘 따라 밤은 망각보다 빨리 왔다. 4월의 밤, 유난히 박하 냄새가 짙다. 고통으로부터 당당히 이별하는 오늘. 낮이고 밤이고 비와 눈을 맞으며, 홀로 걷고 홀로 뛰던 나의 발. 그 등에 눈물 한 방울 떨어진다. 조용히 이별했다. 입가로 말간 웃음이 번진다.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부지런히 먹이를 받아먹는 아기 새처럼, 도착할 곳을 향해 나는 다시 일어나 길을 떠난다. 아우성치는 행간의 숲으로. --- p.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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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은 길을 잃는다 해도 좋아
화순 편백숲으로 들어왔다. 휴게소에서 우동 한 그릇을 먹고 정신없이 얘기하다가 양떼 목장으로 빠지는 길을 놓쳐버렸다. 이렇게 목적지를 정해놓고도 길을 잃어 다른 곳에서 마음을 내려놓을 때, 우연히 기분 좋은 발견을 한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화순 편백숲에 들어서자마자 시선을 끈 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있는 편백과 삼나무다. 숲은 웅혼하다. 숲 사이사이로 오솔길이 나 있다. 미려하게 구부러진 흙길도 예스럽고 호젓하다. 길섶에 핀 하얀 개망초의 자태도 신기하다. 눈 닿는 모든 것이 예쁘다. 원래 가고자 한 길이 아니라 할지라도 그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정해진 것에 나를 꼭 맞추느라 힘들었던 일상에서 벗어나 뜻밖의 감정을 만날 수 있는 계기다. 삶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 예상한 대로, 계획한 대로 걸어지지 않는 것이 삶이다. 때로는 길을 잃어 못 견디게 힘들지라도 돌아보면 그것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게 했다. 그러니 이제는 옳은 길, 맞는 길만 찾는 삶에서 나의 길을 나의 속도로 걷는 삶을 살자. 가끔은 정처 없이 길을 잃고, 내게 다가오는 모든 것을 받아들여보자. ◆ 똑같은 하루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하는 힘 그러니까 무모하게 걸어 들어가자. 아직 살아보지 않은 시간 속으로. 최근 몇 년간 많은 것이 나를 괴롭혀댔다. 아무리 애써도 잘 넘어가지 않는 시간과 시간 사이에 서 나는 열심히 발버둥쳤지만 속수무책으로 흔들렸다. 무너져 내리는 마음을 부둥켜안고, 가시밭길을 맨발로 걸었다. 그리고 그 긴 시간을 지나 다시 평온이 찾아왔다. 이 얼마만에 온 평온인가. 별일 없이 아침을 맞고, 별일 없이 저녁을 맞이하는 것이 행복이라는 걸 깨달았다. 버텨내서 다시 살았다. 아니, 소중한 것들이 나를 살렸다. 이제 다시 나를 사랑하게 됐다. 더 단단하게, 더 몰입하며. 삶의 이유가 분명해졌다. 그러니까 잘 살아야 한다. 어제보다 조금 더. 선명하게.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 깊은 슬픔에 빠지고, 바닥으로 떨어져,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을 헤맨다. 그 시간을 견디고 견뎌야 비로소 빛이 보인다. 삶이 내려놓는 빛 한 점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그 모든 것을 기억하고 살아가는 삶은 매 순간 소중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별 일 없이 흘러가는 삶이라도 그 하나하나에 무수히 서려 있는 소중함을 발견하고, 깊이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삶은 무엇보다 단단하고, 무엇보다 선명하다. 그렇게 묵묵히, 천천히 내 삶을 걸어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