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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_ 4
1장 완성형이 아니어도 이대로도 괜찮은 마흔에도 사춘기가 옵니다 _ 13 우리 미리 겁먹지 않기로 해요 _ 20 내 얼굴에 대한 책임_ 26 돈 걱정은 끝이 없지만 _ 38 나는 뭐 하는 사람인가 _ 49 밸런타인데이를 신나게 보내는 법 _ 58 또다시 봄, 봄! _ 65 불혹으로 살기에 세상은 너무 유혹적이다 _ 69 2장 그때와 지금, 그 사이에서 반짝이는 것들 언제나 그때의 예쁨이 있다 _ 81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 _ 89 나잇값과 〈죽어도 좋아〉 _ 100 나답게 산다는 것 _ 106 그래, 난 확실히 지금이 좋아요 _ 112 마음은 늙지 않는다고요? _ 121 다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_ 126 문제와 함께 살아가는 법 _ 132 3장 나는 당신에게 친절한 사람인가요 요리 잘하는 여자 _ 145 사람은 변한다 _ 152 내 남자친구의 아내에게 _ 162 누군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_ 168 마지막 자존심을 위한 작은 배려 _ 175 사람에겐 사람이 필요하다 _ 184 어떤 눈물 _ 193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 _ 196 4장 마흔의 삶, 지금 태도에 관하여 세 번의 죽음이 나에게 알려준 것들 _ 205 바닥을 치고 다시 올라온다는 것 _ 215 내가 여행하는 이유 _ 225 순전히 나만을 위한 옷 _ 234 참을 수 없는 일상의 시시함 앞에서 _ 238 긴병일수록 효녀여야 하는 당신에게 _ 244 유명하지 않은 나에 대하여 _ 254 간디와 잔다르크 사이 어디쯤엔가 _ 261 에필로그 _ 2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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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나이가 좀 들다 보니 내가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를 신경 쓰기보다는 그럴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나에게 집중해서 내가 행복한 방향으로 살고 싶다. 설사 그 방법이 폼생폼사에게는 좀 모양새가 빠지는 방법이라고 하더라도 무슨 상관인가. 인생은 한 번뿐이다. 한 번 더 사는 건 고사하고 이미 지나왔던 시간도 되돌리지 못한다. 이 시간 역시 언젠가는 되돌릴 수 없는 과거가 된다. 지금 내가 사는 이 순간은 좋건 싫건 어쨌거나 다 지나간다. 그러니 시간이 지나간다는 사실 자체에 골몰하거나, 그냥 빨리 좀 지나가버리기만 바라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순간순간이 어떤 방법을 써도 다시 살 수 없는 그런 시간이다.
--- pp.62-63 어쩌면 나와 당신이 살아가는 이 세상이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으며 그 어떤 것도 선명하지 않아서 다행인지도 모른다. 모든 게 분명하게 정해져 있다면 얼마나 재미없겠는가. 어떤 괴로운 선택을 해야 한다 하더라도 나에게 선택할 여지가 있다면, 그 선택에 따라 기뻐도 하고 슬퍼도 하면서 살고 싶다. 눈 감는 그날, 이 세상 정말 잘 놀다가 간다는 느낌이 들면 그걸로 됐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언제까지인지 모르지만 남은 시간을 그저 늙음을 향해 하루하루 걸어가지는 않겠다. 아마도 나뿐만 아니라 내 주변의 마흔들이 생각하는 가장 큰 다짐이 아닐까. 하나 더 바란다면 앞으로도 내게 재미있고 유혹적인 것들이 잔뜩 남아 있으면 좋겠다. 사는 내내 심심하지 않도록. --- pp.76-77 마지막 사랑에서 참 많은 날을 지나왔다. 그리고 이제는 지나간 사랑의 그림자나 그늘이 아닌 새로운 이야기를 써도 좋은 날이 온 것 같다. 다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지는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러나 내게 또 한 번의 사랑이 온다면 그때는 마흔이라는 지금의 내 나이를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으려고 한다. 마흔이니까 이래야 하지 않을까, 마흔이 되었으니 이런 모습이어야 하지 않을까. 어떻게 보면 이런 생각은 내가 스스로에게 씌운 굴레일 뿐 아무도 내게 그렇게 살기를 강요하지 않았다.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나이를 혹은 그 나이에 맞는 무언가를 생각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 pp.130-131 우리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주는 것은 커다란 무언가가 아닌 아주 사소하고 작은 것인지도 모른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서 당장 응급수술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서조차 우린 우리의 속옷이 멀쩡하기를 바라고, 들것에 실려 가더라도 옷차림은 후줄근하지 않게 갖춰 입고 싶어 한다. 그리고 목숨을 걸고 한 생명을 낳는 숭엄한 순간에도 우리의 몸을 어디까지 오픈할지에 대한 결정권이 필요하다. 큰 상황에 비하자면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그 아무것도 아닌 것이 결국은 나를 그리고 내 친구들을 인간답게도 또 인간답지 못하게도 느끼게 한다. --- p.182 새로운 관계를 맺을 때, 상처받을 것에 대한 염려나 걱정을 내려놓으면 인간관계를 맺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다. 여태까지 떠난 사람들을 떠올리며 이 관계도 언젠가는 끝나겠거니 하면서, 결국 끝에 가면 다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새로운 관계 맺기를 가로막는다. 하지만 관계가 꼭 영원하거나 오래가야 진짜일까. 어쩌면 사람 ‘인(人)’ 자에서 기대어 있는 두 사람은 서로서로 계속해서 파트너를 바꾸며 서 있는 건지도 모른다. --- p.190 바닥을 한 번 짚고 올라온 나는 내가 얼마나 나약한 인간인지 알게 되었다. 전에는 늘 오늘 같은 내일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 확신했고, 그렇게 살기 위해 언제나 노력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 믿음이었는지 이제는 안다. 세상에는 노력할 수 없는 일도 있고 더구나 노력해도 안 되는 일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내게 절망만 남은 것은 아니다. 대신 내가 얻은 것은 일상의 감동이 아닌 감사함이다. 내가 이렇게 무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예전에는 몰랐었다. 다 내가 잘나서, 조금 부지런해서, 당연해서 그런 것인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고 도파민이 줄어들면서 겪은 여러 가지 일 덕분에 지금은 그게 실은 엄청난 행운의 연속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모든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이제는 안다. 지금의 내 안녕은 절대 당연하지 않다. --- pp.223-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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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흔들리고 여전히 성장하며,
