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프롤로그 누드모델을 처음 만나는 당신에게
Ⅰ. “당신의 몸을 제대로 마주한 적이 있나요?” : 날것 그대로의 몸 벗으면 보인다 아름다움의 증거를 발견하고자 어느 발레리노의 몸 모든 아름다운 것은 무죄 옷을 입지 않은 내 몸은 처음이라서 세상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도 있는 누드 몸에 새겨진 나이테를 똑바로 바라보라 “모델을 정면으로 볼 자신이 없어요” Ⅱ. “누드모델 일을 한다는 것” : 누군가에게 읽히는 몸 숨소리까지 맞추는 일 이것만은 지켜주십시오 누군가의 뮤즈가 된다는 것 평범함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인생일지라도 몸이 들려주는 이야기 전직 기업 CEO의 도전 무표정의 배려 때로는 말이 먼저이기에 “오래 고민한 만큼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어려운 고백 Ⅲ. “부끄러움이 자부심이 되기까지” : 나를 지켜주는 몸 운명은 사소한 순간에 불쑥 찾아온다 “누드모델 다시 해볼래?” 몸이 곧 작품으로 “이번 작업은 영은 씨가 꼭 해주세요” 매일의 다짐이 어느새 현실이 되다 나는, 아니 우리는 누드모델이다 종로 한복판의 공개 누드 크로키 잡지 〈플레이보이〉를 추억하며 여성의 시선으로 보는 여성 품위에 대하여 |
|
누드모델을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과 편견에 대한 항변, 의외로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있는 누드모델들의 역할, 그리고 내 육체를 마주보는 것이 나 자신에게 얼마나 실체적인 안정감과 위안을 주는지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었다. 몸 구석구석을 뚫어져라 집중해서 바라보고, 자각하는 일을 누구나 꼭 한 번은 경험하길 바라는 마음도 컸다. 이 책은 나와 ‘누드모델 하영은’이 겪은 모든 여정의 기록이다.
--- p.12 벗어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옷과 화장, 표정으로 애써 숨기고 한껏 꾸민 내가 아니라, ‘나’라는 사람의 ‘실체’가 궁금하다면 나의 벗은 몸을 봐야 한다. 그래서 ‘발가벗는 것’에는 아주 큰 용기가 필요하다. 민망함과 수치심은 찰나의 감정일 뿐이다. 진짜 어려운 건 꾸밈없이 나와 정면으로 마주하는 일이다. --- p.21 “어쩌다 누드모델이 됐어요?”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욕망이고 본능이며, 그 아름다움을 가장 직접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피사체가 바로 우리 몸이다. 아름다운 것에 매료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듯, 나의 몸을 통해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 또한 욕망의 한 갈래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처음에는 부끄럽고 수줍었지만, 지금은 내가 이 일을 정말 사랑하게 됐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래서 이제 난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그냥요. 이 일이 너무 좋아요.” --- p.24 수백 명의 사진작가 앞에서 알몸으로 우두커니 서있자니 탄식이 절로 나왔다. 하필 ‘한탄’강 앞이었으니, 누드모델 데뷔 장소치고 이렇게 절묘한 이름을 가진 곳이 또 있을까 싶다. 같은 맨몸이라도 밀폐된 공간이 아닌 사방이 탁 트인 야외에 있는 것은 천양지차다. 바람, 햇빛, 공기, 소리, 거기에 더해 수많은 시선들이 필터링 하나 없이 고스란히 내 피부에 와닿았다. 내 몸에 존재하는 모든 감각이 처음으로 깨어난 순간이었다. --- p.46 상대는 순수한 의도로 “고생하셨으니 밥이나 한 끼 하고 가세요”, “차 한잔하세요” 하며 호의를 베풀지만, 자연스러운 시작이 불편하게 끝나는 경우를 너무도 많이 봤다. 그런 일이 한두 번 발생하면 누드모델에 대한 안 좋은 편견이 쌓이고, 이는 악순환이 되어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모든 직업인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를 지켜주는 건 일에 대한 자신의 신념과 태도 그리고 능력이다. --- p.76 누드모델은 우선 자기 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지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몸과 마음에 깊게 각인된 상처를 바로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얼떨결에 시작한 누드모델이지만, 결과적으로 이로 인해 난 절망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토록 부끄러웠던 내 몸이 사진과 그림 속에서는 찬란하게 빛났다. ‘다음 작업도 하려면 다치지 말아야지’, ‘상처나면 안 되니까 조심해야지’ 이렇게 차근차근 몸을 아끼고 소중히 하는 법을 처음부터 익혀갔다. --- p.124 어느 순간부터 ‘왜 하필 나한테만?’, ‘왜 누드모델한테만 그래?’라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됐다. 돌이켜보면 내 인생의 더 큰 상처는 일과 상관없이 받았던 것들이었고, 누드모델을 하면서 얻은 마음의 내공이 오히려 그 위기를 버텨내게 했다. ‘괜찮아, 잘될 거야. 나는 떳떳하고 당당해’라며 그즈음 매일 스스로를 다잡았던 말들이 결국 현실이 됐을 때, 나는 한 뼘 더 성장해있었다. --- p.164 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도 높은 자기 관리와 직업의식을 가지고 이 일에 임해왔다. 어느 순간부터는 진짜 제대로 하는 ‘누드모델’이 무엇인지 보여줘야겠다는 사명감으로 더욱 일에 매진했다. 비록 시작은 사소했을지라도, 지금 나는 우리나라 최고의 누드모델이라고 자부한다. 이 이야기를 언젠가 한번쯤은 꼭 해보고 싶었다. --- p.177 |
|
몸에는 그 사람의 나이, 성격, 욕망, 습관이 베어 있다.
