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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 7
1장 보험왕 고지의무 위반 … 13 불완전 판매 … 22 MDRT … 30 환수 … 36 2장 연예계라는 낯선 생태계 혼자 하는 숨바꼭질 … 45 펄프픽션 … 54 Boy, you’ll be a man soon … 63 해를 묻은 오후Ⅰ … 76 발상의 전환 … 84 해를 묻은 오후 Ⅱ … 95 상리공생 … 100 해를 묻은 오후 Ⅲ … 118 아는 얼굴 … 123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 … 133 해를 묻은 오후 Ⅳ … 150 3장 백일몽 이상한 나라의 에디s … 159 아나테이너 … 180 해를 묻은 오후 Ⅴ … 190 얼굴 없는 화가들 … 198 외롭고 웃긴 가게 … 220 해를 묻은 오후 Ⅵ … 248 플래툰 … 261 개선장군 … 281 Open Your Eyes … 299 4장 특정 부위·질병 부담보 특별약관 반박 … 319 뱅크 오브 네버랜드 … 340 epilogue … 359 작가의 말 … 3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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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 될 즈음에는 어느 정도 안정된 삶을 살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평범한 삶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이렇게 이루기 힘든 것일 줄이야.” 도민일보 기자 허수영은 우연히 한 중앙일간지에서 〈제일스포츠〉라는 신문을 창간한다는 소식을 접한다. 더 큰물에서 일하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있는 수영에게 고민은 사치일 뿐. 그는 주저 없이 지원서를 넣고, 연예부 기자 경력이 전무함에도 불구하고 예의 그 당당함과 넘치는 열정으로 합격통지서를 손에 쥔다. 이제 날아오를 일만 남은 것이라 자신하고 있는 수영. 하지만 높기만 한 현실의 벽이 그를 가로막는다. 같은 기자 직군임에도 불구하고 연예계라는 생태계는 수영에게 완전히 다른 세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좋은 점도 분명 있었지만, 끊임없이 특종을 찾아 발품을 팔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원하는 답을 유도해내는 일이 그에게는 너무 버겁고 괴롭게만 느껴진다. 잘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쓴 기사는 데스크를 거치면서 자극적인 타이틀이 붙어 예상치 못한 논란을 만들고, 급한 마음에 떠보는 식으로 인터뷰했던 기사는 보도되자마자 확정된 사실이 아니니 내려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애매하게 준비한 기획 기사들은 회의 때마다 반려되기 일쑤. 그렇게 매일 바닥을 치는 자존감을 붙들고 애써 치열하게 살아보려던 수영은 결국 건강 이상으로 브레이크를 밟는다. “나는 가끔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막힐 때면 그 화장실에 가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곤 했다. (……)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내가 아무런 움직임이 없자 갑자기 화장실의 센서등이 탁 하고 꺼져버렸다. 그 순간 문득 한 시절이 완전히 끝나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_본문에서 그렇게 서른이 되던 해, 그는 국제공인재무설계사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삼진생명 보험설계사가 된다. 연예부 기자 생활 동안 쌓인 지인 리스트가 합격에 한몫한 것. 하지만 수영은 선배에게 지인영업은 하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선언한다. 지인을 팔아 영업하지 않고, 혼자만의 힘으로 개척영업에 성공해 보험왕이 되겠다고. 한편 제대 이후 매해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고 있지만 주구장창 낙방만 하고 있는 친구 용수가 수영에게 구인광고 하나를 들이민다. ‘건설현장 노가다 단순노무 실내공사 당일취업 전기공사 설비 생산직. 각종 전자제품 포장업무 등 단순 작업으로 힘든 일 거의 없음. 일급 7만 5천 원’ “구라야, 나 여기 가볼까?” “괜찮아 보이긴 하는데, 뭔가 냄새가 나지 않냐?” “왜, 면접 보러 갔다가 신장이랑 콩팥 떼이고 올까봐?” 무엇 하나 제대로 풀리는 일 없는 먼지 같은 인생. 조급하고 불안한 수영의 마음과는 달리 세상은 잘만 돌아가고, 시간도 속절없이 흘러간다. 과연 그들은 세상 앞에 무릎 꿇지 않고 당당하게 걸어나갈 수 있을까? “우리는 묵묵히 테이블을 접고 손목시계를 다시 라면 상자에 담았다.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뭐라 말을 해야 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무슨 말을 하건 그 말은 바늘이 되어서 터지기 일보 직전인 무언가를 톡 하고 건드릴 테니까. (……) 지금 이 순간은 국가도, 보험도, 아니 그 무엇도 우리를 지켜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나는 가속 페달을 밟았다.”_본문에서 ‘행복하지 않아서’ 직장을 때려치웠다는 말에 다들 놀라지만, 후회는 없다. 세상에 길이 하나만 있는 건 아니니까. 계획대로 되는 일은 많지 않다. 우리 모두 ‘처음’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조언과 충고가 오가는 ‘오지라퍼’들의 세상이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참고사항일 뿐 인생에 정답은 없다. 선택은 책임질 사람이 하는 것. 그렇기 때문에 선택에 대한 책임 또한 오롯이 나의 몫이다. 《우리가 거절을 거절하는 방식》이 수많은 청년소설 사이에서 유난히 빛을 내는 이유는 “삶에 대해 해석하지 않고, 설명하지 않고, 질문도 하지” 않는 대신 “다만 그 시간 속을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영이 도민일보 기자에서 연예부 기자로, 다시 보험설계사로 분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사회적 낙차들―기자 시절엔 대우를 받으며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었던 기업들이 보험설계사가 된 수영을 알아보지 못하고 차갑게 응대하는 장면, 보험영업을 위해 퇴사한 〈제일스포츠〉의 신문을 구입하는 장면 등―은 우리 사회에서 드러나는 민낯을 정면으로 응시하게 한다. 그저 즐거울 거라고 기대했던 이십대는 예상과 달리 지독하게 치열했고, 아름답게 빛이 날 것만 같았던 시간들은 유야무야 흘러가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영은 무너지지 않고 묵묵히 앞으로 나아간다. 이 소설이 우리에게 더욱 유의미하게 다가오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우리가 거절을 거절하는 방식》은 무덥고 습한 여름의 시절을 통과하며 분투하고 있을 수많은 ‘수영과 용수’들에게 잠시나마 시원한 그늘이 되어줄 것이다. “이 소설이 경계에 서 있는 외로운 마음들에게,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그래서 기로에 선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 작가의 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