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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자이너 블루
지극히 사적인 섹슈얼리티 기록
임은주 저
비비드 2021.11.04.
베스트
여성/젠더 top2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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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비건 베이커리 ‘꽃피는 4월 밀익는 5월’과 책방 ‘비비드’를 운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비엔나 호텔의 야간 배달부’와 ‘버자이너 블루’가 있다. 에세이 쓰기 프로젝트인 ‘나의 작은 자서전’이라는 프로그램과 내 몸 긍정 워크숍인 ‘바디 워크숍’을 운영한다. @space_vivid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212쪽 | 300g | 135*200*20mm
ISBN13
9791196223113

책 속으로

3년 전 '비엔나 호텔의 야간 배달부'라는 책을 냈다. 3개월간 쓰고 출간 했다. 진짜 하고 싶었던 얘기는 이 책, '버자이너 블루'에 담았다. 한 사람이 겪을 수 있는 성적 여정과 경험을 담았다. 이정표가 없는 섹슈얼리티 여 정은 위태롭다. 위험한 경험을 먼저 한 나의 얘기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나처럼 살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하는 마음이 사실 조금 있다.
--- p.7

“예끼! 어디서 쪼개진 걸 내미냐? 저리 가! 흉물스럽게, 어디다가?” 어렸을 때 할머니는 민둥성이 보지를 내미는 내게 저리 가라고 소리를 질렀다. 나는 얼굴이 빨개지고 말았다. 남동생의 자지를 ‘꼬숩다, 꼬숩다, 내 새끼 고추’ 하던 할머니가 행복해 보였고 나도 할머니에게 기쁨을 주고 싶었다. 내 의도는 무시당했고 나는 흉물스러운 존재로 낙인이 찍혀 툇마 루에서 훌쩍훌쩍 울고 말았다. 이 쪼개진 것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고개 를 갸우뚱하다가 잠이 들고 말았다.
--- p.55

말로만 듣던 데이트 폭력을 겪었다. 죄 많은 여자를 기억한다. 폭력이 난무하는 밤이 지나가고 아침이 오면 여자는 눈꺼풀을 파르르 떨며 우리 형제들 도시락을 싸곤 했다. 엄마의 절망과 두려움이 가득 든 도시락을 먹 는 날이면 체하곤 했다. 엄마는 종종, 사랑이 부족한 그 사람을 그래도 내 가 사람 만들었다, 고 중얼거리곤 했다.
--- p.81

파트너를 만나기 위해, 혹은 타인의 살갗을 비비기 위해 주말에는 마콘 도에 가지 않게 되었다. 임신중지수술을 받기 위해 과외를 몇 개 더 뛰었 다. 돈이 모였을 때 병원을 찾았지만 보호자를 데리고 와야 수술이 가능하 다는 답변을 들었다. 리옹에 사는 드니, 파리 출신으로 서울에 사는 띠에리 중 누구를 데려가야 하나? 너무 멀리 있는 드니, 서울에 살지만 두 번밖에 안 만난 띠에리를 생각하다가 도저히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 p.84

아아. 소리를 죽였지만 생에서 아주 좋은 것을 만났다. 죽어도 좋은 것을 손에 넣었다. 오르가즘이었다. 오르가즘을 느끼다니! 홀에서 열 명이나 춤을 추고 있었는데...... 오르가즘을 알아차린 파트너는 미소를 지었다. 오르가즘은 나를 고향으로 데려가 주었다. 현실이라는 감옥에서 참새우가 뛰어다니는 개울물로 나를 이동시켰다. 그 순간만큼은 '등록금을 할부로 내야 할지, 학생과에서는 마감일을 조금이라도 늦춰줄 지' 라는 걱정에서 해방되었다.
--- p.104~105

조지는 트렁크를 들었다. 나는 아이를 업었다. 조지가 물었다. 우리가 함께 산 게 얼만데 너는 어쩜 눈물 한 방울 보이지 않느냐고. 이제는 대답할 수 있다. 오늘 흘리려고 그랬다고. 생활은 눈물을 유예 하더라고 대답해 본다. 오하이오에서도 들리는지 모르겠지만……
--- p.114

