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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 서문 여는 글 1. 난생처음 간 학교, 미네르바 대학 나만의 물음을 발견하고, 그 답을 스스로 찾아가요 ? SIDE 인터뷰 디지털 리터러시, 다양성, 지적 자극을 주는 시스템 미네르바 대학 지원기 자기 의견 없으면 빨간불 결국엔 삶에 맞닿은 배움 2.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배울 수 있다 배움의 주체는 아이들 자신 숲 속의 친구들을 사귀다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걱정 떡볶이도 좋지만 바이올린도 좋아 우리 가족 영어 공부 비결은 날마다 조금씩 고삐 풀린 망아지가 받은 성품 훈련 국경을 넘어 앓았던 성장통 화폐를 수집하며 세계 역사를 배우다 세뱃돈 투자해 시작한 장수풍뎅이 사업 3. 읽고, 쓰고, 배운다는 건 무엇인가 열세 살에 겪은 『동물농장』 필화 사건 도서관, 일상 속 작은 혁명 책 100권 읽고 주식 투자에 뛰어들다 첫 모험: 여수 엑스포, 세상을 맛보다 수학과 과감하게 결별할 자유 열여섯, 대학에서 사회학과 정치학 강의를 듣다 조금은 불순한 의도로 시작한 글쓰기 제8회 전태일청소년문학상 독후감 부문 당선작 : 내가 만난 전태일 어쩌자고 이 무시무시한 미국에 온 걸까 4. 일등이 아닌 부끄러움을 아는 공부 열일곱 살의 불안: 노예가 될 것인가, 자유인이 될 것인가 손미나 선생님, 어떻게 가슴 뛰는 직업을 찾나요? 88일간의 유럽 여행 1: 바이올린으로 돈 벌고, 카우치서핑으로 숙박하고 88일간의 유럽 여행 2: 떠날 때보다 더 많은 물음을 품고 홍세화 선생님과 르몽드 읽기: 오직 진실, 진실만을 말하라 NGO 인턴십에서 내가 배운 것들 진짜 공부란 무엇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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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합격 발표를 듣고 이듬해인 2020년 9월, 첫 학기를 시작했다. 개강 첫 주, 미네르바 대학 설립자인 벤 넬슨이 이야기한 두 문장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첫 번째는 “모든 것은 의도적이다Everything is intentional.”라는 말이었다. 미네르바의 교과과정은 최고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치밀하게 설계한 결과물이니, 중간중간 의구심이 들더라도 일단 믿고 따라와 달라는 주문이었다. 두 번째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살짝 섬뜩하기도 했다. 바로 “너희들에게 뇌수술을 해주겠다We will give you a brain surgery.”라는 문장이었다. 1학년 과정이 결코 만만치 않지만 마치고 나면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사고하게 될 것이라는 격려의 한 마디였다.
--- p.47 매 수업은 20명 이하 규모로 한 시간 반씩 진행되는데, 시작할 때쯤 프렙 폴Preparation poll이라는 지시험을 본다. ‘가설 수립과 연역적 사고방식은 어떻게 연관될 수 있는가?’ 이런 식의 질문이 하나 등장하고, 그에 대한 본인의 답을 3분 안에 적어야 한다. 사전 리딩을 하지 않으면 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이다. 본격적으로 수업이 시작되면 교수의 화면에 학생들 참여도가 표시되고, 말수가 적은 학생들이 수시로 지목된다. --- p.49 지난 한 학년을 돌이켜보면 학업보다 더 기억에 남는 건 역시 사람이다. 미네르바 대학 기숙사에 밤늦게 둘러앉아 나누던 ‘기본소득은 좋은 제도인가’ 하는 이야기, 에티오피아 친구가 들려주던 제국의 마지막 황제 이야기, 에스토니아 친구의 우여곡절 스타트업 도전기. 이렇게 스치듯 나누는 사소한 이야기들이 수업에서 배우는 내용들만큼, 혹은 그보다 더 소중했다. --- p.66 언스쿨링은 기존 학교로부터 단호하게 돌아선다. 배움은 교실에서만, 교과서를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믿기 때문이다. 언스쿨링은 온 세상이 학교요, 모든 사람이 선생님이라고 말한다. 어디에 가든, 누구를 만나든, 무엇을 보든, 거기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고, 그렇게 구체적 삶의 현장에서 관계와 만남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진정한 배움이라는 것이다. --- pp.73-74 아침 영어 공부 시간은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진행했는데, 언제나 주역을 담당하는 사람은 아버지와 나였다. 내가 숙제를 해 오면, 이를 바탕으로 아버지의 열띤 강의가 이어졌다. 우리는 방 벽에 전지를 붙이고 그 위에 비닐을 덧붙여 큼지막한 간이 화이트보드를 만들었다. 