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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민낯 13
무창포 노을 14
빨랫줄 16
가로등 17
아무거나 18
구두 20
회항 22
서대문 형무소 24
겨울나무 26
고백 28
는개 내리는 저녁 30
전봇대 32
소통 33
길 34
헌혈 36

제2부

이월 39
나이테 40
평범한 것은 그림자를 만들지 않는다 42
배낭 43
철인 3종 대회 44
아내의 실내화 46
호박죽 48
우체국에서 50
보물찾기 51
B동 107호 52
알고 보니 54
섬 55
배부른 청진기 56
거미 58

제3부

TV에서 63
뜬바위 전설 64
어린 아버지 66
유효기간 67
독백 68
존재의 이유 70
아비 71
하얀 나비 72
순례 73
사월 74
칡넝쿨 76
풀 78
글 누에 80
로맨스 82

제4부

그곳 87
등 88
강남 샹그리에 컨벤션 89
컵라면 90
두 종류 아들 92
젖은 길 93
유월 94
이유 96
묵념 97
헌혈의 집 앞에서 98
선재길 오르다 100
정월 초하루 101
아내의 생일 102
문득 103

해설
이병초 느림과 찬찬함에 적힌 변주의 시학 104

저자 소개 1

1962년 전라북도 익산에서 태어나 전주대학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9년 [에세이 문예]에 수필 「손잡이」로 신인상을, 2020년 [시인정신]에 시 「아무거나」로 신인상을 받았다. 수필집 『마음의 다리를 놓다』를, 시집 『말랑한 벽』을 출간했다. 현재 원광중학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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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5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116쪽 | 190g | 128*208*8mm
ISBN13
9788960215597

책 속으로

아무거나


오늘도 어머니는
난 아무거나 좋아
라고 합니다
아무거나는 아무 데도 없습니다
아무거나는 아무 데나 있습니다
어머니의 아무거나는
자식 주머니 아끼라는 마음입니다

얼큰이 국밥을 시켰습니다
어머니는 공깃밥 절반을 뚝 떼어
내 투가리에 넣습니다
자식 걱정도 절반이 따라온 겁니다

겨우 국물 몇 수저 뜨시고는
내 것은 싸 갈란다 하십니다
자식 얼굴 깎이는 줄도 모르고

오늘따라 국밥 투가리로
땀은 왜 그리 쏟아지는지
어머니는 연신 내 땀을 닦아 주기 바쁩니다
예순 다 된 나는 어머니에게
걱정 한 그릇도 떠넘긴 겁니다

내가 나를 꾸짖는 소리로
주인을 불러 남은 국밥 싸 달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오늘도
어머니는 아무거나를 드신 겁니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송태규 시인의 시집 『말랑한 벽』이 출간되었다. 시인은 1962년 전북 익산 출생으로, 2019년 『에세이 문예』 수필 「손잡이」로 신인상을, 2020년 『시인정신』에 시 「아무거나」로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2020년 수필집 『마음의 다리를 놓다』를 출간한 바 있다.
시집 『말랑한 벽』에서 시인은 일상에서 건져 올린 시어를 통해 삶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노래한다. 여기에는 타인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깃들어 있으며, 궁극적으로 관계를 회복하고 자연과의 합일을 도모하고자 하는 시인의 의지와 열망이 내포되어 있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이 가족과의 유대紐帶, 사회적 연대連帶의 가능성을 은유와 상징을 통해 보여 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이번 시집에서는 역설과 모순으로 가득한 세계와의 불화로 인하여 자아의 분열을 겪게 되는 시적 화자가 등장한다. 시인은 혼돈과 무질서의 장을 목도하고 이로부터 탈피하기 위한 방편을 모색한다. 이때 거대 자본으로부터 개인을 보호하고 부조리한 세계와 맞설 수 있는 힘은 인간의 존엄성에서 나오며, 이것이야말로 가장 고귀한 가치라는 것을 깨닫는다.
해설을 쓴 이병초(시인, 웅지세무대 교수)는 이번 시집에 대하여 “그의 시편들은 정제되어 있고, 감정의 잉여 일체를 제거한 시의 보폭은 유정하”며, “눈에 보이는 것, 몸으로 느껴지는 일상의 모습을 억지로 재해석하지 않”으며, “삶에 소속된 불편함조차 오래전에 터득한 서정성의 어법으로 끌어안는다”라고 평했다. 요컨대 시인은 과거를 포용하고 현재를 성찰하고 다가올 미래를 낙관함으로써 단절보다는 결속을, 반목보다는 화합을, 불통보다는 소통의 정서를 이끌어 내어 유의미한 시적 발자취를 남긴다.

추천평

작고 여린 것들에 곁을 내 주지 않고서는, 그 안에 귀 기울이며 마디마디 먼 산빛에 눈을 들어 쓰다듬지 않고서는 스며들 수 없다. 투박한 철인 3종으로 다져진 사내에게 어찌 이다지 따뜻한 사랑의 시가 담겨 있을 수 있을까. “정전되는 당신을// 밝히는 스위치”(「헌혈」)라며 무려 삼백 번이 넘게 헌혈을 하는 그의 가슴에 사랑은 몽실 자라고 있을 것이다.
“그댈 그리다// 눈이 멀었습니다// 보고 싶은 마음이// 점자를 읽듯// 그대를 향하고 있습니다// 손가락이 아린 것은// 손끝으로 그대를 읽고 있기// 때문입니다”(「이유」).
최근 첫눈의 마음처럼 펴낸 첫 산문집 『마음의 다리를 놓다』에 이어 첫 시집을 상재하는 송태규 시인의 시들이 관계가 단절되는 코로나의 시대에 행복한 다리가 되어 세상의 머리맡에 널리 읽혔으면 좋겠다는 이유가 여기 담겨 있다. - 박남준 (시인)
늦깎이 시인으로 출발했지만 자아 구축을 위한 열망이 남다른 송태규 시인은 철인 3종 경기를 100여 차례 완주했고 300회 이상 헌혈을 한 이 시대의 진정한 철인이다.
하지만 시인의 단호하고도 강렬한 이미지 이면에는 ‘아내의 실내화’에서 고단한 삶의 나이테를 읽어 내고, ‘토방 끝의 늙은 호박’을 통해 어머니의 지난했던 삶을 회고하며 “너를 품을 수 있는/ …(중략)…/ 말랑한 벽”의 품을 지닌 누구보다 따뜻하고 낮은 시선으로 시적 대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독자들은 그의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송태규 시인은 이제 망망한 문학의 바다로 뛰어들었다. 거침없이 헤엄치고 나아가 존재론적 시의 페달을 힘차게 밟고 밟아 저 멀고 먼 문학의 길을 마라톤 정신으로 묵묵히 가고 또 갈 것을 누구보다도 기대하며 첫 시집 상재를 축하한다. - 유은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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