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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으로태양, 그 흰빛의 살인 - 알베르 카뮈, 『이방인』로맹 가리와 에밀 아자르 -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춤추는 엠마 - 귀스타브 플로베르, 『마담 보바리』재치 있는 시골귀족의 마지막 여행 -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이베드라, 『돈키호테』삶으로 쓴 소설 - 오노레 드 발자크, 『고리오 영감』유월의 어느 시간들 - 버지니아 울프, 『댈러웨이 부인』순결한 종이에 담은 기억 - 귄터 그라스, 『양철북』승화된노란 칵테일 음악이 있는 축제 - F.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세상의 뜻있는 일부 - 마루야마 겐지, 『물의 가족』한 방울 넘치는 행복 - 헤르타 뮐러, 『숨그네』승화된 아름다움의 실체 - 미시마 유키오, 『금각사』진리의 이름, 어머니 - 막심 고리키, 『어머니』진실이라고 믿었던 것의 진실 - 이언 매큐언, 『속죄』물의 도시, 항저우 - 루쉰, 『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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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독을 권하는 시대 - 소설을 위한 미학에세이 읽기와 쓰기에 좋은 지침이 되어줄 열네 권의 책을 한자리에 모았다. 소설을 쓰다 글이 막힐 때, 글을 어떻게 끌어가야 할지 막막할 때, 혼자 있는 시간이 못 견디게 슬퍼질 때, 친구와 대화가 막힐 때 저자에게 좋은 지침서가 되어준 책들이다. 다 알고 있는 대가들의 대표작이고 독서클럽에서 꼭 한 번은 토론에 올려봄 직한 책들이지만, 한 번만 읽고 젖혀두기에 너무 아까운 소설이어서 저자는 그 열네 권의 책을 꺼내어 책상에 차곡차곡 쌓았다. 코로나19가 사람을 고독하게 만든다. 사람을 만나지 마라, 뭉쳐 다니지 마라, 카페에 모여 수다도 떨지 마라, 여행도 혼자 다녀라. 생각도 혼자 하라는 둥, 시대가 인간에게 고독을 권한다. 어떻게 하면 격리의 시대가 권하는 고독의 시간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멋지게 살아낼까. 저자는 고독에 잘 대처하는 방법으로 소설을 위한 미학에세이 열네 편을 적극적으로 권한다. 카뮈와 로맹 가리, 세르반테스를 비롯한 열네 명의 대가들이 매순간 함께 있는 느낌을 갖게 해주고, 혼자 밥을 먹는데도 가장 정감이 가는 문체로 말을 걸며 가슴 가득 충만감을 채워주는가 하면, 스스로도 몰랐던 제 속의 가장 깊은 곳으로 데려가 자아를 만나게 해주는 선물까지 준비되어 있다. 혹여 누군가 물을지 모른다. 왜 하필 유월이냐고. 그 물음에 버지니아 울프가 친절하게 대답해 준다. “이상하게 높은 소리들 속에 그녀가 사랑하는 것이 있다. 삶이, 유월의 이 순간이 말이다.”(『댈러웨이 부인』 중에서) 저자는 일 년 중 가장 찬란한 시기로 유월을 손꼽는다. 인간의 생애로 따지면 농익지도 설익지도 않은 서른 즈음일 것 같다고. 생각해 보니 서른 즈음은 인간의 생애 중 가장 아름다운 시기이고, 결핍을 채우기 딱 알맞은 나이다. 그 결핍을 채우기에 ‘지금 이 순간’보다 이상적인 시기는 없다. 머리말숨은 그림 찾기 내 영혼의 책을 한자리에 모았다.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고, 오래도록 곁에 두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책을 읽은 김에 독서기록까지 써보았다. 카뮈, 로맹 가리, 플로베르, 발자크, 루쉰, 버지니아 울프, 귄터 그라스, 피츠제럴드, 마루야마 겐지, 헤르타 뮐러, 미시마 유키오, 막심 고리키, 세르반테스까지 모두 내 소설 작업에 말없는 친구가 되어주었고, 조용한 가르침으로 나를 이끌어준 스승들이다. 그들을 한자리에 모실 수 있어서 기쁘다. 이분들 외에도 내게 가르침을 주신 이들이 내 책장에 가득하다. 능력이 되면 그들을 모두 내 영혼의 책장에 모시고 싶다. 예전에는 어떤 느낌으로 저 책을 읽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책을 꺼내어 한 권씩 읽으며, 밑줄 그은 부분이 지금과 많이 다른 것을 알았다. 책은 읽을 때마다 느낌이 조금씩 다르다. 글이 자라듯 생각도 선인장처럼 자라기 때문일 것이다. 책은 여러 사람이 함께 읽을수록 더 재미있고 의미도 깊어진다. 책을 읽고 독서기록을 쓰는 것은‘느리게 읽기’ ‘깊이 읽기’의 한 방법이다. 산책할 때 느리게 걸으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것처럼 책도 느리게 읽으면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내 영혼의 책〉이라는 타이틀을 붙여놓고서야 비로소 해야 할 일을 마친 안도감을 느낀다. 독서기록을 핑계로 책 읽는 법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책을 늘 가까이 둔다는 건, 그 읽기가 소설 쓰기의 중요한 자양분이 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써보는 산문이고, 픽션과 팩트를 조합한 글쓰기이다. ‘ 처음’이란 말이 참 신비롭다. 설레고, 기대되고, 두렵고, 또한 기쁘다. 온 세계가 코로나 19와 투쟁을 벌이는 동안, 마음에 쌓아두었던 책을 꺼내어 읽으며 혼자 된 시간으로 침잠했다. 이런 의도하지 않았던 격리의 시간이 내게 다시없는 기회가 되어주었다. 내게 있어서 글쓰기는 사라진 전설의 섬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세상이라는 섬 곳곳을 돌아보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고, 나무와 풀과 바위와 섬을 둘러싼 바다와 기암괴석에게 말을 걸며, 바다에 잠긴 왕조의 꿈을 더듬어가는 과정은 거의 신비롭기까지 하다. 바닷속 전설의 섬이 푸른 물이끼에 덮여 있다고 상상하면 거짓말처럼 기운이 샘솟는다. 글쓰기가 작가를 마냥 괴롭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품속에 감춰둔 신비로움으로 글 쓰는 이를 위로할 줄도 안다. 그것이면 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깊은 물속 어딘가에 사라진 섬이 존재한다는 환상이면 소설을 읽고 쓸 이유는 충분하다. 소설이 나를 위로한다. 내 즐거움을 손톱만큼이라도 나누며 살자는 마음이었는데 내가 더 많은 위로를 받았다. 바다 위로 둥실 떠오를 날을 기다리는 전설의 섬을 생각하며, 앞으로도 섬을 탐사하는 마음으로 글쓰기 작업에 임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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