거기에는 글자가 끝없이 채워졌다가 다시 지워지는 일이 반복되었다. --- pp.109-110 실제 계좌에 넣을 돈은 없었지만, 일단 모의 투자라도 시작해보자는 생각으로 도서관에 있는 주식 관련 책들을 모조리 빌려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충분치 않아 새로운 책들을 신청해야 했다. 당시 파주시 도서관에서는 한 사람당 일주일에 두 권씩 책을 신청할 수 있었는데, 나는 온 가족의 이름으로 일주일에 여덟 권의 책을 새로 신청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자 도서관에 주식 투자에 관련된 책이 100권도 넘게 비치되는 사태가 발생했고, 사서들이 나에게 이렇게 부탁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임하영 학생, 이제 주식 관련된 책은 제발 그만 신청해주세요!” --- p.167 그동안 장난꾸러기 친척 동생과 그 단짝 친구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쳐서 모은 돈, 설날에 받은 용돈, 그리고 통장에 얼마 남지 않은 잔고를 탈탈 털어 비행기 표를 샀다. 그러나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나는 무일푼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출발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2개월. 그때까지 어떻게든 최소한의 경비를 모아야 했다. 감사하게도 친구들, 그리고 지인들이 햄버거라도 사 먹으라며 십시일반 여비를 보태주셨다. 보험을 들고, 배낭을 사고, 옷을 몇 벌 장만한 뒤, 비상금을 통장에 남겨둔 채, 285유로, 한국 돈으로 35만 원가량 되는 현금을 가지고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88일간의 유럽 여행이 그렇게 막을 올렸다. --- pp.260-2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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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단 하루도 학교에 간 적 없는 하영이의 미네르바 대학 도전기
― 개요 및 출간 의의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가 일상이 될 4차 산업혁명 시대. 곧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려면, 교육은 어떻게 바꿔야 할까? 그 실마리를 던져주는 학교가 ‘캠퍼스 없는 혁신대학’으로 불리는 미네르바 대학이다. 50여 개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샌프란시스코, 베를린, 런던 등 전 세계 7개 나라를 옮겨 다니며 능동적 사고력을 키우는 곳. 300여 명을 뽑는데, 1만 6천여 명이 지원해 합격률 1.9%로 하버드 보다 들어가기 어렵다는 대학. 바로 이곳 미네르바 대학에 단 하루도 학교에 다닌 적 없는 스무 살 청년이 입학했다. 그의 이름은 임하영. 여섯 살 때 유치원을 그만둔 뒤, 성인이 되기 전까지 하루도 학교에 다니지 않았다. 2020년, 그는 태어나서 처음 미네르바 대학에 입학해 학교를 다니고 있다. 스스로 배움을 찾아 나섰던 청소년 시절이 인생의 첫 번째 도전이라면, 50개국 친구들과 일곱 개 도시를 누비며 공부하는 미네르바는 그의 두 번째 도전이다. 이 책에는 하영이가 미네르바 대학을 선택하게 된 고민의 과정과 진학 준비 그리고 입학 후 수업 내용이 상세하게 안내되어 있다. 그렇게 두 달을 공부해 토플 시험을 보니 7월이 되었다. 이제 슬슬 어떤 학교에 지원할지 고민해야 하는데, 미네르바 대학이 떠올랐다. 7개국을 옮겨 다니며 공부하고 전교생의 80%가 미국이 아닌 세계 각국에서 모이니 다양성은 이미 최고 수준.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둔 기술 기반이 탄탄한 학교니깐 디지털 리터러시도 잘 배울 수 있을 것 같고. 무엇보다 여러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만든 수업 시스템이 매력적이었다. ― 40쪽 미네르바에서 1학년은 파운데이션Foundation이라 불리며, 모든 학생이 네 가지 과목을 공부한다. 먼저 FA(Formal Analyses)에서는 ‘비판적 사고’에 초점을 맞추어 기본적인 논리, 통계, 코딩을 익힌다. 다음으로 MC(Multimodal Communications)에서는 ‘효과적 의사소통’에 초점을 맞추어 글쓰기, 토론, 텍스트 비평, 시각 예술 등을 공부한다. EA(Empirical Analyses)에서는 ‘창의적 사고’에 초점을 맞추어 문제 정의 및 해결, 실험 설계, 데이터 시각화 등을 배운다. 마지막으로 CS(Complex Systems)에서는 ‘효과적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추어 다양한 시스템, 경로 의존성, 네트워크 등을 공부한다. ― 48쪽 2. 억지로 시키는 공부는 그만! 내 아이가 좋아서 스스로 하는 공부란? 공부하면, 제일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가? 지루하다? 어렵다? 답답하다? 대개는 그다지 긍정적이거나 유쾌한 감정이 들지는 않을 것이다. 오직 더 높은 시험 점수를 받기 위해 억지로 영혼 없는 공부에 바친 12년 세월. 