목, 팔, 종아리로 이어지는 굴곡에서부터 둔부에 붙은 정교한 근육 하나까지, 누드모델을 하며 알게 된 ‘우리 몸이 이야기하는 것들’ 몸은 한 사람의 인생을 담고 있다. 몸에는 그 사람의 나이, 성격, 욕망, 습관이 베어 있다. 그 사람의 몸을 보면 스스로 얼마나 몸을 아끼고 사랑하는지, 그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나이가 들어도 자기 몸을 사랑하고 아낀 몸은 그렇지 않은 젊은이의 몸보다 훨씬 아름답다. 1996년 국내 최초로 공개 누드모델을 시작하며 한국누드모델협회를 설립한 하영은. 수많은 모델들이 누드모델을 하겠다며 그녀를 찾는다. 더 이상 쪼개질 수 없을 정도로 미세하게 발달한 근육이 온몸을 덮고 있던 발레리노도 있었고, 이른 나이에 출산과 이혼을 겪으며 풍만한 살집을 가진 여성도 있었다. 앙상하게 마른 60대 남자도 누드모델을 하겠다며 협회 문을 두드렸다. 그들을 만나고 함께 일하며 확신을 가지게 된 건 몸은 거짓을 말할 수 없으며, 한 사람의 인생을 온전하게 담고 있다는 것이었다. 세월에 정면으로 맞서는 건 얼굴보다는 몸이다. 몸에는 그 사람의 나이, 평소 성격과 습관은 물론 은밀한 욕망까지도 배어있다. 내가 미처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들까지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런 몸을 얼마나 잘 살피며, 돌봐주고 있는가? 하영은은 한 번쯤은 자신의 몸을 정면으로 인식해보라고, 그러면 삶에 대한 태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중견기업 CEO에서 교회 목사까지 그들은 왜 누드모델이 되었나. 세상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도 있는 누드모델을 하는 사람들 거침없이 벗고 적당히 포즈만 잘 취하는 것을 누드모델의 전부로 여겼다면 오늘날의 하영은은 없었을 것이다. 하영은은 강도 높은 자기 관리와 직업의식을 가지고 이 일에 임해왔다. 어느 순간부터는 진짜 제대로 하는 ‘누드모델’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는 사명감으로 일에 매진했다. 누드모델을 하겠다고 찾아오는 이들에게도 이 일을 하려는 이유를 묻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은퇴한 중견기업의 CEO가 찾아왔을 때도, 어느 교회의 목사가 찾아왔을 때도 그랬다. 은퇴한 CEO는 자신의 인생이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어려운 일에 도전하고, 성취의 경험을 얻고자했고 그는 여든의 나이에 6년 차 베테랑 누드모델이 되었다.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드러내는 일에 두려움을 가지게 된 목사는 누드모델을 하며 극복하고자 했고, 비로소 먼저 자신의 이야기도 꺼낼 줄 알고 적극적으로 봉사 활동도 나가는 등 자신의 목소리를 갖게 되었다. 이렇게 누드모델을 하며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책임감을 느낀 저자는 누드모델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도 꾸준히 싸워 나갔다. 인류 최초의 누드모델로 알려진 기원전 4세기경 실존했던 프리네의 이야기와 누드의 역사 등을 찾아보며 공부했고, 대학이나 문화센터 등 출강하는 모델들을 따라가 그림을 그리기 앞서 누드모델을 대하는 기본적인 예의와 태도를 설명하기도 했다. 예술은 물론 의학, 패션, 게임의 영역까지 넓어진 누드의 쓸모를 기회가 될 때마다 적극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일에 대한 신념, 태도, 능력을 기반으로한 당당함이야말로 그녀를 지키는 동시에 누드모델 일을 하는 모든 모델들을 지키는 강력한 무기이자 유일한 보호막이었다. 우직하면서도 단호하게 자신만의 원칙을 지키며 그 분야를 고수해온 그녀의 이야기는, 누드모델에 대한 편견을 내려놓게 함은 물론 꾸밈없는 날 것 그대로의 몸이 주는 감동에 대해 독자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준다. |
|
누드모델에 대한 왜곡된 시선과 직업적 편견에 맞서 숱한 시간을 당당하게, 열정적으로 누드모델업계를 개척해낸 하영은. 그녀는 누드모델로 활동하면서 수많은 예술가에게 가장 순수한 형태로 영감을 제공하며, 수준 높은 예술작품의 탄생을 이끈 뮤즈였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예술작품 뒤편에서 30여 년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온 누드모델로서의 삶에 예술계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박수를 보낸다.
처음 누드모델을 섰던 ‘한탄’ 강에서부터 수천 번 타인 앞에 모델로 섰던 여정을 되짚어보며 진솔하고, 꾸밈없이 고백한 그녀의 이야기는 단순 흥미나 호기심이 아닌 누드모델과 예술의 관계를 올바르게 바라보는 시선을 만들어줄 것이다. - 변종필 (미술평론가, 제주현대미술관 관장) |
|
“그녀만큼 센스 넘치는 모델은 없다. 그녀는 늘 작가를 설레게 한다.” - 조성미 (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