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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삭산뜰
그 길을 걷지 못한다
이문복
작은숲 2021.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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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시리즈

책소개

목차

제1부 기다리다 놓친 봄
봄 서리 내린 아침에
기다리다 놓친 봄
순간의 꽃, 영원의 꽃
버드나무를 미워하다
버드나무와 화해하다
값을 매길 수 없는 존재들
견딘다는 그 말


제2부 옥수수가 익는 시간
사쓰끼, 음력 오월의 철쭉
달빛에 앵두가 무르익는 밤
야생 자두
여름, 숲의 향기
장다리꽃밭 이야기
옥수수가 익는 시간
새허구 사람허구 같간디?
예쁘지 않더라도, 향기롭지 않더라도


제3부 돌아오지 않는 것들을 기다리며
잃어버린 그림을 찾아서
몽골 초원의 마지막 밤
로마의 햇살, 피렌체의 바이올린
행복한 삶을 누리는 당신
늦가을 잡목 숲에서
삶과 죽음, 부활의 삼중주
돌아오지 않는 것들을 기다리며


제4부 눈에 갇히다
새 달력을 걸어놓고
작은 창
눈에 갇히다
호수는 지금 동안거 중
얼음이 풀릴 무렵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빨간 스웨터


제5부 그 길을 걷지 못한다
마지막 열흘
엄마와 삐뚝각시
하얀 거짓말
송촌리 부녀회 관광버스막춤
생生은 아주 먼 곳에
개복상꽃이 올마나 이쁜디유
개복숭아 혹은 고욤나무 같은 사람
욕망의 다른 이름
그 길을 걷지 못한다

저자 소개 1

충남 서산의 산자락 초가집에서 태어나 예산, 보령, 홍성, 천안을 거쳐 충남 아산의 산자락 아래 다시 둥지를 틀었다. 텃밭 농사는 건성이고 주로 야생의 풀과 열매를 줍거나 채취하며 살고 있다. 책이나 읽으면서 평범하게 살고 싶어 교사가 되었으나 평범하지 않은 시대를 만나 교직생활이 평탄하지 못하였다. <충남교사문학>으로 글쓰기를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사랑의 마키아벨리즘』이 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민족문학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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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8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276g | 128*188*12mm
ISBN13
9791160351132

출판사 리뷰

머리말

앞산에 고속철도역으로 가는 지름길과 터널이 뚫리고 골프연습장이 들어섰다. 호수로 흘러드는 개울물은 뒷산을 관통하는 산업도로 공사로 물길이 끊겼으며 포도밭 언덕을 교차하는 세 갈래의 도로가 생겼다. 봄이 되면 산에는 여전히 진달래꽃 벚꽃이 피고, 복사꽃 지는 초여름에는 앞산 뒷산에서 화답하는 뻐꾸기 소리도 여전하다. 그러나 그 울음소리 사이로 자동차 소음이 끼어들게 되었다. 앞 논에서 울어대는 개구리 소리에도 자동차 소음이 섞이게 되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름다운 삭산뜰의 풍광은 사람들을 불러들여, 이웃이라고는 도예공방 뿐이던 예전의 고즈넉함을 잃었다. 송촌호수의 물빛도 많이 혼탁해졌으나 호수에 끌려 집을 짓고 들어온 사람들은 예전의 맑았던 호수를 잘 알지 못한다. 호수를 굽어보는 언덕에 있던 포도밭과 언덕 아래로 맵시 있게 휘어지며 호수를 끼고 돌던 옛길을 알지 못한다.

하여, 나는 더 늦기 전에 이야기하고 싶다. 삭산뜰의 사계절이 얼마나 맑고 아름답고 고즈넉하였는가를, 더 망가지고 사라지기 전에 기록으로라도 남기고 싶은 것이다. 풀벌레와 새들의 울음소리, 꽃과 열매의 시간으로 계절을 느꼈던 첫 마음을 흩트리지 않으려는 발심이기도 하다.
- 개발과 성장 위주의 경제 논리, 인간의 편리함과 속도를 위해 희생된 다시 돌아올 수없는 유형무형의 소중한 존재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

추천평

이문복 시인의 첫 번째 산문집에 ‘거드는 글’을 쓰게 되어 기쁘다. 내가 여태 보아온 이문복 시인은 자신의 글에 대한 결벽증이 좀 심하다 싶었다. 덜 검열하고 덜 재보고 했으면, 아니 좀 뻔뻔해졌으면 어떨까, 속으로만 생각했었다. 이런 사람이 시(詩)하고는 달리 자신의 삶이며 생활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산문집을 내다니…. 우리는 몽골의 고비사막 여행길에 오르려고 비행기 수속을 하다가 만났다. 그리고 줄곧 가까이 지낸다. 산문집을 읽는 독자들은 알게 되겠지만 행여 군더더기가 붙어 갈까봐 덜고 또 덜어 먼지 없이 쓴 문장을 만날 것이다. 군살을 싫어하는 그의 삶의 방식과 닮은 문장이며 다루는 주제가, 그래서 이슬이 내려앉은 채소 같다. - 이경자 (소설가)
일찌감치 알프스의 하이디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소로의 삶에 취하여 시인이 찾아든 삭산뜰은 호젓하다. 세월이 그 풍경들을 지우기 전에, 시인이 촘촘히 새겨둔 글들은 ‘달밤에 무르익는 앵두’만큼 고즈넉하다. 한밤중에 문득 깨어 호수의 숨소리를 듣는 귀는 어떠할까. 은빛 비늘을 반짝이며 달밤을 거스르는 물고기들을 바라보는 눈은 얼마나 고요할까. 개복숭아와 겨울이면 삭정이 떨며 울던 고욤나무처럼 야생의 삶들이 외제차에 실려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마음은 또 얼마나 서늘할까. 그러나 시인은 이 모든 것들을 견디고 지켜보며 늙어가리라. 삭산뜰의 사계보다 그것을 지켜보며 늙어가기로 한 시인의 눈길이 더 그윽하다. - 이시백 (소설가)
우리는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문학은 서사를 회복해야 한다. 이문복의 글은 시가 되었든 산문이 되었든 도처에 이야기기가 무럭무럭 자란다. 일상을 얘기하면서도 조곤조곤, 처연하다. 시골이야기, 환경이야기, 자연이야기, 죽음의 이야기는 곧 우리네 삶의 이야기 아닌가. 이문복을 읽는다는 것은 깨끗한 채식을 먹는 거다. 들에 솟아올라오는 머위를 먹는 거다. 이른 봄 삶아 된장을 넣고 무치거나 모내기철에는 들깨를 갈아 붓고 탕으로 먹는다. 처음에는 쌉싸름한데 자꾸 먹으면 향기롭다. 한번 맛을 들이면 잊지 못한다. 그이의 문장은 슴슴하면서도 담백하다. 우리는 그이가 하는 말을 잘 귀담아 들으면 된다. 이문복의 문학이 오래가는 것은 나무로 쌓은 기둥과 서까래가 튼튼하기 때문이다. - 유용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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