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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 프롤로그 : 엉겅퀴 꽃에서 길어 올린 추억
헤이리 예술마을은 어떻게 탄생하였나 017 헤이리의 역사를 거슬러 오르다 024 긴장의 땅 통일동산을 낙점하다 031 누가 회원이 되었나 040 누가 사업 주체가 될 것인가 047 부지 계약을 체결하다 059 부모 자식간에도 땅은 양보가 없다는데 068 건설 비용은 모두 얼마가 들었나 075 암초를 만나다 082 어떤 조직을 만들 것인가 097 사무국은 무슨 일을 하였나 107 정부는 무엇을 도와주었나 어떤 마을을 만들 것인가 121 헤이리의 모델은 어디인가 129 철학을 공유하라 141 누가 단지를 설계하였나 151 토목 시공사와 CM사는 어떻게 정하였나 160 참여건축가는 어떻게 선정하였나 169 건축 코디네이터, 그리고 건축설계지침 179 한국건축의 새로운 시대를 열다 185 작은 다리에도, 거리에도 문화의 옷을 193 헤이리의 숨은 비경을 찾아서 203 헤이리는 생태마을인가 210 헤이리만의 문화 만들기 217 헤이리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세계로 열린 문화예술의 창 227 문화예술을 통해 헤이리의 출범을 알리다 231 마을 속 마을 239 한 집 건너 작가가 사는 마을 249 갤러리들이 빚어내는 따로 또 같이 문화 256 살롱음악회의 산실 269 헤이리는 박물관촌이다 274 책과 문학의 향기 283 세계로 열린 문화예술의 창 293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 헤이리페스티벌 |
李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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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리 만들기, 그 비밀의 보따리를 풀다
헤이리 예술마을이 조성되기 시작한 지 20년이 되었다. 1997년에 마을 만들기 움직임이 태동해 기초작업이 이루어지고, 1998년 2월 서화촌건설위원회 창립총회가 개최되었다. 분별력있는 사람들에게는 한낱 백일몽으로밖에 비치지 않았을 것이다. 곧 쪽박을 차게 될 것이라고, 희대의 문화계 스캔들이 곧 터지겠다며 혀를 끌끌 차던 사람도 부지기수였다. 우리 경제가 1997년 11월부터 IMF 체제하에 들어갔으니 그런 우려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다. 나라가 부도나고 탄탄해 보이던 기업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지던 때에 한무리의 문화예술인들이 신기루 잡는 것 같던 예술마을 만들기에 나설 수 있었던 동력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놀랍게도 헤이리에는 연거푸 듣도 보도 못한 방법론이 채택되었다. 수백만 평방미터 크기의 신도시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우리 현실에서 보자면 헤이리는 별게 아닐 수 있다. 그럼에도 세인들이 헤이리를 주목한 이유는 무엇보다 새로웠기 때문이다. 개념도, 조성 방법론도, 결과물 또한 새로웠다. 헤이리는 일찍이 없던 개념이다. 우리 사회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모험이었고 무모한 일이었다. 전체 구성원이 똑같은 권리와 의무를 갖고 창작과 주거에서부터 문화예술의 생산과 소비 전 영역이 유기적으로 관계지워지는 마을 혹은 도시를 만든다는 건 발상조차 쉬운 게 아니다. 흔히들 두세 사람이 함께 집을 지어도 다툼이 일어난다고 한다. 그만큼 공동사업이 어렵다는 것이다. 헤이리 속에 담긴 밤하늘의 별처럼 숱한 이야기 헤이리 사람들은 단지 돈을 대고 단지설계며 공사 같은 부문은 전문가 집단이 맡았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조합의 결속력에도 미치지 못하는 ‘위원회’라는 어설픈 조직으로 마을의 개념과 마스터플랜을 스스로 세웠다. 거기에 전문가들의 도움이 보태졌을 뿐이다. 헤이리의 마스터플래너는 헤이리 회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집단지성의 힘으로 하나의 도시를 건설한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다. 많은 사람들이 민간 차원에서 이 같은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있었던 배경과 그 진행과정을 궁금해한다. 헤이리 속에는 밤하늘의 별처럼 숱한 이야기들아 숨어 있다. 겉으로 보이는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이 책은 그 같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다. 헤이리 예술마을이 걸어온 길을 사실 그대로 기록하였다. 최근의 변화상까지 담아내되, 헤이리 마을의 주요 골격이 형성되던 태동기 5,6년에 무게중심이 놓여 있다. 저자는 헤이리 마을 만들기가 첫 걸음마를 떼던 때부터 십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사무국 책임자(사무총장)로서 회원을 모으고, 헤이리의 청사진을 다듬고, 조성 공사를 관리하고,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헤이리 만들기의 중심에서 일했다. 헤이리에서 진행된 중요한 결정 가운데 저자를 비껴간 것은 없다. 작은 조형물 하나를 놓는 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사관史官의 마음으로 기록하였다. 헤이리가 나아갈 길, 반성과 비판이 필요하다 헤이리와 비슷한 크기의 외국 문화마을 대부분은 과거의 추억을 먹고 살거나 화가 몇 사람의 작업실 혹은 공방 몇 개가 모여 있는 작고 소박한 곳이다. 질과 가능성에서 헤이리는 비교잣대를 찾기 어렵다. 하지만 오늘의 헤이리는 과연 그 같은 요구에 부응하고 있는 것일까? 의론이 분분하지만, 지나치게 속화되었다는 비판이 아프게 다가온다. 다시금 초심을 반추할 때다. 헤이리는 기초예술이 탄탄한 곳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가들이 많이 거주하고 창작과 문화 생산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헤이리에는 아직 빈 땅, 빈 공간이 적지 않기에 가능성은 열려 있는 셈이다. 헤이리는 이제 우리 사회의 공적 자산이다. 헤이리가 제대로 기능하게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역할이다. 헤이리가 지나온 여정을 반추하며 문화예술의 중심성을 회복하는 데 이 책이 작으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