모든 것이 분비되고 준비되었는데 섹스 파트너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 라는 사실은 사실 사망 통지서와도 같았다. 성적 접촉이 없을 것이라는 사 실을 인지하자 몸은 애가 달았다. 나는 내 몸에 자위를 해주기로 했다. 업 무 중이었지만 잠시 멈추고 자위를 하러 나갔다. 그가 나와 언젠가는 결혼 해 주리라는 단꿈이 멀어져갔다. 바지 지퍼를 내리고 손가락을 앞뒤로 움 직여 사소한 쾌감이라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 p.123

굽이 없는 구두를 즐겨 신는다. 활동량이 많은 날에는 운동화를 신는 다. 이 결혼에 남기로 했다. 현 남편에게 아직 애정과 미련이 있다. 그러나 유년기에 맺은 엄마와의 집착 관계는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생애 첫 장면에서 엄마가 내게 구조의 눈길을 보냈다고 믿는다. 엄마를 연상시키 는 이 세상의 많은 여성을 구원해야 한다고 느낀다. 이렇게 이성애 결혼제 도 안에서 안이하게 살아도 괜찮은지, 자주 회의한다. 내 몸을 모두 풀어헤 쳐 동성과 연결을 회복하고 싶다. 이 끊어질 듯한 연결이 끝난다고 생각하 면 숨이 턱 막힌다.
--- p.180

스물네 명은 다 달랐다. 성기 사이즈, 애무 태도, 삽입에 대한 생각, 임 신에 대한 생각, 바람에 대한 죄책감, 판타지, 성도착적인 행동에 있어서 모두 달랐다. 골든 샤워를 실험해 보자고 덤벼드는 사람도 있었다. 밖에서 섹스해야 흥분이 된다는 사람도 있었다. 방음이 잘 안 되는 방에서 누군가 옆 방에 있을 때 최고조로 흥분된다는 사람도 있었다. 바이브레이터로 클 리토리스를 쉴틈 없이 공략하며 반응을 지켜보는 사람도 있었다. 젖꼭지 를 집는 기구로 내 반응을 실험하던 사람도 있었다. 입 안에 정액을 머금은 모습을 촬영하여 사진으로 보관하는 사람도 있었다. 낯 모르는 사람도 있 었다. 성도착자일지 몰라서 직전에 도망을 쳐온 사건도 있었다.
--- p.187

섹슈얼리티는 위험과 쾌락을 동반한다. 그곳이 위태롭다고 해서 가지 않는다는 법은 없다. 폭력이 있을 때 싸울 수 있고 싸운다면 성공이 보장되 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이 책이 섹슈얼리티 정점에 있는 여성에게나 지 난 일을 회고하는 여성에게나 여성들의 진심을 알고 싶은 모든 존재들에 게 도움이 되기를 소망한다.

--- p.195

출판사 리뷰

한 사람의 성적 여정

버자이너 블루는 한 사람의 일기장을 책으로 펴냈다. 작가는 솔직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성적 여정을 이야기해준다. 독자는 작가의 여정에 동승하여 책을 읽으며 저자와 함께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컨셉_사적인 목소리에 귀기울일 때

여성서사는 사적이고 사소하다는 폄하를 받을 때가 있다. 정말 그러한지 나직하게 들려오는 사적인 목소리에 귀기울여보면 어떨까? 저자는 계급 차별과 성차별, 성억압을 경험하면서 성장했지만 이 경험을 서랍 속에 닫아두고 싶지는 않아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저자의 음성을 상상하면서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된다.

이 책은 무엇이 다른가?

저자는 과감없이 자신의 생애를 이야기한다. 이 책에는 성에 관한 모든 경험이 담겨 있으며 각 원고는 에피소드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성의 억압성뿐만 아니라 쾌락성도 담겨 있어 성에 관해 궁금해하는 독자에게 도움이 된다.

독자의 혜택이 있는가?
독자는 버자이너 블루를 통해 개인의 내밀한 일기장을 읽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한다. 이 책에는 성억압을 딛고 치유해나가는 과정이 수록되어 있어 독자는 저자의 치유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독자는 자신의 경험 또한 사적인 목소리로서 의미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리뷰 총점 10.0
한줄평 총점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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