그리고 계속되는 취업 준비와 무한 경쟁. 우리의 배움은 삶과 동떨어진 채 말라 비틀어져 가고 있다. 학교를 다니지 않은 하영은 세상을 교실로 삼고, 자연, 책,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공부의 즐거움을 맘껏 누리며 성장했다. 하지만 이 책은 소위 말하는 홈스쿨링 안내서가 아니다. 주체적으로 세상의 이모저모를 배워가는 과정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지, 그 배움의 기쁨을 주위에 나누고자 쓰인 책이다. 비록 하영이와는 달리 지금 학교를 다니고 있더라도, 하영과 그의 가족이 어떻게 즐겁고 자유롭게 공부를 해 왔는지 접한다면, 내 아이가 좋아서 스스로 공부하게끔 도와줄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나는 새롭고 신기한 것을 알게 될 때마다 어머니가 달력을 접어 만든 조그만 책자에 하나씩 적어 내려갔다. 이렇게 해서 겉표지에는 큼지막한 글씨로 ‘글 · 그림 임하영’이라는 문구가 들어갔고, 속에는 그림과 낙서, 그리고 약간의 정보들로 채워진 달력 책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 88쪽 그동안 모은 화폐가 점점 늘어나면서 분류 작업을 시작해야 했다. 우선 커다란 수첩을 하나 골라 장부를 만들고, 어느 나라 화폐가 얼마나 있고, 또 누가 그것을 주었는지 기록했다. … 분류를 마치면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내가 수집한 돈이 어느 나라에서 온 것인지 일일이 찾아보았다. … 각 나라의 위치를 파악하면, 이제는 화폐 자체에 대해 연구할 차례였다. 대부분 화폐에는 그 나라를 대표하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물론 낯익은 사람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들어보지 못한 이름들이었다. 그러면 백과사전과 인터넷을 뒤지며 그 인물이 어떤 일을 했고, 왜 그 일이 해당 국가에 중요했는지 알아보았다. 이는 훗날 역사나 과학을 공부할 때 나에게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 왜냐하면 이때 살펴보았던 많은 이야기가 무척 친숙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오, 쑨원? 대만 동전에서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 아저씨!’ ‘코페르니쿠스? 폴란드 지폐의 뽀글 머리 청년!’ ― 136-137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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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학교를 단 하루도 경험하지 않고 오로지 홈스쿨링으로 이십 대에 이른 필자가 자신의 경험과 그 과정에서 형성한 사유 세계의 일면을 담아 쓴 책이다. 읽는 내내 ‘아이를 키우는 데에는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격언을 되돌아보게 했는데, 홈스쿨링의 ‘홈’이 단순히 ‘홈’에 머물지 않고 자연을 품은 마을 너머로 확장시키려 애쓴 필자 부모의 철학과 정성을 티 없는 즐거움으로 느낄 수 있었다.
몸을 펼칠 때 마음도 펼칠 수 있듯이, 학교와 학원의 닫힌 공간에서 지식은 획득할 수 있을지언정 지혜를 얻기는 어렵다. 삶의 의미를 스스로 규정하고 그에 따라 살아갈 능력을 갖추는 게 교육의 궁극적 목표라고 할 때, 시야뿐만 아니라 몸이 직접 세계와 만나고 부딪혀야 그 지평이 열린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해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인식하기 바란다. - 홍세화 (장발장은행장, ‘소박한 자유인’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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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와 상관없이 놀라움을 안겨주는 사람들이 있다. 여기 우리를 놀라게 할 소년이 있다. 정말이지 이 친구는 내가 본 이들 중 가장 독특하게 살아온, 그리고 가장 기특한 청춘이다. 단 한 번도 학교를 다녀본 적이 없는데 웬만한 어른들은 손도 안 대봤을 인문학 서적을 중학생 나이에 섭렵했고, 영어, 프랑스어에 능통하며, 바이올린 실력도 수준급이고, 바로 그 바이올린 길거리 연주로 돈을 벌어 유럽을 여행했고, 보기 드물게 정의롭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데다 가난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독립적이며 삶을 대하는 태도마저 바르다. 도대체 그가 누구인지 궁금하다. - 손미나 (작가, 前 인생학교 서울 교장, 허프포스트코리아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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