어제보다 더 행복하고 더 많이 웃기를 세상을 어느 정도 알고 커리어에서도 어느 정도 성공하고 인간관계에도 어느 정도 통달해 있을 것 같은 마흔. 하지만 우리는 이제 안다. 나이의 앞자리의 숫자가 하나 바뀐다고 해서 이런 일이 저절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마흔에도 세상에는 우리가 모르는 것이 많고 커리어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며 인간관계는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우리는 예전과 다를 바 없이 여전히 갈팡질팡 실수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실패하기도 하고 좀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성공과 성과를 거두기도 하고, 이런 모든 과정에서 기쁨과 슬픔을 느끼며 살아간다. 하지만 동시에 서른아홉이었던 어제와는 분명히 다르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마흔이라는 나이는 몸도 마음도 변하게 한다. 일종의 자기 위로 혹은 자기 최면과 같은, ‘나이는 숫자일 뿐 마음만은 청춘’이라는 말을 하는 속내가 어떤지 짐작이 아니라 절절한 실감으로 알게 된다. 몸이 나이 드는 만큼 마음도 함께 나이를 먹는 것이다. 좋은 의미든 아니든 간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우리 몸이 변화하듯 마음 역시 구석구석 변한다. 그리고 깨닫게 된다. 결코 이십 대, 삼십 대의 나, 청춘이라 부르던 그때 그 마음을 그대로 가지고 있지는 않음을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그냥 알게 되는 것이다. 온갖 치장과 의학의 힘을 빌려 몸 나이는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오히려 마음은 그 어떤 것으로도 시간을 거스를 수 없다. 하지만 작가는 그렇게 다른 형태와 빛을 띠고 있는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런 마음 상태가 그럭저럭 괜찮다고 말한다. 겨울이 지나면 꽃이 피는 봄이 오고 꽃이 한창인 여름이 지나 가을이 오면 잎이 떨어지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자기 안에 스민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 마음으로 새로이 살아간다. 그만큼 자신이 성장했음을 알기에, 그리고 내일 더 행복하고 더 많이 웃기를 바라기에. 여전히 문제와 더불어 사는 마흔이라도 오늘이 소중한 것에는 변함이 없으므로 마흔에는 지금부터 남은 삶에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갈지에 대해 고민이 깊어지는 시간과 마주하게 된다. 앞으로 얼마나 더 일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고, 노후라는 것이 현실적 문제로 닥쳐옴을 느끼고, 타인과의 인간관계에 부여하는 의미의 크기를 새로이 정하고 나 자신을 돌아보기도 한다. 그리고 사랑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마흔이 되면 누군가를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할 자신도 없고 무언가에 있는 힘껏 에너지를 쏟아붓고자 하는 마음도 옅어진다.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일에 피곤해지고 진이 빠져서 그저 변화 없이 큰 기복 없이 평온하게 살아가는 것을 바람직한 마흔의 모습이라 여긴다. 작가 역시 이런 타협과 체념에서 얻은 무채색의 편안함에 몸과 마음을 맡기고 그 안에서 안전하게 지내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심한 우울증을 앓으며 자신의 바닥에 닿아 일상을 영위해나가기 힘들 정도의 위기를 겪어낸 뒤, 결국에는 마흔의 감정과 삶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이십 대, 삼십 대 때와는 또 다른 내가 있지만 나는 여전히 다른 그 누구도 아닌 ‘나’이며, 그저 나이가 조금 들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아무런 자극도 받지 않고 미동도 하지 않는 데서 얻는 고요함만으로는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도 인정한다. 일과 사랑, 인간관계, 경제적 문제 어느 하나 속 시원히 해결되지 않았지만 마흔에도 우리의 시간은 계속되고, 어쩌면 평생 가져가야 할 이런 문제들과 더불어 잘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이 마흔에게 주어진 숙제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작가는 삶을 살아가면서 항상 나이를, 혹은 그 나이에 걸맞은 무언가를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그런 기준은 세상이, 세상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것일 뿐 누구도 지키라고 강요할 수 없을 뿐더러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만능의 잣대가 되지도 못한다. 불완전하기 짝이 없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만들어놓은 세상을 살면서 남들의 기준에 완벽하게 맞추려고 애쓰는 것이야말로 슬프고 의미 없는 삶이 되지 않을까? 이 책을 읽고 나면 여전히 문제투성이라도 충분히 소중한 오늘에서 자신만의 기쁨을 찾으며, 완전하지 않아도 충분히 괜찮은 나를 스스로 가장 먼저 안아주게 될 것이다. 그렇게 기쁨과 슬픔이 뒤섞인 오늘을, 또 내일을 나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작은 힘과 희망을 얻게 될 것이다. “이제 마흔이자 아직 마흔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